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저는 매듭이란 단어를 참 좋아하는데요. 이적 앨범의 '매듭'이란 곡이 나오기 전 부터 좋아했어요. 졸업이나 끝이란 말보다는 매듭짓다는 말이 더 좋아요. 뭐랄까, 굵게 표시해두는 것 같잖아요. 이렇게 한 해를 매듭짓습니다, 하고 말이죠.  

아, 약간의 어폐가 있네요. 사실 이 추천페이퍼의 책들은 한 해를 시작하면서 읽게 되는데 말이죠. 마무리가 되든 시작이 되든 각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이 중요하겠죠? 자, 그럼 어떤 의미를 부여하게될 지 시작해보아요. 

  

1. 가고 싶은 유럽의 현대미술관
이은화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11월

현대미술, 왠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으면서 그냥 지나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꺼림칙한, 알고보니 깊은 뜻이 숨어있는 작품들로 즐비하죠. 게다가 미술품경매장에서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리고 있잖아요? 신기한 일이죠.
유럽의 현대미술관을 살펴보며 조금이나마 맛을 보도록 해요. 미술관 자체가 현대건축의 경향을 보여주기도 하고, 각각의 작품들이 현대미술의 면면을 알려준다니 꼼꼼히 읽어나가다보면 딱 하고 떠오르는 뭔가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마디 거들겠죠? 아, 가고 싶다. 

 

2. 앤디 워홀 정신
세실 길베르 지음 / 낭만북스 / 2011년 11월  

현대미술에서 앤디 워홀을 빼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앤디 워홀은 개인적으로는 그닥 매력 돋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의 삶이나 예술 세계는 알수록 신기합니다. 굉장히 간단한 작업을 할 때도 있지만, 그런 작업을 실행하기까지 한 고민의 깊이는 글쎄요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오래도록 생명력을 지니는 걸 보면, 우연처럼 나타난 건 아닌 것만 같아요. 그런 앤디 워홀의 정신을 살펴보는 책이 나왔네요. 개인이 스스로 브랜드가 되는 일, 비단 예술에서만 참고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모두에게 경영 마인드를 갖기 원하는 이 사회에서는 특히 말이지요. 

 

 

3.다, 그림이다
손철주.이주은 지음 / 이봄 / 2011년 11월  

이미 너무나 유명한 책이지요. 그래서 추천을 할까 약간 망설이긴 했지만, 그래도 해볼랍니다.
그림이란 참 재미있지요. 유화가 시작되고 화가들은 신나게 덧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작한 지 오래된 작품이어도 붓칠 몇 번으로 변화를 줄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덧칠은 화가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줄기차게 이어집니다. 바로 해석이죠. 그림을 보는 눈과 말이 사람과 시대를 거쳐가며 덧발라집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다시 덧붙여진 이야기를 만납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요. 이런 시도들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소설가들이 짝을 지어 참여하여 두 권의 소설을 냈고, 배우 두 명이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만든 시나리오는 이미 구경을 했죠(비포 선 셋입니다). 그림이라고 못할 거 있겠습니까? 우리는 그저 보고 즐기면 그만입니다.  

  

4. 지금은 없는 이야기
최규석 지음 / 사계절출판사 / 2011년 11월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만화도 일부 다룬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전 알고 있으면서도 종종 까먹어서, 만화 부분을 살펴보는 것을 종종 잊어요. 그런데, 이 책은 너무너무너무너무 추천하고 싶어서 나오자마자 눈독 들이고 있었어요. 작가의 전작 <울기엔 좀 애매한>을 읽었거든요.
만화라는 장르는 소설과 영화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데요. 직접적인 작가의 개입은 드러나지 않지만, 말풍선과 칸을 채운 그림들을 보다보면 조심스럽지만 뚝심있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작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잡지인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한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인데요. 아이들과 함께 보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어르신과 젊은이의 간극이 크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지금의 젊은이와 아이들의 간극은 그보다 훨씬 크고 깊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공감하고 함께 이야기할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 아닐까요?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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