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이 주로 소속사와 노예계약을 맺는데. 운동선수들도 연예인들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창시절부터 야구선수인 남주를 짝사랑해오던 여주. 용기 내서 고백을 해보지만 깨끗하게 차인다. 그래도 남주가 빌려준 볼펜은 가보로 소중하게 간직 중인 순애보. 여주는 능력있는 통계 분석가로 대기업 아구부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의 회사로 미국에서 활동하던 남주가 갑자기 들어와서 생기는 일이다. 남주의 화려한 스캔들이나 소문어 개의치 않는 여주였는데. 어느 날 유명 여배우를 끌어안고 있는 남주를 보게 된다. 여배우는 자식도 딸린 유부녀. 그래서 여주는 남주에게 이를 빌미로 노예계약을 맺으려 한다. 여주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이고. 남주만 바라보는 설정이 나쁘지 않았다. 남주가 심한 결벽증이 있는데. 그 또한 굉장히 구체적이고 소설 줄거리에 개연성을 주어서 좋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나게 읽었다.
무려 십년 동안 사랑하던 남자한테 갑자기 모든 것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수아. 열입곱살 여름에 처음 본 고삼 태경이에게 반해서 전교에 소문이 다 나고. 정계에 몸 담은 외가와 대부업으로 재력을 쌓은 태경의 친가는 정략 결혼을 하기로 한다.사실 수아의 외조부는 군사정권 시절부터 정계에 몸담고 있었는데. 막내딸인 수아의 엄마가 학생운동을 하다 수배범이 된 아버지와 사랑에 빠져 집을 나갔다. 어머니는 병들어 죽고 수아가 열네살이 되던 해 수아 아버지가 친권을 포기해 외삼촌 집에서 성장하게 된다. 태경의 집은 수아보다 더 심각하다. 아버지는 건달 출신 대부업자에 친어머니는 룸살롱 출신이고 세컨드였다. 아이를 낳치 못한 조강지처를 내치고 본부인 자리를 차지했다. 자신의 아들을 좋아하는 수아에게 온갖 패악을 다 부린다. 수아는 태경을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아무 말도 안하고. 부당한 대우도 다 감내한다. 하지만 자신의 생일도 모르는 태경에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결혼을 앞두고 양가 식사 자리에서 파혼 선언을 한 수아. 태경은 문제가 뭐냐고 묻고 수아는 없다고 대답한다. 야한 장면은 많지 않지만 인물 설정이 촘촘해서 굉장히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가성비갑 단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