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ens Peter Jacob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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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ns Peter Jacobsen
  • 아마존: 펭귄판 <Niels-Lyhne>

     

    http://www.amazon.com/Niels-Lyhne-Penguin-Classics-Jacobsen/dp/0143039814#reader_0143039814

     

    볼프강 레프만의 <릴케>(책세상, 김재혁 옮김)를 읽다가

    덴마크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옌스 페터 야콥슨에 대해 릴케가 평한 글을 만났다.

    릴케가 파울라에게 야콥슨의 책 <마리 그루베 부인>을 선물하면서

    그 앞 장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야콥슨은 고독한 시인, 차가운 달의 시인이었다."

     

    창백한 달의 이미지를 노래했던 보들레르,

    달을 '고독의 화로'라 불렀던 懷月 박영희...

     

    릴케가 '젊은 시인에게 쓴 편지'에서 꼭 읽기를 권했던 시인 야콥슨,

    <말테의 수기>에 하나의 전범을 제공했던-

    개인의 고독과 불안이 가진 자기성장적 요소를 잘 그려냈던- 그의 책

    <닐스 뤼네>의 한 페이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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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ibiblio.org/eldritch/jpj/niels_lyhne.htm

     

    23페이지

     

    The first year passed very much as their courtship; but when their wedded life had lost its newness, Lyhne could no longer conceal from himself that he wearied of always seeking new expressions for his love. He was tired of donning the plumage of romance and eternally spreading his wings to fly through all the heavens of sentiment and all the abysses of thought. He longed to settle peacefully on his own quiet perch and drowse, with his tired head under the soft, feathery shelter of a wing. He had never conceived of love as an ever-wakeful, restless flame, casting its strong, flickering light into every nook and corner of existence, making everything seem fantastically large and strange. Love to him was more like the quiet glow of embers on their bed of ashes, spreading a gentle warmth, while the faint dusk wraps all distant things in forgetfulness and makes the near seem nearer and more intimate.

     

    구애로 바쳐진 첫해를 보내고 결혼생활이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을 때, 뤼네는  항상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새로운 말을 찾아내야 하는 것에 지쳐버렸다. 그는 로망스의 깃털을 달고 영원히 날개를 활짝 펴고 감상의 하늘과  생각의 심연 곳곳을 다  날아다녀야 하는 일에 싫증이 났다. 그는 자기의 조용한

    횃대와 둥지에 정착해, 지친 머리를 날개의 부드럽고 솜털같은 은신처 아래에 두기를 갈망했다. 뤼네는 결코 사랑을 영원히 꺼지지않고 너울대는 불꽃, 즉 존재의 구석구석을 비추며 모든 것을 환상적으로 확대하고 기이하게 만드는 그런 불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에게 사랑은, 아궁이에서 타다 남은 장작처럼 조용히 타면서 부드러운 따뜻함을 자아내는 불빛같은 것이었다. 그 한 쪽에선 희미한 황혼의 빛이 멀리있는 사물은 망각속에서 다 감싸안고, 가까이 있는 사물은 더 가깝고 더 친근하게 만들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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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nslated by Hanna Astrup Larsen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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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 was weary of himself, of cold ideas and brain dreams. Life a poem? Not when you went about forever poetizing about your own life instead of living it. How innocuous it all was, and empty, empty, empty! This chasing after yourself, craftily observing your own tracks–in a circle, of course. This sham diving into the stream of life while all the time you sat angling after yourself, fishing yourself up in one curious disguise or another! If he could only be overwhelmed by something–life, love, passion–so that he could no longer shape it into poems, but had to let it shape him!”

    "그는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의 죽은 생각과 몽상에 싫증났다. 삶이 시가 될 수 있는가? 당신이 생생한 삶을 사는 대신에 자신의 삶을 불멸의 시로 만들어버린다면, 삶은 시가 될 수 없다. 삶 전체가 맛이없고, 텅비고 공허할 뿐이다! 자신의 꽁무니만을 좇고 체바퀴도는 자신의 삶만을 교활하게 관찰하는 것. 이것은 항상 앵글을 자신에게 맞추고 앉아있으면서 삶의 강물에 뛰어드는 체하는 것이며, 이런 저런 위장을 하고 자신을 낚아올리는 짓이다. 단지 어떤 것-삶, 사랑, 열정-에 압도되어버린 사람은 그것을 더이상 시로 만들 수 없다....

    ― Jens Peter Jacobsen, Niels Lyhne

     

     translated by Hanna Astrup Larsen (1919) (원문 무료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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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덕분에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는 열쇠는
    우선 필연적인 것을 욕망하고
    그런 욕망의 대상을 내 의지로 사랑하는 것임을 깨달았어요."
     
