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롯데마트 번갈아 사용하다 이제는 주로 롯데마트를 사용하거든. 등산용 부탄가스 때문에 롯데마트 손을 들어줬지. 이마트에서는 어딘가에서 꺼내왔고, 롯데마트에서는 자그마한 매대를 차지하고 차곡차곡 쌓아올려져 있었다구. 순식간에 유치해져서 롯데마트가 내 편이라는 생각이, 다짐이 되어 버리던걸. 아마도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물건이 한자리를 딱 차지하고 뭔가 소중하고,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느낌? 웃기지만(!) 막연한 연대의식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아. 대형마트들이 등산용부탄가스를 일제히 철수해버린 지금에 와서도 발걸음은 결국 롯데마트.

독자들이 해리포터를 구매할 때 말이지. 교보에서도 사고, 동네서점에서도 사고, 예스에서도 사고, 알라딘에서도 사고. 동네서점에서는 당장 읽어치워야겠다는 열망을 함께 판매할 것이고, 교보, 예스, 알라딘 같은 곳들은 글쎄, 하나로 정의하기 힘든 여러가지 것들을 함께 판매하고 있겠지. 브랜드가치, 인지도, 부가혜택, 가격혜택, 서비스... 분명한 것은 팔려나가는 게 해리포터일 리가 없다는 거야. 이게 아니라면, 우연히 횡재했다는 서점 한군데도 없이 정확히 딱딱 굳어진 시장점유율 만큼만 팔아치울 수가 있는가 말이다. 똑같은 책을 사고도 이번에는 잘 샀다고 하고, 이번에는 못 샀다고 하는 거. 이 대목인 거거든. 엊그제 서비스에 감동했다는 gl**@yahoo.co.kr 고객님 말야. 그 냥반 책 대금 27,450원 통장에 입금된 거 확인했는데, 그 감동대금 그거 어느 계좌에 꽂혔냔 말이지.

오늘의 클레임고객이 내일의 플래티넘일지 모른다는 기대감. 오늘의 알라딘 플래티넘이 내일의 예스 플래티넘일지 모른다는 불안감. 이런 것들 갖는 것과 뭐가 달라지냐고? 이런 거 사후약방문이고 평가툴 아냐? 오늘의 클레임고객이 내일의 플래티넘일지 모르는데... 이거 사장들이 혼낼때 쓰는 오래된, 드라마에도 등장하는 수법 정도쟎아. 왜 그렇게했냐고 꾸짖기용으로는 적합한데, 우리 몸에 달라붙어 있질 않다구. 아, 물론 공정마다 서비스품질 규정 다 있긴 하지. 그거야 근데 망치지 않을 규정이고, 그대로 해봐야 고과평가도 B밖에 안나온단 말이지.

돈주고 책받았다는 거 말고, 내 껄 뭔가 소중하게 여겨준다는 느낌. 이거 어떻게 전달해낼수가 있을까? 뭐를 예로 들어볼까. 돈주고 책받는 거래에서는 주력상품이 따로 있잖아. 내 것, 내 취향을 소중히 여겨준다는 느낌을 주려면 그런 거 없어져야 할 것 같다는 거지. A씨가 있다쳐. 팔 지 안 팔지조차 의심스러워 쭈뼛거리며 가게에 들어서보니, 그놈이 너무 좋은 진열장에 너무 예쁘게 포장되어져서 팔리고 있었던 거지. A씨 기분이 어떻겠어? 우리가 서비스를 판매한다면 주력상품과 비주력상품의 컨텐츠츠 질의 차이를 줄여보자는 얘기. 턱도 없는 건 아니지? 다른 낡은 경영패러다임들도 다 재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은 물류센터가 서비스조립공장이 되고, 고객센터가 서비스유통센터가 되려면 뭘 어찌해야 할까? 고민해보기로 하자.

그나저나 A씨가 산 그 책은 사실 후배의 부탁이었고, 이 양반 사실은 예스 플래티넘이어야할텐데 말이지. 모든 고객은 소중하지만 뭐, 쬐끔 더 소중한 경우도 있긴 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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