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웃라이어 : 보통사람의 범위를 뛰어넘는 이들. 행동과 사고방식이 평범한 수준을 넘어서는 사람들   

이전에 서점에서 대충 넘겼을 때는 몰랐는데, 다시 찬찬히 정독하니, 무서운 이야기이다. 멜서스의 <인구론>, 스티븐 핀커의 <빈서판> 같은 이야기들이 얼핏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맨 위에 썼듯이 '아웃라이어'란 과학자들이 보통 사람의 범위를 뛰어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에서 '성공'이 개인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환경과 시대, 문화, 타이밍 등에 크게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한다.  

첫번째 챕터의 캐나다 하키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각종 조사와 사례들을 들어 하키선수로 성공하는 선수들이 1-3월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밝혀낸다. 이유인즉슨, 아이때의 성장 발달은 하루가 틀리다고 할 정도로 쑥쑥 자란다. 한 분야에서, 특히 프로 운동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린시절부터의 집중 훈련이 필요한데, 똑같은 1학년 아이를 데려다 시험을 봐서 싹수가 보이는 선수들을 뽑을 때 1월생의 아이와 12월생의 아이의 차이는 거의 1년 가까이 차이가 나고, 어린시절의 1년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차이를 보이게 되고, 그렇게 시작부터 선택에서 도태된 아이들과 시작부터 승승장구해나가는 아이들의 차이가 단순히 '생일이 빠르기' 때문이라니. 이것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어릴적에는 한살이라도 득보게 하려고 1,2월생 아이들을 학교 빨리 보내는 것을 선호했다. (빠른 ㅇㅇ 로  태어난 년도 차이가 나는 아이들과 함께 경쟁하는 것이다.) 1년을 득본다는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자 3,4월생이 위의 캐나다 하키선수와 같은 이유로 학년에서 앞서나간다고 하여 이번에는 학교를 늦게 보내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만, 아주 오래전에 들었던 생일에 따른 아이들의 발달을 말콤 글래드웰의 책에서 다시 보게되니 새삼스럽다.  

두번째 챕터에는 내가 주구장창 인용하는 만시간 이론이 나온다. 어느 분야에서건 세계 최고가 되려면 만시간가량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매일같이 3시간 이상 10여년을 연습하는 정도의 시간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그 개는 무엇을 보았는가> 중, '대기만성형 예술가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만시간'은 단순히 끈기와 인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만시간 동안 연습에 몰두할 수 있는 '기회' 와 '돈'과 '돈 많은 부모'와 아이에게 그 돈을 충분히 쓰는데 보람을 느끼는 중산층 이상의 '부모'가 필요한 것이다.  

세번째 챕터인 '위기에 빠진 천재들'에서는 터마이터 이야기가 나온다. 어릴적 영재들을 뽑아 그 아이들이 자라기까지 쭉 지켜보면서 관찰하는 것이다. 조사의 인용에서 짐작하듯이 그들은 IQ 높은 집단이 아니라 무작위 집단을 뽑았어도 비슷한 비율을 보여줬을 정도의 성공한 자들과 실패한 자들로 나뉜다. 몇십년의 연구 조사 끝에 밝혀진 결론이 허무하게도 'IQ와 성공은 관계 없다' 라니..  

이 챕터를 조금 더 보충하는 것이 네번째 챕터 ' 렝건과 오펜하이머의 결정적 차이' 이다. 보통사람을 훨씬 뛰어넘는 IQ의 소유자인 그 둘의 인생은 판이하게 다르다. 인정받고, 도움 받았던 오펜하이머와 퇴짜 맞고, 방출 된 비운의 천재 렝건. 그 둘의 차이는 실용지능의 차이였다.  

실용지능(practical intelligence)  '뭔가를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언제 말해야 할지, 어떻게 말해야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등을 아는 것' 이것은 방법에 관한 것이다. 자신이 그것을 알거나 설명할줄 아는 것과는 무관하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실천의 문제이다. 또한 이것은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필요한 지식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콤 글래드웰은 '실용지능'을 기르게 해주는 것은 '중산층 이상의 부모' 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한다. 가정환경에 따라 실용지능의 차이가 있고, 이것이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  

5장 '조셉 플룸에게서 배우는 세가지 교훈' 에서는 시대와 타이밍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챕터는 무척 흥미롭다. 뉴욕에서 변호사로 성공하기 위한 태어난 년도, 빌게이츠와 잡스처럼 성공하기 위한 출생년도, 록팰러처럼 최강부자가 되기 위한 출생년도. 등을 하나하나 예를 들어가며 미괄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개인의 노력' 뿐만 아니라 부자 부모, 게다가 이 부모들은 자식의 성장에 신경 쓰고 보통 이상의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거기에 돈, 태어난 달과 년도까지 성공의 필수 요건이라는 것은, 뭔가 수긍이 가면서도 갑갑해진다. 

2부는 더 심하다. 태어난 나라의 문화, 지역, 대륙, 등까지 이야기하고 있으니깐.
숫자를 읽는 방식으로 아시아인들이 수학을 잘 하는 것을 증명하려 하고, 권력과 나이에 굴종적인(?) 문화가 '비행기 추락'을 가지고 온다. 고 말한다. 쌀농사 선조와 밭농사 선조. 농사꾼과 목동. 등등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성공' 을 얻었을 때 '아웃라이어'는 개인의 노력은 물론이고(만시간), 환경, 시대, 국가, 문화 역시 필수 조건이다. '개인의 노력'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 외에는 하나같이 통제하기 힘든 것들이다.  

이 책이 아주 오래오래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확실히 연구대상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 <블링크>에 이은 <아웃라이어>로 자타공인 최고의 셀링파워를 지닌 저자가 되었다. 그는 새롭고, 거침없는 (새로운 것보다 거침없는 것에 사람들이 더 신선해하지 싶다.) 시각과 다양한 흥미로운 주제들(독자가 읽고 싶어하는! 그야말로 팔릴 만한!)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뉴요커 칼럼으로 이름을 알린 그의 신간 <그 개는 무엇을 보았는가>에서는 짤막한 칼럼에 기승전결을 기가막히게 담는 그의 솜씨를 볼 수 있다. 책에서 볼 수 있는 기승전결과 재미와 지식과 사고를 적절하고 솜씨있게 요리하는 그의 글솜씨는 아마 그의 칼럼쓰기 만시간에서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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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9 21: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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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9 21: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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