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요나에게 어떤 지명들은 재난과 동의어였다. 뉴올리언스에서는 허리케인의 흔적을 볼 수 있고, 뉴질랜드에서는 도시를 폭삭 무너뜨린 대지진을 훔쳐볼 수 있고, 체르노빌에서는 핵 누출로생긴 유령 마을과 낙진으로 생긴 붉은 숲을, 브라질의 빈민가에서는 경제 재앙의 현실을, 스리랑카나 일본, 푸껫에서는 쓰나미의 위력을, 파키스탄에서는 대홍수를 경험할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재난이 없는 도시는 없었다. 재난은 우울증 같은 거라 어디에든 잠재했다. 자극이 임계점을 넘으면 그 우울증이 곪아 터지기도 하지만, 용케 숨어 한평생을 마무리하는경우도 있다.
- P12

재난 여행을 떠남으로써 사람들이 느끼는 반응은 크게 ‘충격 → 동정과 연민 혹은 불편함 → 내 삶에 대한 감사 → 책임감과 교훈 혹은 이 상황에서도 나는 살아남았다는 우월감‘의순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단계까지 마음이 움직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결국 이 모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재난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나는 지금 살아 있다는 확신이었다. 그러니까 재난 가까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전했다.
는 이기적인 위안 말이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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