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 이야기를 읽어 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물론 어느 소설이나 약간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지만 제대로 된 사랑 이야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뒤로는 거의 읽은 적이 없다.
이 글을 사랑이야기라 부르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목뿐만 아니라 내용으로도 내가 보기에 이것은 사랑이야기이다. 사형수라는 멍에를 진 27살의 남자와 부유하지만 언제나 죽고 싶은 30살의 여자의 사랑이야기..
여기서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웃긴 일일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이 소설을 읽고 정말 울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윤수의 블루노트를 읽을 때마다 조금씩 코 끝이 시려오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정말 눈물이 한 줄기 흘러 내렸다. 생을 돌아보는 그의 처절함이, 애절함이 내 마음에 전해져 오는 그 순간 정말 슬퍼서 내가 마치 문유정이 된 것처럼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공지영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 소설은 정말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통해 평소 생각해 보지 않았던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으며, 용서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물론 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시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용서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내게 가져다 주었다.
좋은 소설이란, 아마도 감동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좋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