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 과학사를 움직인 인물들
로이 포터 엮음, 조숙경 옮김 / 창비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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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내가 알고 있는 과학자의 삶을 돌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알지 못하는 다른 과학 영역의 사람들도 아주 조금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책 내용이 기억에 남지 않는다. 

무엇인가 읽은 것 같고, 그 순간순간 그들의 삶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는데

왜그런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어쩌면 드라마틱한 전개를 기대했거나 과학의 발견 순간을 드라마틱하게 표현을 했다면 기억에 남을 것 같은데 책은 그 드라마틱함이 없었다.


책을 다 읽고나서 기억에 남는 것은

역사의 시간은 꾸준히 흐르고 나에게 남은 시간을 빠르게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오펜하이머는 또한 나중에 인생의 말년에 전쟁과 무기에 대해 절망하면서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자신은 배관공이 되겠다고 했던 만년의 아인슈타인의 술회를 함께 기록하고 있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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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나무 우리시대의 논리 5
김진숙 지음 / 후마니타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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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과의 인연은 5년 전교조 안산지회에서 그의 강의를 요청하면서 부터이다. 

지도위원이 부산에서 오셔야 했기 때문에 기차역에서 안산의 강의하는 장소까지 개인차로 이동을 해야 했다. 

당시 사무국장이었던 내가 그 일을 맞게 되면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당신 난 지도위원이 전교조를 탐탁하지 않게 바라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의 강의를 들으며 그 해답을 찾았던 기억이난다. 그에게는 노동 해방이라는 단어가 그의 삶을 대변하는 것처럼 해고는 살인이고 그 살인을 1년에 한번씩 당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것이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함께 살자라는 말을 던지시며 전교조도 이 문제를 깊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학교는 그 특성상 아주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꼐 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특별한 이름을 붙여 기간제교사라는 말을 한다. 2004년 어느해인가 학교에 함께 발령 받은 동기들과 이야기를 하다 그가 내게 한 말이 있다. 


"너는 기간제교사의 설움을 몰라! 넌 졸업하고 바로 임용되었잖아." 그의 말에 내가 다른 반응을 보이지 못하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왜 이런 대화를 했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내가 어느 선생님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이야기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때 들었던 가장 기억 남은 말은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 마음 한구석에서 불안이 커진다."라는 그 친구의 말이 내 마음 속 깊이 새겨져 있다. 그 친구의 말 한마디가 없었다면 난 어쩌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교직생활을 했을거라 생각이든다. 


지난 금요일 인사발령이 나와서 우리학교에 계셨던 선생님들 한분한분께 연락드렸다. 그분들께 한시라도 빨리 결과를 알려 드려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하지 못하는 말을 전해 드려야 하는 그 천근보다 무거운 단어를 전해야 했다. 너무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계속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십년을 넘게 경험하는 상황이지만 이때 마다 어딘가에 숨고 싶다. 같은 교육 노동자로서 어제까지 함께 이야기 하면서 지냈는데 오늘은 그렇게 되지 못하는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한없이 작아지는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은 그래서 중요하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해고는 살인이다. 총으로 사람을 쏴서 죽이는 것 누군가에게 상처를 줘서 물리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살인인것 처럼 자본주의 국가에서 해고는 그 사람을 서서히 말려 죽이는 독국물과 같은 살인이다. 더이상 그 살인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땅의 노동자가 노동을 통해 내일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곳이 었으면 좋겠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해 많은 곳에서 연대를 하고 함께 걷기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책을 꺼내들고 읽으며 그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라 믿는다.


김진숙 동지의 복직 투쟁에 힘을 보탭니다.


