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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러덩 ㅣ 뜨인돌 그림책 21
나카가와 히로타카 글, 후지모토 토모히코 그림, 장은선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10년 7월
품절
훌러덩!
표지부터 엄청난 포스를 자랑하고 있는 나카가와 히로타카의 <훌러덩> 입니다.
제목도, 찌찌, 배꼽, 꼬추까지 다 들어낸 거꾸로 팔자 눈썹에 '0' 하는 표정의 아이 그림은 대단합니다.
두근거리며 책표지를 여니 비교적 정상적인 모습의 사내아이가 나와서 약간 안심했습니다.
모자를 휙
지금부터 벌어질 휙퍼레이드에 아이의 표정을 주목해주세요.
잔뜩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모자를 휙- 벗어 던집니다. 말그대로 '벗어' '던집니다'
바지도 휙
아, 이게 뭐 어떻다고 하는 표정으로 변화,
오렌지색 스트라이프 빤쭈를 입고 있군요.
셔츠도 휙
단촐하군요, 모자와 바지와 셔츠를 휙 벗어던졌을 뿐인데, 벌써 빤쓰 바람이에요. 흐흐
잠깐, 그렇단 얘기는 이 다음에 벗어 던지는 것은 ...
휙 휙 휙 휙
크 크 크 크
한 장을 다 찍은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뭔가 중독되는 그림체 아닙니까?
중독된다. 중독된다. 중독된다.
모든 훌러덩을 끝내고 엉덩이를 홀딱 내 놓고 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홀딱 벗은 엉덩이를 바람이 간질이네
휘잉 휘잉 휘이잉
바람을 타고서 날아라!
아.. 이 그림... 이 기분... 왠지 알 것 같지 않나요?
성인이 되어 엉덩이 홀딱 내 놓는 것과는 아주 다른, 경험했지만, 기억창고 저 밑에 밑에 쌓여져서 잊혀졌던 어린 시절 홀딱 벗고 시원하게 바람을 맞으며 달렸던 기억이 어렴풋이 날 것만 같아요.
휘잉 휘잉 휘이잉
여봐라 여봐라 들리느냐!
나는 바람의 아들이다!
훌러덩 벗은 것 만으로도, 이렇게 온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신나는 기분이 되었어요.
아! 신나라!!
이번에는 배꼽을 다 내놓았어요. 훌러덩 훌러덩
엉덩이를 내 놓았을 때, 엉덩이에 바람 드는 씨원한! 느낌과는 또 다른 기분을
배꼽을 내놓았을 때로 표현하고 있어요. 훌륭하다, 이 작가!
홀랑 내민 배꼽에 바다가 와 닿네.
쏴아 쏴아 쏴아아
바다의 왕자가 될 거야!
훌러덩 훌러덩 세상에서 제일 좋아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훌러덩 벗고 시원해 하는 아이의 마음이 절절하게(?) 와닿습니다. 아, 나도 왠지 생각날 것 같아요. 훌러덩 벗고 뛰다니던 그 시절요.
그림책을 보는 잠시나마,
훌러덩 벗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아이와 같은 마음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