    어빈 얄롬의 <니체가 눈물 흘릴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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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생애를 필연성에 의거해 이끌어 가라'던
    릴케의 말-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이 생생하다.
    내적 필연성. 
    그리고 지속에의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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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의 책 <선과 악을 넘어서(Beyond Good And Evil)> 란 책을 조금씩 보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다운받아 보는 것인데, Helen Zimmern이 1906 년에 번역한 것입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후곡을 우리말로 옮겨보았습니다. 여기서' 정오'란  모든 것이 새로와 진  시간을 니체가 철학적으로 일컫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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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www.philosophyonline.co.uk/philosophy-study-resources/nietzsches-beyond-good-and-evil/text/

     

     From High Mountains: Epode

     

    Oh life's midday! Oh festival! Oh garden of summer! I wait in restless ecstasy, I stand and watch and wait - where are you, friends? It is you I await, in readiness day and night. Come now! It is time you were here!

    Was it not for you the glacier today exchanged its grey for roses? The brook seeks you; and wind and clouds press higher in the blue, longingly they crowd aloft to look for you.

    For you have I prepared my table in the highest height - who lives so near the stars as I, or who so near the depths of the abyss? My empire -has an empire ever reached so far? And my honey - who has tasted the sweetness of it?

    - And there you are, friends! - But, alas, am I not he you came to visit? You hesitate, you stare - no, be angry, rather! Is it no longer - I? Are hand, step, face transformed? And what I am, to you friends - I am not?

    Am I another? A stranger to myself? Sprung from myself? A wrestler who subdued himself too often? Turned his own strength against himself too often, checked and wounded by his own victory?

     

    Did I seek where the wind bites keenest, learn to live where no one lives, in the desert where only the polar bear lives, unlearn to pray and curse, unlearn man and god, become a ghost flitting across the glaciers?

     

    - Old friends! how pale you look, how full of love and terror! No - be gone! Be not angry! Here -you could not be at home: here in this far domain of ice and rocks - here you must be a huntsman, and like the Alpine goat.

     

    A wicked huntsman is what I have become! - See how bent my bow! He who drew that bow, surely he was the mightiest of men - : but the arrow, alas - ah, no arrow is dangerous as that arrow is dangerous -away! be gone! For your own preservation! . . . 

     

    You turn away? - O heart, you have borne up well, your hopes stayed strong: now keep your door open to new friends! Let the old go! Let memories go! If once you were young, now - you are younger!

      

    What once united us, the bond of one hope - who still can read the signs love once inscribed therein, now faint and faded? It is like a parchment - discoloured, scorched - from which the hand shrinks back.

     

    No longer friends, but - what shall I call them? - they are the ghosts of friends which at my heart and window knock at night, which gaze on me and say: 'were we once friends?' - oh faded word, once fragrant as the rose!

     

    Oh longing of youth, which did not know itself! Those I longed for, those I deemed changed into kin of mine - that they have aged is what has banished them: only he who changes remains akin to me.

     

    Oh life's midday! Oh second youth! Oh garden of summer! I wait in restless ecstasy, I stand and watch and wait - it is friends I await, in readiness day and night, new friends. Come now! It is time you were here!

     

    This song is done - desire's sweet cry died on the lips: a sorcerer did it, the timely friend, the midday friend - no! ask not, who he is - at midday it happened, at midday one became

    two...

    Now, sure of victory together, we celebrate the feast of feasts: friend Zarathustra has come, the guest of guests! Now the world is laughing, the dread curtain is rent, the wedding day has come for light and darkness . . .

     

    ----니체의 책 <선과 악을 넘어서(Beyond Good And Evil)> 중에서---(The version of Nietzsche's text used here is based on Helen Zimmern's 1906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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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산에서: 후곡>

     

    오 생명의 정오여, 축제여! 오 여름의 정원이여! 

    불안한 환희 속에서 나는 기다린다.  서서 바라보며 기다린다. 그대 친구들이여,

    어디에 있는가?  내가 준비하고 밤낮으로 기다린 것은 그대들이다. 지금 오너라! 그대들이

    이곳에 올 시간이 무르익었으니!

     

    잿빛의 빙하가 오늘  장미로 바뀐 것은   그대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던가? 

    시냇물이 그대들을 부른다. 바람과  구름은 더 높이 창공에 올라,  떼를지어  

     더 높은 곳에서 갈망의 시선으로 그대들을 찾는다.

     

    그대들을 위해서 나는 산꼭대기에 식탁을  차려두었다- 누가 나만큼  별들 가까이 살까?

