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8번 출구로 나와서 반대방향으로 10m 가다 좌회전하면 일명 '개골목'이 200m가량 펼쳐진다. 이름과는 달리 영양탕집은 한군데도 없지만, 접어들었다 하면 나올 때는 개가 되어 나온다는 술골목. 본사 술쟁이들과 물류센터 술쟁이들이 월급날 크게 어우러지곤 했었다. 배반포기때부터 팀장님을 존경해왔노라는 실없는 아부와 피킹용 마징가가 이제 곧 제작완료 된다던 횡성과 윤회하여 개로 태어나면 알라딘을 지키는 개가 되겠노라는 수설이 넘치던 단골 돼지갈비집. 양화정.

고기도 맛있지만 이 집의 매력은 서비스. 이 집의 서비스는 기존의 서비스 관념과 차원을 달리 한다. 서비스 하면 떠오르던 게 친절서비스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집은 친절과 담쌓았다. 정확히는 친절할 이유가 없었다.
무릇 갈비집의 친절이라는 게 아주머니~ 여기 불판 갈아주세요.라고 했을때 얼마나 빨리, 어떤 표정으로 새 불판을 갖고 오느냐가 척도 아니겠는가. 양화정은 불판 갈아주세요라고 할 틈이 없었다. 좀 있다 갈아달래야겠구만 싶으면 어김없이 새 불판으로 갈아댔다. 상추/고추/샐러드/감자조림/게장 다 마찬가지. 떨어지기 무섭게 새 반찬을 내오니...

정말 친절한 가게란 친절할 필요조차 없는 가게라는 걸 이 집에서 깨달았다. 뭐 묻고 자시고 찾고 어쩌구 할 필요도 없이 필요한 물건이 눈에 쏙 들어오고, 집어서 계산하고 집에 가면 끝나는 가게. 그 가게가 친절하게 물건 찾아서 가져다주는 가게보다 훨씬 친절하지 않은가.

친절하게 응대하는 가게는 B, 친절할 필요조차 없는 가게가 A.

고객팀 오늘 오전 전화량 많아서 고생했습니다.
이번주 내내 힘들겠지만, 고객팀 캐치프레이즈 그대로, 고객상담 無用의 그날까지, 고객팀 해체의 그날까지, 고객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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