"1970년에 죽은 전태일의 유서와, 세기를 건너뛴 2003년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두산중공업 배달호의 유서와, 지역을 건너뛴 한진중공업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 민주당사에서 농성하던 조수원과, 크레인 위에서 농성하던 김주익이 주는 방식이 같은나라.".       2003년 10월 22일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노동탄압 규탄 전국대회에서


"학교 내 비정규직, 나아가 보육 교사나 학습지 교사를 바라보는 눈길이 아이들이 바라보는 눈길만큼 따사로웠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육아 휴직 중이던 선생님의 자리에서 아이들 곁에 머물렀던 기간제 선생님이 그 자리를 떠날 때 어떤 마음일까 헤아리는 일.".   214p


"내 걸 나눌 수 있을 때 진정한 연대는 가능하고 그래서 연대는 용기이다. 밥을 벌지 않고 빌어머는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상처받지는 말 일이다. 그러나 인사도 못 한 채 아이들 곁을 떠나야 하는 기간제 선생님의 소리 없는 눈물에는 상처 받아야 한다. 변절을 합리화하기 위한 참새보다 얇은 혓바닥에 노하기보다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거나 겨우 미칠 급식 노동자들의 형편에 분노할 일이다. 전교조엔 그 화룡점정의 과제가 남아 있다.".  215p


"사랑하는 나의 형제들이여 

나를 이 차가운 억압의 땅에 묻지 말고 

그대들 가슴 깊은 곳에 묻어 주오. 

그떄만이 우리는 비로소 완전히 하나가 될 수 있으리. 

인간답게 살고 싶었다. 

더이상 우리를 억압하지 마라.

내 이름은 공순이가 아니라 미경이다."

-권미경의 왼쪽 팔뚝에 쓰인 유서

내가 거기서 살아 나온 게 견딜 수 없는 자책이었던 적이 있었다. 1년뒤, 박종철 학생이 거기서 그렇게 죽어 나왔을 때, 이철규, 이내창 그들이 내가 그랬음직한 모습으로 저수지에서 떠올랐을 때......... 그리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 시신조차 건사하지 못한 수많은 죽음이 있는데, 그 새빨간 눈빛들이 이 세상에서 없어진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 P31

그러나 삐삐 차고 핸드폰 들고 아반떼를 살까 레간자를 살까 고민하면서 당구장을 들라거리고 호텔에서 수련회를 하면서 박찬호나 차범근을 떠들어대며 운동의 위기를 말하는 간부들에게 전태일은 11월쯤이면 한 번씩 회자되는 옛날 위인쯤인 게 여전히 안타깝다. - P50

420만원 때문에 사람이 죽었답니다.
살아 보려고, 어떻게든 마누라 품고 자식들 품고 살아 보겠다고, 길바닥에서 밥 먹고 길바닥에서 자며, 길바닥에서 울고 웃었던 마흔여덟의 노동자 하나가 420만원이 없어 죽었답니다. 그가 압류당한건 420만원이 아니라 목숨이었을 겁니다. - P144

민들레에게 올라오라고 할 게 아니라 기꺼이 몸을 낮추는 게 연대입니다. 낮아져야 평평해지고 평평해져야 넓어집니다. 겨울에도 푸르른 소나무만으로는 봄을 알 수 없습니다. 민들레가 피어야 봄이 봄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생에 처음 민들레를 기다리는 봄. 이 설렘을 동지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 P163

동지 여러분. 세상은, 역사는 늘 싸우는 사람이 움직여 왔습니다. 처음 같은 마음으로, 늘 처음 같은 결의와 신념으로 끝까지 투쟁해서 노동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 주인으로 사는 세상을 우리 아이들에게 꼭, 꼭 물려줍시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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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엔 리허설이 없다
이채린 지음 / 반디출판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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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쾌한 소설이다.

청량감이 있고, 워커홀릭의 주인공이 벌이는 이것 저것 경험들이 있다. 


그런데 소설을 읽으며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은 난 스물아홉살에 뭐했지?

이런 생각들이 맴돌았다. 


그러고 보내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다녀 왔으며 대학원을 다녔으니 취업을 하는 시기가 늦었다. 

스물여덜에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정말 아무 생각없는 스물아홉살이 휙 지나갔다. 


서른이 되던날 친구들과 함꼐 노래 방에서 서른즘에를 부르고 자축을 하던 그때

그렇게 스물아홉이 지나갔다. 


소설속 주인공은 스물아홉에 꽤나 번듯한 직장을 다니고 있고, 경력사원이었다. 

