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베스트르
에릭 바튀 글 그림, 함정임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나뭇잎들이 제법 실하게 매달렸습니다.
아파트 일층인 저희집 소파에 누워서 베란다 창밖을 내다보면 화단의 나뭇잎들 흔들리는 것을 볼 수가 있어요. 그걸 보고 있노라면 살아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절로 생각되어 집니다.

요즘은 그린라이프다 웰빙이다 해서 관심이 많아졌기에 도심에서도 그린공간을 가꾸기 위한 노력들이 많이 보여서 참 좋아요. 나뭇잎들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빨갛고 노란 꽃들이 햇살 아래 뽐내는...그런 걸 싫어하시는 분은 없으시지요?

그렇게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주는 나무들..
그 나무를 누가 키울까~~~요?

바로바로바로~~ 실베스트르와 토토로가 키웁니다. 히히히
일본에 토토로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실베스트르가 있다고 외치는 에릭 바튀의 잔잔하고 아름다운 그림책 [실베스트르]

실베스트르는 땅에 작은 씨앗을 심기만 하면 금새 커다란 나무로 자라게 하는 놀라운 재주를 가졌습니다.
자신의 정원 끝에 전나무 한그루를 심은 실베스트르는 뭔가 할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도시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깜짝 놀랍니다.
꾸미고 멋을 부리기 위한 꽃들이 전부인 회색의 도시...
하지만 실베스트르는 꿈의 씨앗을 뿌리듯 밤새 도시 구석구석을 다니며 나무를 심고 사람들은 그에게 고마워하고 앞으로도 계속 나무를 심겠다고 약속을 하지요.

이렇게 이야기가 맺음지어진다면...너무 뻔하지 않나요? ^^

알록달록 옷을 입고 두볼이 빨간 실베스트르...
그와 대조되는 검은 양복을 입고 검은 선글래스를 낀 도시의 사람들.

회색의 도시를 밝은 초록색으로 바꾸어준 실베스트르에게 감사의 표시로 파티를 여는 하는 사람들이 시장과 시청 직원이라는 데서 뭔가 냄새가 나지 않으세요?

할일을 다한 기쁨을 안고 자신의 정원으로 되돌아온 실베스트르를 맞이해준 것은 씁쓸함이었겠지만 눈을 감고 꿈을 꿉니다.
“만약 그 꿈이 이루어진다면......”으로 마지막 의문을 남겨주며 이 아름다운 동화는 말을 맺습니다.

구어체로 나지막하게 아이에게 속삭이는듯한 간결한 문장과 짝을 이룬 그림은 너무나도 에릭 바튀다와요. 법학을 전공한 그림책 작가라는 게 좀 특이하게 보여지더군요 ^^   등장인물은 작게,  배경을 넓게 그리는 그의 특징과 더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살아가기라는 것을 강조라도 하는 듯한 그의 그림을 보면 그의 이런 이력이 작용한 것인가 싶거든요.

<내 나무 아래에서>, <새들의 아이, 미나>, <특별한 손님><새똥과 전쟁> 등에서 자연의 소중함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인가, 인간이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에뤽 바튀의 그림책들은 아이들이 보기에는 큰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철학적이고도 아름다운 주제를 단순하고도 힘있는 그림에 실어서 어른들이 보고 더 감동합니다.
세상사는 게 왜이리 짜증난다니...... 하시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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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5-21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제가 기억할 책이군요..
이런 류 책 좋아하는 것을 어찌 아시고..ㅎㅎㅎ
보관함으로 갑니다..쓩~~

반딧불,, 2004-05-21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뚜벅이님 서재에 님을 위한 음악이 오른 것을 아시려나??

밀키웨이 2004-05-21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렇습니까? 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