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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내려라! - 꿈꾸는 나무 3
존 무스 그림, 캐런 헤스 글, 윤여림 옮김 / 삼성출판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좋은 책인데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서 - 주로 판매부진이 원인이지만 말입니다...- 절판되는 책들이 있습니다.
운이 좋아서 일찌감치 구입을 해놓았으면 오오~~ 다행이다~~ 그러면서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미처 그러지 못했을 땐 정말 온서점을 이잡듯 뒤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절판이지만 때때로 오프에서는 가끔씩 눈에 띄기도 하거든요 ^^;;
삼성출판사의 꿈꾸는 나무 시리즈도 그렇습니다.
처음에 이 시리즈는 전집으로 출시가 되었었지요. '드림동화'라는 타이틀로 말입니다.
그러다가 삼성출판사가 경영이 어려워지자 전집라인을 대교에 넘기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드림동화는 대교로 넘어가지 않고 대신 단행본으로 풀리게 되었었습니다.
애초에 드림동화는 50권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꿈꾸는 나무 시리즈로 나온 것은 30권입니다.
미출간된 20권 중에는 제가 참 좋아하던 책들이 있었기에 그 나머지 책들은 안나오려나...기다리고 있었건만 기다린 보람도 무색하게스리 아예 시리즈 전체가 절판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절판되기 전에 원래의 판형보다 훨씬 작아진 미니북으로 재출간되었었는데 그나마도 지금은 절판이니 얼마나 아쉬운지 모르겠습니다.
이 시리즈에 있는 그림책 중에 [공원에서 일어날 일], [난 안 잘거야]와 같은 책은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운 그림책인데 이렇게 놓치고 말다니 너무너무 아쉬운 현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자꾸만 세트로 한꺼번에 팍팍 구매를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에구구...변명입지요 ^^
아직도 삼성출판사 홈페이지에서는 세트로 구입이 가능하지만 말입니다....)
리뷰할 생각은 않고 허튼 소리만 죽 늘어놓았지요?
삼주동안 비가 오지 않아 모든 것이 생기를 잃고 바짝 말랐습니다.
거리에서 헉헉대는 고양이들
뜨겁게 달아오르는 아스팔트
축축 늘어져버린 꽃나무들
그리고 축 늘어져버린 엄마...
그렇게 애타게 비를 기다리는 가운데 조그만 여자아이 테시는 저기 머리 보랏빛 하늘 아래 회색구름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게 되고 뭔가 희망으로 온 몸을 감싸지요.
드디어 바짝 메마른 땅에 비가 내렸을 때의 그 내음...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마른 운동장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좌악~~ 퍼지던 그 내음이 저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더랬습니다.
미처 우산을 챙겨오지 못해 집으로 돌아갈 때 비를 맞고 가야하건만 그순간에는 그런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저 그 내음이 좋아서 코를 벌름벌름 거렸더랬습니다.
그 달착지근한 흙먼지 내음이 지금도 저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올 봄에 우리나라에도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았더랬지요.
서울경기 이쪽보다 남쪽에 더 심각하게 가뭄이 들어서 온나라가 건조주의보에 휩싸이고 연이어 산불이 났다는 뉴스를 듣던 그 때.
어느날 드디어 비가 오던 날...
심각한 산성비였기에 그렇게 할 수 없었지만 마음 같아서는 우산을 쓰지 않고 그 비를 맞고 싶었답니다.
테시네 동네에 비가 오던 날...
그날 테시와 친구들은 수영복을 입고서 거리에서 그 반가운 비를 온몸에 맞습니다.
비에 젖어 미끈거리는 팔과 다리로 흙탕물도 튀기고 춤을 추며 소리를 지릅니다.
그 즐거움은 한사람씩 한사람씩 어른들에게도 번져나가서 엄마들도 함께 그 뚱뚱한 엉덩이를 같이 흔들어댑니다.
그 환호성과 즐거움이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지요.
그전까지는 부옇던 마을의 집들이 이제야 푸른 빛을 되찾았답니다.
표지에 특이하게 비의 질감이 느껴지도록 마치 촛농을 흘린 것 마냥 손으로 빗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뉴베리상을 받은 작가 캐런 헤스의 글은 깔끔하기 그지 없습니다.
간결하고 사실적인 글은 지금 그 마을에, 내가 테시가 되어 함께 있는 듯한 그런 착각에 빠지게 하지요.
"수식어를 많이 넣어야만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다"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말입니다.
그림을 그린 존 무스는 달리 출판사에서 발간한 [세가지 질문]과 [돌맹이국]의 그림을 그렸는데 그의 그림은 번짐이 많은 수채화그림으로 색농도가 짙지 않고 은은하여 참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어떤 그림을 보면 마치 동양화를 보는 그런 느낌도 들더군요..
(진짜로 저는 미술에 대해 문외한인지라 틀려도 뭐라 하지 마시길...^^;;)
더운 여름날....간절히 비를 기다리다가 때마침 비가 오는 날...
그 흙내음을 맡으며 같이 읽으면 더 생생할 거 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