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지기 소년
에릭 퓌바레 글 그림, 김예령 옮김 / 달리 / 200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랑스의 그림책들이 봉봉거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요.
진짜로 프랑스의 그림책에서는 꼭 슈크림과도 같은 그런 달짝지근함과 엉뚱함도 있는 듯하고 과학그림책 등을 보면 이 주제를 이렇게도 다루었네...하고 감탄하게 하는 것이 많더라구요. 아직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서도 ^^

달지기 소년]이 첨에 눈에 들어온 것은 제목 때문이었어요.
달을 지킨다니...오호 특이하군... 그랬지요.
거기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 짙은 푸른색의 밤하늘에 떠있는 하얀 달 위에 한소년이 올라가 이 천과 저 천을 이어서 만든 커다란 천으로 달을 반쯤 가리고 있어요.
뭔가 심상치 않다는 냄새가 났죠.
책을 딱 펼쳐서 첫장을 보니 달을 따드리고 싶은 나의 소중한 부모님께라는 헌정사가 나와요.
감동스럽더만요.
사랑하는 아들에게...조카에게...손자에게... 친구의 딸에게.. 등등등은 보았지만 그림책에서 부모님께 드리는 헌정사는 이게 첨이었거든요.
더구나 달을 따드리고 싶다니.. 왠지 감동의 물결이 넘실넘실~~~

아이가 아빠에게 달을 따달라고 하는 이야기야 에릭 칼의 [PaPa, Please Get the Moon for Me]로 익숙하잖아요?    서양사람들에게 달이란 것은 늘 그렇게 따다가 목걸이도 만들고 가지고도 놀고 싶은 그런 거인가 봐요.왜 공주님과 어릿광대의 이야기도 있잖아요. 달을 따달라고 웃지도 않던 공주님 이야기...제목이 뭐더라???? 

시공사에서 나온 [아주아주 많은 달] - 제임스 서버 글/루이스 슬로보드킨 그림의 책 말예요.  초등학교 다닐 때 이 이야기를 가지고 연극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전 수학자역할이었는데 그 수치 외우느라 참....땀 뺐었지요. 사실은 공주님을 하고 싶었는데 미모가 딸려서...흑.

하여간 그런 두근두근함으로 열어본 그림책 속...

현재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그 어떤 시간대...
300년 동안 달지기를 한 늙은 자몰레옹 할아버지는 이제 쉬고 싶어졌어요.
할아버지가 하시는 일은 밤마다 달 앞에 커다란 천을 드리워 달빛을 조금씩 가리는 일로 할아버지가 쉴 수 있는 날은 보름달이 뜨는 날과 달이 없는 그뭄날밤 뿐.

우주학교라는 신비한 곳에서 아주 어려운 달지기 자격증을 얻은 티몰레옹은 그만 바지주머니가 해져 구멍이 나는 바람에 몸을 공기처럼 가볍게 만들어서 달까지 갈 수 있는 귀중한 알약을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이제 달은 항상 휘둥그렇게 밝을 수 밖에 없으니 어떻게든 티몰레옹이 달에 가야할텐데 어떻게 가지요?

달에 가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재미나지만 푸른색과 초록색이 어우러진 그림이 너무너무 예뻐요.
제가 원래 파란색을 정말 좋아해서도 그렇지만 어떻게 이렇게 맑은 파란색일까 싶어 한참을 쓰다듬어 보았습니다. 그 파란색 위에 그려진 노랑, 빨강들이 어찌나 선명하고 이쁜지 ^^

에뤽 퓌바레의 책으로 국내에 먼저 소개된 것은 중앙출판사에서 예전에 전집으로 출간했던 "다빈치 동화나라"에 포함된 [여우 가스파르와 왜가리 가스통]이라는 책이예요. 중앙출판사에서 그 전집을 현재 쁘띠 이마주와 벨 이마주라는 단행본으로 한권씩 발간하고 있는 중인데 (정말 좋은 일이죠?) 아직 이 책은 발간되지 않았어요. 별로 인기가 없었나?  저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친구가 되는 가스파르와 가스통의 이야기가 좋았는데...(하긴...제가 싫어하는 책은 거의...없습니다..;;;) 

근데 우리 아들내미...이번에도 여지없이 엄마를 깨갱~~하게 만든 것이 뭐시냐 하믄...
"달의 모양이 바뀌는 것은 달이 지구 주위를 돌기 때문이잖아"라는 상당히 유식한 과학지식을 내보였답니다...-_-;;
과학적 사실을 지나치게 어린 나이에 알게 되면 환상의 세계가 일찌감치 깨진다는 말을 듣기 했었지만...정말로 말이죠...어찌나 섭섭하고 슬프던지...
"달이 지구를 한바퀴 돌아서 모양이 바뀌긴 하지만 그래도 달지기가 있어서 조절하는 거 아닐까?" 라는 얼토당토한 말을 내뱉었지만 아쉽습니다...훌쩍..;;;


댓글(5)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키웨이 2004-05-09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쓴 글이 리뷰도 아닌 것이 엉뚱하게 쳐박혀 있어서 쪼끔 손봐서 리뷰로 올린다.
왜냐믄...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그림책이므로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보았으면 하는 바램...
그러고 보니 사과 대왕이랑 달지기 소년 둘다 달리의 책이네.
달리에서 뭐 먹었냐???

샌더 2004-05-10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는 밀키님...
밀키님의 책 소개는 거의 감동수준 입니다...
요즘은 사실 밀키님의 책 소개를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개하신 책들은 하나 같이 소중한 책으로 간직하고 있답니다.^^

밀키웨이 2004-05-10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번에 이 인형 보고 아무래도 샌더님이지...했더니만 역시나.
주말에 계속 비오지 않았었나요?
서울은 아직도 비가 부슬부슬...
마음이 착 가라앉는 월요일입니다.
물론 샌더님이야 불새땜시 마음이 콩콩거리시는 월요일이겠지만서두 ^^

치유 2004-05-14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할만 하겠는걸요??
저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전 아직 못 봤거든요..
이렇게 둘러 보며 새로운 책들을 참 많이 알게 되니 감동 그 자체입니다..

밀키웨이 2004-05-15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참 좋아요. 이쁘고 색감 좋고 ^^
배꽃님도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리뷰 올려주시기! 아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