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민음사 탐구 시리즈 4
임소연 지음 / 민음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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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의 이 빨간책 시리즈는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로 처음 접하게 되었지만,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여성과 과학에 대한 이야기들이 낯선 것도 아닌데, 참 더디게 읽혔다. 더디 읽히는만큼 더 많이 생각들로 채울 수 있었다. 


저자는 과학에서 소외되었던 여성을 더 잘 재조명할 수 있도록 함께 탐구하고, 과학과 친해지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더디게 읽히긴 했지만, 어려운 내용은 아니라서 관심 가는 분야들 재미있게 읽혔다. 


'3장 장은 생각한다'에서 폭식증과 우울증이 뇌만이 아니라 장의 문제임을 이야기한다. 에드워드 불모어의 '염증에 걸린 마음' 에서 염증이 뇌에 영향을 미쳐 우을증에 걸리게 한다는 내용도 떠오르는 부분이었다. 장과 우울증의 문제가 이 책 여성과 과학에 나온 이유는 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 때문이다. 장은 세로토닌을 만드는 데 필요한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소화한다. 단백질은 세로토닌의 재료를 제공하고, 탄수화물은 세로토닌 수치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인슐린의 분비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세로토닌이 대량 생산된다. 단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기제이다. 세로토닌의 95퍼센트는 장의 내분비 세포인 장내 크롬친화성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5프로만이 뇌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우울증은 통상 여성이 남성보다 1.5배에서 2배 가까이 많이 경험하는 질환이다. 섭식 장애를 가장 많이 앓는 집단이기도 하고, 와 단맛과 디저트를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집단인 여성의 장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2018년 발표된 계명대 의과 대학의 이주엽과 박경식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여성 과민증 장 증후군 환자에게서 성적, 신체적 정서적 학대 경험이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20~ 30대 여성의 우울증과 섭식 장애, 식문화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과학은 아직 없다고 한다.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 같다. 


" 젊은 여성들의 문화는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는 우울한 장과 연결되어 있다. 이미 여성의 장은 더 우울하고 더 예민하며, 이에 대한 처방으로 달콤한 음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장이 알고 있는 것을 과학자들도 알아야 할 때가 왔다. 장과 뇌의 연결에 관한 최신 연구는 물질과 감정을 통합해 이해하는 과학이다. 여성의 경험을 과학 속에서 더 많이 공유한다면 우울한 여성, 먹고 토하는 여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다." (60)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머신러닝을 하는 인공지능은 알고리즘에 의해 사회의 차별적 시선마저 배우게 된다. 그러므로 "차별하지 않는 인공지능은 자연스러운 데이터, 스스로 학습하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인위적인 노력과 개임으로 다듬어진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의해 만들어진다." (107) 


마지막으로 과학과 좀 더 친해질 것을 과학계 여성들의 머릿수가 더 늘어나야함을 강조하며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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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2022-07-30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디저트 먹고 위장이 안좋은데 제 얘기 같네요 ㅎㅎㅎ...(반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