    누가 나만큼 심연의 바닥 가까이 살까? 나의 제국-지금껏 어느 제국이 그렇게 멀리

    이를 수 있을까? 나의 꿀-이제껏 누가 그 꿀의 달콤함을 맛보았을까?

     

    그대들은 와 주었구나, 친구들이여!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는 그대들이  예전에 만났던

    바로 그 사람이 아니다. 그대들은 주저하며 주의깊게 쳐다보지만, 나는 결코 그가 아니다.

    그러니 화내지 마라!  더이상 이전의 내가 아니라고?  손, 발걸음, 얼굴이 변형되었냐고? 

    그리고 그대 친구들에게 지금의 나는 - 내가 아니란 말인가?

     

     내가 다른 사람인가? 나 자신에게도 낯선 존재인가? 나 자신으로부터 생겨난? 

    너무나 자주 자기 자신에게 정복당해 온 격투자인가?  자신에 대해 저항하며, 자기 힘을

    지나치게 자주 쏟고 자신의 승리에 의해 저지당하고 상처받았던가?

     

    나는 바람이 매섭게 부는 곳을 찾았던가? 나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서, 북극곰만이 사는

    황량한 사막에서 사는 법을 배웠다. 나는 기도하는 법과 저주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인간과

    신도 잊어버렸다. 나는 빙하를 넘어가는 유령이 되고 말았던가?

     

    오랜 친구들이여!  보라, 그대들이 얼마나 창백하게 바라보는지를! 사랑과 공포로 가득차

    있구나! 아니다-사라지거라!! 분노하지 말라! 여기는- 그대들이 편안히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아득히 먼 얼음과 바위의 영토인 여기는! 여기에서 그대들은 사냥꾼이 되거나

    높은 산의 염소처럼 살아야만 한다.

     

    나는 바로 그 사악한 사냥꾼이 되어버렸다!- 보라, 얼마나 내 활이 팽팽히 당겨졌는지! 

    그 활을 당긴 자는 가장 강한자였다.--그러나 화살은? 아- 어떠한 화살도 그 화살보다

    위험하지 않다--그러니 떠나라!

    사라지거라! 네 자신의 안녕을 위해!……

     

    너는 발길을 돌렸느냐? 오 마음이여, 너는 잘도 견뎌왔고, 아직도 네 희망은 강하구나.

    이제 새로운 친구들을 위해 네 마음의 문을 열어두어라! 옛친구들은 가게 하고, 기억들도

    가게 하라!

    너는 한 때는 젊었지만 지금은 더 젊었다!

     

    언젠가 우리를 묶어두었던 것은 하나의 희망의 끈-누가 아직도 그 신호를 읽을 수 있을까?

    사랑이 한때 그 속에 새겨놓은,  지금은 빛바랜 그 신호들을. 사랑은 마치 손대기가 꺼려지는

    퇴색하고 그을린 양피지 같구나.

     

    더이상 친구가 아닌 그들을 나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 -그들은 친구의 유령일 뿐!

    그 유령은 밤마다 내 마음에 찾아와 창문을 두드리고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말한다:

    "우리는 예전에 친구였지?- 오 한때는 장미처럼 향기로왔던 시들어버린 말이여!

     

    오,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청춘의 그리움이여! 내가 그리워했던 사람들, 내가 혈연으로

    변해간다고 잘못 여겼던 사람들,  그들은 늙어버려 추방되었다. 오직 변하는 자만이 나와

    인연이 있구나.

     

    오 생명의 정오여!  오 제2의 청춘이여! 오 여름의 정원이여! 불안한 환희 속에서 나는

    기다린다. 서서 바라보며 기다린다.  밤낮으로 꾸준히  기다리는 나의 새친구들이여!

    이제 오라! 그대들이 여기 올 때가 왔노라!

     

    이노래는 끝났다-갈망의 감미로운 외침도 내 입술에서 사라졌다. 마술사가 그렇게 하자,

    제 때에 새친구들이 오는구나, 이는 정오의 친구들이다. -아니다! 묻지마라, 그가 누구인지

    묻지마라- 정오에 그 일이 일어났다. 정오에 하나는 둘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함께 승리를 확신하고, 축제 중의 축제를 거행한다: 친구 짜라투스트라가

    당도했다. 손님 중의 손님이! 이제 세계가 웃고, 공포의 커튼이 찢기고,

    빛과 어둠을 위한 결혼일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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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팽귄클래식코리아에서 나온 예이츠의 <켈트의 여명>을 읽다가 인상적인 글이어서 옮깁니다.

