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첨엔 상탔다길래, 작가가 나이도 어리다길래, 표지도 이쁘길래, 호기심에 집어들었다. 

그런데... 재밌다. !  

크게 고모의 편지부분과 / 주인공과 가족과 민이(이름이 요거였던가;)의 이야기로 나눠지는데, 고모의 편지부분은 많은 평론가들이 실제 우주비행사의 일과 우주의 현상에 대해 치밀하고 과학적 바탕을 두고 써 꼼꼼한 검증을 거쳤다는 것이 뛰어나다고 했지만, 나야 모르는 데 그게 맞는지 아닌지 알게 뭐람 (...) 그걸 떠나 고모의 편지는 감동적인 데가 있었다.  

고모의 편지가 환상이라면 주인공과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는 현실이다. 현실의 이야기는 성정체성이 남들과 다른, 완벽한 외모를 지닌 소꿉친구 남자애와 여자주인공의 알콩달콩 로맨스 만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둘이 잘 되길 바라기도 하고, 남자의 성적 정체성이 확고한 걸 보면서 실망하는 나의 모습은 만화책을 보다가 두 남녀주인공이 어긋났을 때 한숨을 내쉬는 모습과 비슷했다...  

하지만 고모의 편지 중 특히 마지막 부분은 콧날이 시큰한 감동을 주었다. 실제로 고모가 우주비행사가 떡하니 되어 나타났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매점 주인이라니... 현실은 남루하고, 소설에서는 현실과 달리 구슬처럼 영롱하고 모든 것이 아름답게 굴러갔으면 하는 소망은 내가 보통 사람이어서겠지.  

하지만 못난 현실, 부끄러운 현실이지만 이게 우리가 사는 모습 그대로니까. 그 모습을 간직하면서 저 멀리 행성을 쳐다볼 때 반짝이는 모습, 꿈, 기대하는 것. 설렘과 아련한 희망을 주는 소설이었다. 할 수 있다구! 우리에겐 꿈이 있으니까. 요런 낯간지러운 말을 담담하게 귓속말로 해주는 거 같은, 그래서 마음이 가라앉고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거 같은, 그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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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상 - Mr. Know 세계문학 15 Mr. Know 세계문학 15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그토록 유명하다길래, 어떤 건지 싶어서, 게다가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또 그렇게나 재밌다길래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드디어 집어든 <장미의 이름> 상권. 

재밌는 구절도 있지만, 게다가 줄거리를 보면 이건 뭐 당연한 추리소설이지만, 

이건 웬 난무하는 교황과 황제와 수도회와 이단과의 논쟁이고 싸움이란 말인가? 

주석도 너무 많고 무교에다가 상식조차 없는 나에게 반 이상을 차지하는 종교적인 이야기는 중간에 몇 번이나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게 만들 뻔했다.  

중세시대 수도회라는 신비하고 매력적인 공간과 그 분위기, 그리고 사건들이 흥미진진하긴 했으나... 그보다 종교논쟁이 수도 없이 쏟아지느라 줄거리는 진도를 나아가지 않고 있다.;; 

하권까지 무사히 봐야할텐데... 끝까지 읽고 명작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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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게임 도코노 이야기 3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5개하자니 뭔가 더 최고의 작품이 있을 거 같고, 3개하자니 너무 짠 거 같고, 평점 매기기 싫단 말이얌 ㅠ ㅠ   

도코노 시리즈 1권에서도 나왔던 하이지마 모녀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된 3권. 

섬뜩하고, 흥미진진하고,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이 숨가쁘게 읽어내려갔다.  

재밌다는 말 밖에....더 할 것이 없다.  반전도 있고.

다만 결과 부분이 좀 의아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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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도코노 이야기 1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단편이 죄다 재미있다. 모두 장편으로 연결됐으면 하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처음엔 단편인지 모르고 읽어서 그런지 하루타 일가의 이야기가 떡 하니 끝나버려 매우 아쉬웠지만... 두루미 선생과 아이들이 나오는 <빛의 제국> 그리고 제목은 잊었지만 피리 부는 소녀가 다시 플룻연주가로 태어나 두루미 선생과 재회하는 마지막 이야기... 등 이야기 하나하나가 소름끼치게 재미있었다.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아이들 중의 한 명과 수많은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났을 때, 물론 두루미 선생만 알아볼 수 있었지만, 이렇다 할 구구절절한 얘기 없이 '충격으로 멍한 두루미 선생의 얼굴'이란 구절에 그가 받았을 놀람과 그동안의 기다림과 애달픔이 한꺼번에 전해지는 것 같았다.   

미쓰노리가 할아버지의 기억을 '넣어' '울려서' 생전에 자기 뜻을 따르지 않아 절연하고 지냈던 영화감독 아들의 작품을 숨겨두고 보던 장소를 찾아내 읽는 장면에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지금껏 읽은 온다리쿠의 책 중 가장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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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공책 도코노 이야기 2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앗. 도서관에서 표지를 벗긴 책을 빌려서 몰랐는데, 겉표지가 저렇게 이쁘다니. 

 1권 '빛의 제국' 첫번 째 이야기에 나왔던 하루타 일가의 선조 이야기이다.  

빛의 제국이 전체적으로 다 재미있었지만 그 중 하루타 일가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기 때문에 민들레 공책도 기대됐었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했습니다. 사토코님은~ 식의 경어체로 전개되는 게 처음엔 거슬리긴 했으나, 읽다보니 별 문제는 아니었고... 다만 주인공도 도코노 일족의 피를 가지고 있다는 반전이나 혹은 말썽꾸러기에서 멋진 남성으로 성장해 나가는 둘째 아들과의 로맨스 등 기대했던 것이 다 이루어지지 않았다. 흠... 

심장이 약해 남들보다 일찍 죽을 운명이었던, 결국은 태풍 속에서 아이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고 마는 '먼 눈'인 사토코... 예쁘고 강하고 현명하고 게다가 밝은 광휘까지 지녀 모든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온다 리쿠의 미소녀들 중 가장 강력한 캐릭터가 아닌가 한다.  

하루타 일가의 선조의 얘기라는 점을 빼면 도코노 일족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온 것도 아니고 극적인 전개나 그럴싸한 연결점은 없지만 무엇보다도 어릴 적의 추억과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순간 순간의 묘사가 온다 리쿠의 최고 능력이 아닌가 한다. 그저 그런 묘사에 그치고 마는 표현이 아닌, 실제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기억들이 다시 상기되게끔 만드는 짧은 표현들... 반짝반짝한 햇살, 아스라한 창가, 그런 이미지들.  

무엇보다 한번 손에 들면 끝장을 볼 때까지 놓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졌다. 소설이 재미있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도코노 일족의 시리즈가 한 100권 쯤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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