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철학의 풍경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진철학의 풍경들
진동선 글.사진 / 문예중앙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왜'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고민을 할 겁니다. 상사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었을 때, 월급을 받았을 때, 아침에 일어났는데 출근하기 싫을 때, 어쩌면 매순간 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왜 이런 일들을 해야 하지, 내가 하고 있는 일이란 게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지 등등의 질문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사진작가이면서 사진평론가인 진동선 님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사진하는 사람이 사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 고민을 하고 고민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그것을 문장으로 정리해내려는 마음은 당연하지 못합니다. 쉬운 일도 아닐 뿐더러 하지 않는다고 해서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몇몇분에게는 생존의 문제와 연결되는 경우도 있겠습니다) 

머릿 속에 막연히 들어 있는 생각들을 문장으로 정리해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냐는 우리가 주관식 문제를 풀 때 끙끙대던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알고는 있는데 써 내지 못 할 때의 그 답답함도 조금 포함되겠지요. 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꿋꿋하게 해내는 용기, 그 뚝심이 느껴졌다니까요, 이 책에서요.  

아마도 이 책은 먼저는 사진작가인 자신과 자신의 작품들인 사진들에게 주는 위로, 혹은 자찬(!)의 말일 것이고, 나아가서는 사진을 공부하고, 앞으로 사진작가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는 선배의 말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사진과는 약간 무관한 길에 서 있지요. 그렇다면 저에게는 이 책이 어떤 것이냐. 네, 바로 '너는 네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나처럼 고민하고 있니?'라고 묻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물론, 절대 이 책은 우리에게 질책하지 않습니다. 고민해본 적이 없다면, 고민을 해보라고 그렇게 하면 좀 더 깊은 하루를 살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겠죠. 고민하고 있다면? 어떻게든 이 책은 위로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잠깐 짚어보고 싶은 것이 바로 '사진함'입니다. 사진을 담아놓는 함이 아니라, '사진을 하고 있다'는 뜻의 명사형이겠죠. 그래서 photographing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고요. 사진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우리가 각자의 일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이쯤되면 머리가 복잡해지지요. 삶은 살아낸다.라고 말하는 것과 함께요.  

고민합시다. 사진이 주는 의미와 사진의 본질 사진의 힘에 대해 말하는 이 책과 함께, 내 삶의 의미와 내 일의 본질, 내 일이 주는 힘 또는 가치에 대해서요. 그렇게 고민하고 나면 문장으로 남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막연하게 이미지만 갖고 있어서 놓치고 있던 수 많은 디테일들이 생각지도 못한 사이에 우수수 떨어져 손가락 끝에서 꽃처럼 펼쳐질 겁니다. 글이란 그런 힘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