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십년 동안 사랑하던 남자한테 갑자기 모든 것을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수아. 열입곱살 여름에 처음 본 고삼 태경이에게 반해서 전교에 소문이 다 나고. 정계에 몸 담은 외가와 대부업으로 재력을 쌓은 태경의 친가는 정략 결혼을 하기로 한다.사실 수아의 외조부는 군사정권 시절부터 정계에 몸담고 있었는데. 막내딸인 수아의 엄마가 학생운동을 하다 수배범이 된 아버지와 사랑에 빠져 집을 나갔다. 어머니는 병들어 죽고 수아가 열네살이 되던 해 수아 아버지가 친권을 포기해 외삼촌 집에서 성장하게 된다. 태경의 집은 수아보다 더 심각하다. 아버지는 건달 출신 대부업자에 친어머니는 룸살롱 출신이고 세컨드였다. 아이를 낳치 못한 조강지처를 내치고 본부인 자리를 차지했다. 자신의 아들을 좋아하는 수아에게 온갖 패악을 다 부린다. 수아는 태경을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아무 말도 안하고. 부당한 대우도 다 감내한다. 하지만 자신의 생일도 모르는 태경에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결혼을 앞두고 양가 식사 자리에서 파혼 선언을 한 수아. 태경은 문제가 뭐냐고 묻고 수아는 없다고 대답한다. 야한 장면은 많지 않지만 인물 설정이 촘촘해서 굉장히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가성비갑 단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