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술사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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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보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미시마야 시리즈를 읽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지면서도 따뜻해지는 묘한 경험을 한다. 괴담(怪談)이라는 형식을 빌려오고 있지만, 정작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귀신의 무서움이 아니라 그 귀신을 만들어낸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일 테다. 주인공 오치카가 운영하는 '흑백 방'의 규칙, "말해서 버리고, 듣고 잊는다"는 원칙은 어쩌면 오늘날 우리 학교 현장에서도 꼭 필요한 치유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응어리들도 누군가 묵묵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지 않을까.

 

2. 책 속에서 만난 인간의 어리석음과 슬픔

이번 세 번째 이야기 피리술사속에는 유독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구조를 돌아보게 하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했다.

첫 번째 이야기인 <다마토리 연못>에서는 연인에 대한 질투심을 이기지 못한 인간의 어리석음을 목격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지만, 결국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상대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뒤틀린 욕망이 자리 잡고 있다. 질투는 그 대상을 파괴하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갉아먹는 독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기치장치 저택>에서는 먼저 떠난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과 홀로 살아남은 자의 슬픈 마음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이는 비단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사회도 세월호를 비롯해 수많은 아픔 속에서 '살아남은 자의 부채감'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지 않은가. 그 슬픔을 어떻게 위로하고 연대할 것인가는 여전히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이다.

또한, <우는 아이>를 통해 죄를 지은 사람의 몸에 새겨진 검은 그림자를 보았다. 죄는 숨길 수 있다고 믿지만, 결국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삶의 흔적으로 남기 마련이다.

특히 표제작인 <피리술사>는 여성이 남성보다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던 당대의 구조적 모순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과거 자신의 성적 편견을 반성하며 읽었던 이갈리아의 딸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꿈을 접어야 하고, 희생을 강요받는 삶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해 왔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씁쓸함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절기 얼굴>은 그리움이 극에 달하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판타지적 설정을 보여준다. 너무나 보고 싶은 마음이 만들어낸 환상,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상실을 견뎌내기 위해 스스로 만드는 '위로의 장치'일지도 모르겠다.

3. !!! 그럼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책에서 가장 긴 에피소드인 <가랑눈 날리는 날의 괴담 모임>을 보며 새로운 꿈을 꾸어본다. 나도 언젠가 학교나 지역 공동체에서 이렇게 각자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 놓는 모임을 만들고 싶다. 1등이 되기 위한 경쟁적인 대화가 아니라, 내 안의 슬픔과 어리석음, 그리고 작은 희망까지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자리 말이다.

교탁 앞에 서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마음의 빗장을 열어주는 일일 테다. 인디언들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듯, 나 또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는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 그 힘으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같이 생각해요>

1. 미시마야의 '흑백 방'처럼 우리 학교나 가정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아픔을 '안전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나요? 우리가 그런 '듣는 사람'이 되기 위해 버려야 할 선입견은 무엇일까요?

2. <기치장치 저택>처럼 공동체가 짊어진 슬픔을 개인의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함께 기억하며 치유해 나가는 '로컬에듀'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보이지 않는 '검은 그림자'와 정직한 삶: 아이들에게 성취보다 자신의 그림자를 똑바로 응시하는 정직함을 가르치는 것이 왜 더 소중할까요?

3.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피리술사'들은 누구일까요? 그들과 연대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추천 도서>

1.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창비): 무지에서 비롯된 특권과 차별을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2. 말의 품격(이기주, 황소북스): 경청과 침묵이 가진 치유의 힘을 다룹니다.

3.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김원영, 사계절): 소외된 존재들이 자신의 서사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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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IRIS 2 - 첨단 첩보 스릴러
채우도 지음 / 퍼플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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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드라마로 보았고

문득 생각이 나서 소설로 다시 보았다. 

내용에 대해 별 감흥이 없는 것으로 보아 청량한 사이다 정도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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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설탕 절임 - 에쿠니 가오리 첫번째 시집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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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글은 무언가 '물컹물컹'하다. 말랑말랑한 것과는 비교되는 표현이다. 그의 글에는 섬세하면서도 무겁다. 그런데 그 무거움이 금속성의 무거움이 아니라 묵직한 무거움이다. 무언가 부드러워 보이지만 묵직한 무거움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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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 윤동주를 사랑한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 지음, 윤수현 옮김 / 스타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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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라는 시인을 잘 모른다. 그저 책 소개에서 윤동주를 사랑한 시인이라는 말에 이끌려 책을 손에 잡았다. 하지만 시를 읽어 가는 순간 시인의 마음에 투명함을 느꼈으며 비틀어지는 감성이 조금씩 보였다. 여튼 오랜 만에 재미 있는 시집을 구매해서 읽은 기분이다. 



네 감수성 정도는 [이바라기 노리코(1926~2006)



    파삭파삭 말라가는 마음을

    남 탓하지 마라

    스스로 물주기를 게을리해놓고


    서먹해진 사이를

    친구 탓하지 마라

    유연한 마음을 잃은 건 누구인가



    짜증 나는 것을

    가족 탓하지 마라

    모두 내 잘못


    초심 잃어가는 걸

    세월 탓하지 마라

    애초부터 미약한 뜻에 지나지 않았다



    안 좋은 것 전부를

    시대 탓하지 마라

    희미하게 빛나는 존엄의 포기



    네 감수성 정도는

    스스로 지켜라

    이 바보야


  - 시집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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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지 않는 사탕을 주세요 파란시선 50
오영미 지음 / 파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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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집을 손에 잡았을 때는 그저 재미 있어 보이는 제목에 끌려서 읽기 시작했다.


책을 중간까지 읽으며 아무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파괴된 문장을 보면서 이게 무슨 말일까 생각을 했다.

그리고 조금씩 시가 말해 주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접근을 하니 아주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상처받은 영혼의 이야기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경험하는 다양한 소외, 무시, 비존재감 등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시들이 내눈에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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