    믿음의 자세를 말하는 글인데, 제 생각과도 일치하는 글이라서 옮깁니다

    또 예이츠의 '이니스프리의 호도'란 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요. 여명(트와이라잇)은

    요정들의 시간인 잿빛 새벽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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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각에 따라 그들의 행동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일 없이, 한 사람이 보고 들은 일들이

    인생이라는 옷감의 실이라고 한다면, 그리하여 뒤엉킨 기억의 실타래에서 그 실을 조심스럽게 풀어낸다면, 어느 누구나 그에 가장 어울리는 믿음의 옷을 짤 수 있다. 나 역시 여느 사람들처럼 내 믿음의 옷을 짰다. 그러나 나는 그 옷을 입고 계속 따뜻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그 옷이 내게 어울리지 않더라도

    만족할 것이다."(<켈트의 여명> 서문)

     

    "부정을 위한 부정으로서 진실과 불합리를 똑같이 거부하기보다는 엄청나게 불합리한 사실과 약간의 진실이나마 믿는 것이 더 확실하다. 우리가 진실도 불합리도 모두 거부한다면 우리에게 발길을 안내하는 골풀 양초하나, 우리 앞의 늪지 위에서 춤추는 희미한 반딧불 하나조차도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못생긴 요정들이 사는 커다란 텅 빈 공간 속에서 필히 더듬거리며 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난로와 영혼 속에 작은 불을 피우고 , 인간이든 환영이든 어떤 대단한 존재가 불을 쬐는 것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면, 그리고 못생긴 요정들이 찾아왔을지라도 지독한 말투로 꺼져버리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어떤 큰 재앙이 다가와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일이 일어난 후에우리의 불합리가 다른 사람의 진실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을까?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의 난로와 영혼에서 불을 쬐어 따뜻해졌고, 그리하여 그 속에서 진리의 야생벌들이 벌통을 만들어 달콤한 꿀을 만들기 때문이다.(17, 18쪽, 서혜숙역)"

     

     

    추기: 11월 18일 종로2가에 있는 알라딘 헌책방에 가서 이 책을 샀다. 가방안에는 빌린 책이 들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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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왜 벗어나는가? 무엇이 우리를 우리 마음대로 되돌릴 수없다는 필연성

    속에 위치시키는가? 분명 우리 한계 때문이다. 우리는 한계지어진 존재이다.

    우리가 정면을 바라 볼 때 우리는 뒤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한다.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은 저기 있는 것을 포기한다는 조건에서이다. 한계는 우리를 붙들고 우리를

    매어두고, 우리를 우리인 것으로 향해 밀어내며, 우리로 향해 되돌리고, 우리를

    다른 것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우리를 벗어난 존재로 만든다. 또 다른 곳에

    다가가는 것, 그것은 따라서 한계로부터 자유로운 것의 자유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여기와 지금에서 벗어난 존재가 아닐까?

    나는 어쩌면 내 앞에 있는 것만 본다. 하지만 내 뒤에 있는 것도 그려볼 수도 있다.

    의식을 통해서 나는 언제든지 내가 존재하는 곳과 다른 곳에, 언제나 주인으로

    타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존재하지 않는가? 그렇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우리의 불행이기도 하다. 의식을 통하여 우리는 현전하는 것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우리는 표상으로 넘어간다. 표상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 자신의 내밀성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구속 상태를 되살린다. 우리는 우리 앞에 서 있다.  우리가 절망적으로

    우리 밖을 바라볼 때라 하더라도.

     

    "운명이라 불린다. 마주한다는 것은

    오로지 그것 뿐, 언제나 마주하여(두이노의 비가 전집 2권 476쪽)"

     

     

    ----출처: 모리스 블랑쇼, <<문학의 공간>>, 이달승 역, 그린비, 2010, 182-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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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작품들은 언제나 마주하는 위험, 끝까지 사람이 더이상 계속할 수 없는 지점까지

    이끌고 간 경험의 산물 "이라고 릴케는 아내 클라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썼지요.

    운명이란 한계지워진 것이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욕망이 바로 예술의 역할이라면,

    예술작품은 그 작품을 가능케 한 자에게 희생을 강요한다고요.

    불행이 예정되어 있지만,그게 의미로운 일이고 죽음을 넘어서서 영원에 다가가는

    길이라고 릴케는 보았죠.

    비단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운명에 마주선 사람이라면  위험 속에 스스로를 가두며

    살지 않나요. 삶의 무게를 극한으로 밀면서.

     

    "어찌 너는 기다리지 않았는가.

    무거움이 너에게 견딜 수 없게 되기를, 그때 그것은 역전되거늘,

    그리고, 그것이 그토록 무거운 것은 그토록 순수하기 때문인 것을."

    (릴케의 시 "볼프 그라프 폰 칼트로이트를 위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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