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가 아기였을때 어떻게 생겼나요 웅진 세계그림책 34
진 윌리스 글, 토니 로스 그림, 조은수 옮김 / 웅진주니어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은 누구나 다 자신의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 이야기 듣기를 좋아합니다.

“엄마, 내가 태어났을 때 어땠어요?”
“엄마, 내가 2살 때 어땠어요?”
“엄마, 내가 유치원 처음 들어갔을 때 어땠어요?”
묻고 또 묻는 그 질문에 짐짓 진지한 얼굴을 하고 아주 새롭다는 듯이 해주는 엄마의 이야기를 깔깔대고 웃으며 좋아하고 아...그랬구나...흡족한 얼굴로 돌아서는 아이를 볼 때마다 그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어요.

진 윌리스와 토니 로스 콤비가 이 재미난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담아낸 그림책 [엄마, 내가 아기였을 때 어떻게 생겼나요?]는 아이들에게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면서 그림 구석구석 보는 재미가 아주 큽니다.

마이클이 엄마에게 질문하지요. “엄마, 내가 아기였을 때 어떻게 생겼나요?”
다리를 꼬고 앉은 채 아기를 안고 턱을 받친 상태로 대답을 하는 엄마의 모습이며 온갖 장난감이 널부러진 집안... 벽에 걸린 액자 속의 그 누군가까지...정말 익숙하고도 친숙한 장면이예요.
세워놓은 다리미에 혹시나 고양이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장난감과 똑같다고 좋아하기도 하고...
그림책 보는 재미는 바로 이런 거 같아요.

그런데 저멀리 밀림에서 비비원숭이의 아들이 엄마비비원숭이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지요.
그 질문은 또 물 속에 눈만 내밀고 있는 하마에게로, 바위 뒤에 숨어있던 표범에게로, 타조에게로...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요. 다음에 나올 동물이 누군지 알 수 있는 힌트가 그림 어딘가에 살짝 숨겨져 있어요. 그건 아이가 찾아낼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걸 찾아내면 말이죠, 얼마나 의기양양한지 몰라요, 엄마는 몰랐는데 자신이 먼저 알게 되었다고 으쓱으쓱 신나하지요.

엄마동물들이 아기동물들에게 해주는 대답도 사랑이 듬뿍 담겼으면서도 얼마나 위트가 넘치는지 ^^ 그걸 읽어주는 엄마도, 듣고 있는 아이도 입가에 웃음이 슬며시 걸립니다. 동물들도 동물이 아닌 사람처럼 의인화하여 기저귀를 차고 엄마 빼딱구두를 신고 있고 말이죠, 특히나 빨간 립스틱을 바르는 방울뱀에 이르러서는 푸하하하 웃음이 터져나온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이래요?
엄마, 아빠를 조그맣게 줄여놓은 것이 바로 자기가 아기였을 때의 모습과 같구나...흐뭇해할 때 예상치 못한 동물이 툭 튀어나와요.

바로 황소개구리지요.

어릴적부터 너무나 익숙하게 알고 있던 올챙이와 개구리의 관계. 그게 참 신기하고 재미있네요.
어, 정말 그러네? 재미있다. 그런 말로 마무리를 하면서 뒤에 나와 있는 노래 대신 저희는 “올챙이와 개구리”라는 노래를 대신 불러요.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뒷다리가 쑥, 앞다리가 쑥, 팔딱팔딱 개구리됐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기였을 때의 모습이 어른동물의 모습과 전혀 다른 동물이 뭐가 있을까? 그런 질문을 나눌 수 있었어요. 이런 질문, 자칫 잘못하면 학습냄새 너무 팍팍 풍겨서 아이에게 공부! 라는 거부감을 줄 수 있는데 이렇게 재미난 책을 읽고나서 이야기를 하게 되니까 되려 신이 나서 개구리! 두꺼비! 나비! 잠자리! 계속 이어집니다.

포유류와 파충류, 조류, 어류들은 어른동물이나 아기동물이나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양서류의 일부와 곤충류는 그 모습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생태의 한살이 과정에서 그 단계마다 각각 특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한번 짚고 넘어가게 해주네요. 아..아는 게 별로 없어서 맞는 말인지 갑자기 자신이 없어지네요...;;;

근데 또 그거 아시죠, 거미는 곤충류가 아닌 거. 그래서 거미는 알에서 깨어나오는 그 모습도 역시 어른거미와 똑같아요. 이런 것도 이럴 때 같이 이야기해주면 진짜로 재미있어요. 자연에 대해 알아간다는 건 역시 신나고 재미있는 일이잖아요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꽃 2004-05-03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거미는 거미의 모습으로 알에서 나온다고요? 그랫군요~ 집에 거미에 대한 책이 있나 함 찾아봐야겟네요. 근데..마지말에서 두째쭐에 어른개미.가 아니라 어른거미.인거 같네용. 오타가..^^

밀키웨이 2004-05-03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헤
얼른 고쳤습니다 ^^
고마워용

반딧불,, 2004-05-03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요..그렇잖아도 이런 류 책 찾고 있었답니다..
백과사전류 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리 풀어쓴 책이 점점 좋아집니다..^^8

밀키웨이 2004-05-0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백과사전이 굳이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글쎄요...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도 같고..욕심 같아서는 두서너질 갖추고도 싶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