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헨젤과 그레텔 동화는 그림 형제가 찾아내기 이전부터 모든 독일의 농촌에 퍼져있는
이야기였다고 한다.
착한 헨젤과 그레텔이 나쁜 계모와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아버지에 의해 숲에 버려졌다가
과자집을 발견하고 아이들을 잡아먹으려는 마녀와 마주치면서 마녀를 물리치고 집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마녀? 마녀는 과연 어떤 여자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마녀는 검은 모자와 망토를 쓰고 마른 체구에 메부리코, 코끝에 사마귀,
긴 손톱을지닌 늙은 할머니이다.
헨젤과 그레텔에서도 아이들을 잡아먹려는 마녀가 나온다.
우리 나라에서 그려진 대부분의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의 모습은 위에 나열된
특징을 지니고 있는 마녀이다. 과연 그런 모습의 마녀일까?
폴 젤린스키의 그림을 보면 늙은 할머니가 나온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가 생각하는 마녀의 복장은 아니다.
앤써니 브라운의 마녀 역시 아이들을 버리자고 한 계모의 모습과 닮은 할머니일뿐이다.
세르지오의 마녀도 역시 자상하게 보이는 할머니이다.
폴 젤린스키의 과자집, 앤써니 브라운의 과자집, 세르지오의 과자집에는
어디에도 마녀의 소품중에 하나인 커다란 솥단지가 없다.
헨젤과 그레텔은 마녀의 과자집에 들어가고 마녀가 제공하는 식사를 배불리 먹고
잠을 잔다. 헨젤이 닭장에 갇히고 그레텔이 헨젤을 살찌우기 위한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은
그 다음 날 편안히 자고 난??다음 날의 일이다.
분명 우리가 생각하는 마녀와 헨젤고 그레텔에 나오는 마녀는 차이가 있다.
마녀, 온갓 요술을 부리는 여자와 나쁜 행동을 하는 여자는 분명 다른 것이다.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는 요술을 부리지 않는다.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은 요술이 아닌 실제 현실로 과자와 설탕으로 지은 집이다.
마녀는 거기서 길잃은 아이들을 유혹해서 잡아먹는 행실이 나쁜 여자일 뿐
요술을 부리고 솥단지에 약초를 끓이는 날 수있는 빗자루를 지닌 마녀는 아닌 것이다.
만약 숲속에서 헨젤과 그레텔이 그런 마녀를 만났다면 마녀의 손에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고
음식을 먹고 잠을 청할 수 있었을까?
헨젤과 그레텔은 분명 처음부터 붙잡히지 않게 도망쳤을 것이다.
도망을 쳐도 마녀는 요술을 부려 잡으면 되니 그들에게 탈출의 여유 하나 주지 못했을 것이다.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는 평범한 할머니, 자상한 할머니의 모습으로 그들을 무사히
과자집으로??불러 들일 수 있는 모습을 한 마녀일 것이다. 그리고 그 마녀가 눈이 어두워
헨젤의 꾀에 넘어가고 결국에는 그레텔의 꾀에 넘어가 죽음을 맞이한다.
동화에서 케릭터의 설정은 이런 동화 내용 자체의 분석에 의한 것이다.
마녀니까라는 일반적인 상식의 기준에서 나오는 케릭터는 실패하게 거짓 살아있는
케릭터가 된다.
동화의 내용에 보면 그 안에 케릭터가 어떤 모습이여야 하는 지는 어떤 성격을 드러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나라에서 보는 헨젤과 그레텔,
꼭 어느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렸다고 지정할 수 없지만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의 모습이 모두 요술을 부리는 마녀의 모습이였다는 점이다.
물론,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렇게 그렸을 수도 있지만 출판사 편집의 요구일 수도 있다.
동화를 그리면서 일러스트레이터는 꼭 동화의 내용에 따른 케릭터의 설정,
우리가 통상적이고 평이하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케릭터가 아니라는 점을
꼭 인지해야 살아있는 케릭터가 나온다.
지금 다시 동화책을 펼쳐보자.
그리고 그 안에 케릭터가 정말 그런 모습이여도 되는지 살펴보자.
- 산그림(http://www.picturebook-illust.com) 박경남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