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6월의 공휴일은 잘 보내셨나요? 오늘 쉬고 나면 6월에는 더 이상 공휴일이 없지요. 미리 말하면 슬플 뿐이지만 7월의 공휴일은 일요일입니다. 아아, 이제 공으로 쉬는 날은 한참동안 없는 거죠! 이렇게 쓰면 '현충일'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는 아이처럼 비칠까 두렵기도 한데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사람들을 기억하는 방법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죠, 살아간 '이야기'와 각 사람의 삶 자체의 '이야기'는 그대로 우리에게 의미가 되어 다가올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6월에는 문화/예술을 '이야기'로 만나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해서, 많은 '이야기'가 담긴 책들을 위주로 6월의 추천페이퍼를 채워볼까 해요, 함께 하실래요?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손철주 (지은이) | 현암사 | 2011년 5월  

저는 '손철주'선생님에 대해 잘 모릅니다만, 책만을 살펴보아도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책인 것 같습니다. 하나의 그림 안에는 보통 하나 이상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옛그림이란 옛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들어있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우리가 그저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들을 수 있는 이야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는 바, 그림을 좀 더 깊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분이 읽은 그림에 관한 '이야기'와 그림을 읽고 전해주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겠지요. 그렇게 두 개의 '이야기'를 만나고 나면 우리는 좀 더 친근하게 그림을 만나고 그림과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그래서, '옛그림'을 만나고 '옛생각'을 만나는 이 책이 만들어 줄 '이야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왜 베토벤인가
이덕희 지음 / 문예출판사 / 2011년 5월 

 5월에 나온 책들 중에는 특히 한 개인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음악에서는 '베토벤' 영화에서는 '베리만'을 다룬 책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클래식'이라고 분류해버리곤 하지만, 세부장르가 다양하게 존재하지요. 고전파, 낭만파.. 자세히 알고있진 못해도, 바하와 모짜르트와 베토벤의 곡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건 알 수 있습니다. 베토벤의 음악은 '운명교향곡'처럼 강렬한 선율과 '합창'처럼 웅장함이 있지요.
베토벤의 그 강렬함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요? 이 책은 베토벤의 삶을 '이야기'로 들려주며 그가 가질 수밖에 없었던 '절실함'과 '강렬함'에 대해 우리가 공감하도록 만들어줄 것 같습니다. '이야기'란 그런 것이니까요. 

반가워요 베리만 감독님
이병창 지음 / 먼빛으로 / 2011년 5월 

네, 이것이 바로 '베리만'을 다룬 책인데요. 이 책은 베리만의 '삶'을 다룬 것은 아니고 그의 영화를 조목조목 다룬 것입니다. 음악가는 자신의 곡으로 '이야기'를 하고 감독은 자신의 영화로 '이야기'를 하죠. 언젠가 베리만 회고전을 통해 몇 편의 영화를 보면서 영화의 무게에 짓눌려 정신 못차리던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기법, 소재, 플롯 등등을 '읽어주듯' 풀어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베리만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참 좋겠습니다. 다음 번엔 이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요.  

 

사랑에 빠진 영화 영화에 빠진 사랑
강유정 지음 / 민음사 / 2011년 5월  

영화평론이란 말 자체는 자칫 딱딱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우리가 주마다 사서 보는 많은 영화잡지에 기고되는 글 중에는 평론가들의 글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친근해지고 있는 중이지요.  
앞선 책을 가지고 베리만의 영화가 베리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한 감독의 영화들을 묶어 새로운 '이야기'책이 나왔다고 본다면, 이 책은 각각의 영화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한 평론가의 시선을 통해 모여서 하나의 담론을 만들어 내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제목을 보니 우리는 '사랑'과 '영화'가 만들어내는 관계 속에 들어가 '내'가 포함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도 있겠다 싶네요, 어떠세요? 

팝콘을 먹는 동안 일어나는 일
김선희 지음, 송진욱 그림 / 풀빛 / 2011년 5월 

이번 달의 마지막 책입니다. 제목을 본 순간 '아 읽고 싶어!'란 말이 튀어나오더라구요. 영화와 광고는 수많은 이미지와 소리로 이루어져있고 그만큼이나 상당한 자극을 주지요. 그것들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이야기'에 퐁 빠져있다가 현실로 돌아오고나면 현실이 주는 팍팍함이 너무 적나라하게 느껴져 다시 그 '이야기'들 속으로 빠져들고 싶어지는 때가 많죠. 그 환상적인 '이야기'는 단순히 우리에게 '이야기'만을 들려주는 것일까요? 이쯤에서 우리는 딴지를 걸어봐야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 시작은 이 책으로 하는 것이 어떨까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쉽게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이 책에 담겨있을 것 같습니다. 
 

후, 또 만만치 않은 유월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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