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심이 2004-08-26  

잘지내시나요..
오늘, 주문한 책을 받았습니다. 낮동안에 집을 비웠더니 경비아저씨께서 받아두셨더랬습니다. 저녁때 집에 돌아오면서 경비실에 들르려고 했는데, 깜빡 잊었더랬습니다. 몸은 바쁜데, 마음이 허하여 남편과 집에서 술 한잔을 하고 났는데, 갑자기 정말 갑자기 책이 생각이 났습니다. 경비실에 가보니 아저씨가 다리를 오그리고 잠이 드셨습니다. 제가 잠을 깨울까도 걱정이었지만, 아저씨가 잠에서 깨어나 혹시라도 없어진 물건에 대해 걱정하실까봐 '아저씨..'하고 크게 불렀는데..아저씨가 잠에서 깨어나질 않았습니다. 책을 들고 오면서 아저씨가 곤한 잠을 깨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고.싶.습.니.다. 밀키웨이님..
 
 
밀키웨이 2004-08-26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비아저씨들 쪼그리고 주무시는 걸 볼 적마다 그분들 연세도 적지 않으신데....마음이 짠합니다.
아줌마들 중에는 경비아저씨가 허구헌날 저렇게 일찌감치 잠이나 잔다고 투덜거리시는 분들도 있고 가끔씩은 주차문제로 시끄럽게 다투시는 분들도 있으신데 조금씩 더 너그러워지면 좋은 세상이잖아요?
물론 내가 내는 돈에서 그분들 월급이 나가는 것이니까 아깝기도 하고 본전생각도 나겠지만 그래도 다 내 아버지뻘되시는 분들인데....말여요.
아저씨의 곤한 잠을 깨우지 않아 다행이라고 마음 쓸며 집으로 들어오셨을 두심이님 마음씀이 따뜻해서 저도 참 따뜻해져요.

저도 보고 싶었답니다, 두심이님.
근데 두심이님, 가면에 대한 글을 읽어서인가..이 밤, 님의 이름이 二心으로 읽혀지는 듯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