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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그 두려움의 역사
하비 리벤스테인 지음, 김지향 옮김 / 지식트리(조선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산재라는 게 있죠. 산업재해. 일을 하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를 병을 얻게 되는 경우에 적용하죠 대개. 아닌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요. 요즘은 물리적인 사고, 재해, 유휴장애뿐만 아니라 정신과적인 병증도 산재에 적용이 된다고 하더군요. 이를테면, 우울증같은 거겠지요. 

얼마 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시나리오 쓰시는 분인데, 공포 호러 슬래시 영화를 좋아했었는데 영화 일을 시작하면서 못 보게 되었다고요. 일종의 산재같은 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때 이런 얘기도 했었어요. 고발 프로그램 만드는 사람들은 먹을 거나 제대로 먹겠냐고요. 프로그램 회차가 늘어날수록 더더욱 먹을 게 없어질 것 같잖아요. 

그래도 일주일에 하나씩 하니까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고 칩시다. 왜냐고요? 이 책 때문이죠. 책 한 권을 가지고 도대체가 몇 가지의 음식을 의심하게 됐는지 모릅니다. 네, 뭐 중국산납꽃게, 쇳가루 섞은 고춧가루, 멜라민분유, 유전자변형 옥수수 등 품목만 피하면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은데, 이 책을 읽고나면 이 책이 다루지 않은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의심을 눈초리를 하게 만든다는 건 심각한 문제에요. 특히나 저처럼 귀가 얇아 무슨 말에든 펄럭이는 사람에겐 치명적이죠.


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우유는 어떤 식으로든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두유만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고, 디톡스 기능도 있고 살도 쭉쭉 빼준다는 말에 홀랑 넘어야 레몬을 50개나 대량 구매한 적이 있으며, 건강의 척도인 황금X을 만날 수 있다는 생채식 식단을 하겠다며 무려 현미를 생으로 오독오독 씹어먹은 적도 있는 여자거든요. 

이게 저만의 문제겠습니까?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채식만 해서 이내 암도 고쳤다는 다큐 한 방에 채식붐이 일어나고, 바퀴벌레 박멸에는 TV에서 바퀴벌레 정력에 좋다는 보도 한 번이면 가능하다는 우스개소리마저 종종 등장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이상하다고는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어요. 오래 전 수업 때 어느 교수님께서 건강식품은 대단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거든요. 품목은 하나인데, 남자가 먹으면 정력이 좋아지고 여자가 먹으면 피부가 좋아지니 이 얼마나 대단하냐고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어쩌면 더 어울릴지도 모를 책이긴 하지만, 진실은 알려져야 합니다. 막연한 불안감을 이용하여 우리의 주머니돈을 빼가는 장사치들에게 속지 않기 위해서라도요. 


이렇게 써놓으니 굉장히 딱딱할 것 같은데, 이 책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책 초반부터 펼쳐지는,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메치니코프와 켈로그의 뒷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우유와 유산균, 비타민의 중요성에 대한 뒷통수도 재미있어요. 웃다 끝날 이야기는 또 아니라서 뒤로 갈수록 내가 도대체 뭘 믿고 먹고 살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참, 여신이 등장하여 아직도 카제인XXX이 들어간 커피를 마시냐며, 식품첨가물이 먹으면 곧장 죽어버릴 것 같이 만들어놓은 광고나 위에 살고 있는 헬리 어쩌구 그 위험한 균을 마셔서 죽여버리자는 광고를 비웃으며 볼 수 있게 된다는 건, 잔재미로 해두죠.


어떠세요. 아는 게 힘과 모르는 게 약,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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