그의 팀은 사건이 벌어지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그들의 움직임은 기사가 되고 이리저리 사람들의 클릭에 의해 읽혀지며 가십거리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소설에서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는데 직업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것 같다. 

내용의 다반사가 신문사에서 기사를 쓰고 인터뷰 하고 그러는 이야기 인데 계속 읽으면서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저 이부분은 내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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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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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본에서는 이 책이 출간되고 일 년 반쯤이 지났지만 저는 새삼 이 제목이 불쾌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매우 어둡지요. 다만 이 스토리를 다 읽은 다음에는 제목에 대한 이미지가 여러분 마음속에서 크게 변화한다면 좋겠습니다.


소설 첫 부분 작가의 말에서 쓰여 있는 말이다. 


너무 유명한 책이여서 이제서야 손에 든 것이 많은 늦음 감은 있지만 책이라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긴 여운을 남기며 존재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리 늦은것도 아니다. 여튼 소설의 제목에 한번 눈에 띄고 다시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제목이 눈에 띄는 소설이라 생각이 든다. 


이 소설과 비슷한 플롯을 많이 본것 같아 새롭지는 않았지만 왠지 소설을 다 보고 나니 영화(https://www.youtube.com/watch?v=JD1K-jop4mI)나 애니메이션(https://www.youtube.com/watch?v=jU0UNKQAyOQ)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의 표정과 심리 변화 등을 어떻게 그렸을까? 라는 궁금했으니 말이다. 그만큼 문장 하나하나 읽을 때 마다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 소설이다. 


가벼운것 같으면서도 조금은 무겁고 생각하지 못한 두 주인공의 이별에 아프기도 했다. 


그녀가 사십대의 선생님과 똑같은 나이까지 이 세상에 남아있을 일은 없다. 그건 이 자리에서는 나와 그녀만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그래서 그녀는 내게 눈짓을 보내며 웃었다. 마치 외국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가 조크를 던질 때 윙크하는 것처럼. - P17

"누군가를 인정한다, 누군가를 좋아한다, 누군가를 싫어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즐겁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짜증난다, 누군가와 손을 잡는다, 누군가를 껴안는다, 누군가와 스쳐 지나간다.... 그레 산다는 거야, 나 혼자서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없어. 누군가를 좋아하는데 누군가는 싫어하는 나, 누군가와 함께 하면 즐거운데 누군가와 함꼐하면 짜증난다고 생각하는나, 그런 사람들과 나의 관계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산다는 것이라고 생각해. 내 마음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있기 때문이고, 내 몸이 있는 것은 다른 모두가 잡아주기 때문이야.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는 지금 살아있어. 아직 이곳에 살아있어. 그래서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어. 나 스스로 선택해서 나도 지금 이곳에 살아있는 것처럼."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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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 Novel Engine POP
나나츠키 타카후미 지음, 주원일 옮김, Renian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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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에서 흐믈흐믈 거리다 우연히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라는 영화를 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XEmXrbvaRZM

영화에서 가장 주된 설정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시간이 흐르는 세계가 있고, 5년 마다 한번씩 두 세계가 만난다는 설정이다. 처음 영화를 계속 보면서 조금은 어색해 보였고, 설정도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영화를 지나가는 활동사진으로 본다면 그럴것 같아 보였던 것이

감정의 흐름으로 보니 아주 조금 다른 모습으로 보여졌다. 


배우들의 감정선의 변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가슴 설레이는 내일이 누군가에게는 하루하루가 마지막이 되어버리는 순간들을 생각하니 책을 한번 구매해서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영화를 미리 봐서 인가 그다지 새롭지 않았지만 그래도 장면 묘사 또는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는 참 잘그려져 있는 것 같다. 


가벼운 소설이라는 의미의 라이트노벨!!! 적당한 환타지와 적당한 플롯 그리고 만화 처럼 읽혀지는 문장들...

소설에서 주는 느낌과 영화에서 보여주는 느낌이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이 든다.

"함께 있기만 해도 기쁘고, 무슨 일이 생길지 않아도 즐거운 건 즐거운 거야."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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