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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한 달간 나온 책을 살펴보며 무엇을 읽을까 고민해보는 시간입니다. 다양하고 많은 책이 나왔지만, 제 눈에 걸린 책을 모아보니 뭔가 비슷한 점도 있어보이네요. 뭘까, 굳이 잡아보자면 다양한 ‘오늘’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슬쩍 웃으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저에게 ‘오늘’은 조금 다른 ‘오늘’이니까요. 하하. 하지만 읽을 책을 고른 뒤에는 ‘오늘’이라 할 수 있겠네, 라고 말씀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보실까요?


셰익스피어 희곡에서 배우는 정의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

켄지 요시노│지식의날개(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영문학과에 진학해서 처음으로 맛보는 좌절이 셰익스피어라고 하지요. 극작과 학생들에게도 셰익스피어는 그런 사람입니다. 오죽하면, 셰익스피어란 인물이 실존인물인가를 묻는 음모론도 있답니다. 한 사람이 명작 하나 쓰기도 쉽지 않은데, 그 시대를 생각하면 분명히 시간이 많지 않았을 텐데도 이런 명작을 수두룩하게 써냈기 때문이죠.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명작인 이유는, 아마도, 작품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그 갈등이 인위적이지 않고 인간의 본성을 건드리는 데에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니,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두고 정의를 생각해보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겠죠. 헌법학 교수가 희곡을 읽으며 찾아낸 정의의 문제, 함께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것 같은데요,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경제학, 철학, 통계학, 정치학으로 풀어낸 법의 모순

법은 왜 부조리한가

레오 카츠│와이즈베리


앞의 책이 문학작품에서 정의를 찾아보는 헌법학자의 지적탐구를 다뤘다면, 이 책은 경제에 뿌리를 두고 있는 로스쿨 교수가 경제학, 철학, 통계학, 정치학 등의 인문학 지식을 통해 법의 모순을 살피는 지적탐구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카피에서 보듯, 법은 종종 우리의 상식과 기대를 배반하지요. 법망을 요리조리 잘 피해가는 기득권을 보면 더 하죠.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어느 드라마를 보면, 권력을 가진 사람이 법을 이용하여 자신의 죄과를 덮는 과정이 극적으로 나오지요. 그럴 때마다 우리는 한숨을 쉬게 됩니다. 진정 법이란 저런 것인가, 하고요. 그러니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것도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말 왜 그럴까요? 


여자들 사이의 섹스 없는 사랑에 관한 사적인 이야기

보스턴 결혼

에스더 D. 로스블럼, 캐슬린 A. 브레호니│이매진


이 책 뭘까? 궁금했습니다. 보라색으로 가득한 책표지와 ‘보스턴 결혼’이라니. 카피도 카피였고, 이래저래 궁금하여 살펴보니, 동성애/성소수자 카테고리에 있는 책이더군요. (원제만 살펴봐도 알 수 있었는데... 이노무 영어울렁증!) 성소수자와 관련하여 몇몇 분의 커밍아웃도 있고, 페스티벌도 있고, 영화도 있고... 하여서 책도 꽤 나왔겠거니, 짐작만 하고 있었는데, 알라딘에서만 보면 동종 카테고리에서는 무려 1년 만에 나오는 새 책입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는 게 좋다,고 배워왔습니다만, 사실 궁금해요. 제가 뭘 알고 있는지, 오해하고 있는 건 없는지. 이 책이 어쩌면, 편견을 버리는 데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이 생각마저도 편견일 수 있겠습니다.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노동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최희봉


며칠 전 확정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4860원. 이걸 고맙다고 해야하나, 싶은 정도로 오르긴 올랐지만 안 오르니만 못하다고 하기는 뭐하지만, 뭔가 엿을 받은 기분이 드는 금액이었죠. 저 최저임금을 주고도 세금을 떼어가는 실정이니, 실제로 받는 금액을 따져보면, 이야 한숨 나오죠. 한 달 꼬박 일해서 임금을 받아 집세 내고, 이자 내고, 밀린 카드비 내고 나면 또 남는 게 없다보니 교통카드, 통통신비, 식비 등등은 다시 카드로 해결하게 되는 이놈의 악 순 환. 여기, 친히 미쿡의 시급알바생으로 인카네이션한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를 읽으며 이 한번 악 물어보고 주먹 한번 쥐어보며, 오늘의 비정하고 불편한 진실을 마주보기로 해봅시다. 재벌이 끌고 다니는 외제차를 (60개월 할부로) 살 수 있다고 해서, 우리가 노동자가 아닌 건 아니니까요. 


Deleuzian Cinematology │다중지성총서3

들뢰즈의 씨네마톨로지

조성훈│갈무리


들뢰즈. 잘 모릅니다. 하지만 모른다고 해서 쫄지 말자구요. 아는 분은 아는 분대로, 모르는 분은 모르는 대로 이 책을 읽고 들뢰즈를 배워가면 되는 거죠. 처음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답니까? 차근차근 배워보기로 하자구요. 쉽지 않아보이지만, 씨네마톨로지란 말은 영화와 증후학의 합성어로 이미지 분류학을 말한다고 하네요. 이건 도대체 뭔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따져보며 읽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전에 한번 아주 복잡한 연극을 본 적이 있었어요. 다 보고 나와서는 출연했던 분에게 “너무 어려워요.”하고 찡찡거린 적이 있었지요. 그때, 그분은 “다 알려고 하지 말고, 아는 만큼 즐겨라.”라는 명언 남기셨답니다. 넵, 아는 만큼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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