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귄클래식코리아에서 나온 예이츠의 <켈트의 여명>을 읽다가 인상적인 글이어서 옮깁니다.

믿음의 자세를 말하는 글인데, 제 생각과도 일치하는 글이라서 옮깁니다

또 예이츠의 '이니스프리의 호도'란 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요. 여명(트와이라잇)은

요정들의 시간인 잿빛 새벽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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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따라 그들의 행동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일 없이, 한 사람이 보고 들은 일들이

인생이라는 옷감의 실이라고 한다면, 그리하여 뒤엉킨 기억의 실타래에서 그 실을 조심스럽게 풀어낸다면, 어느 누구나 그에 가장 어울리는 믿음의 옷을 짤 수 있다. 나 역시 여느 사람들처럼 내 믿음의 옷을 짰다. 그러나 나는 그 옷을 입고 계속 따뜻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그 옷이 내게 어울리지 않더라도

만족할 것이다."(<켈트의 여명> 서문)

 

"부정을 위한 부정으로서 진실과 불합리를 똑같이 거부하기보다는 엄청나게 불합리한 사실과 약간의 진실이나마 믿는 것이 더 확실하다. 우리가 진실도 불합리도 모두 거부한다면 우리에게 발길을 안내하는 골풀 양초하나, 우리 앞의 늪지 위에서 춤추는 희미한 반딧불 하나조차도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못생긴 요정들이 사는 커다란 텅 빈 공간 속에서 필히 더듬거리며 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난로와 영혼 속에 작은 불을 피우고 , 인간이든 환영이든 어떤 대단한 존재가 불을 쬐는 것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면, 그리고 못생긴 요정들이 찾아왔을지라도 지독한 말투로 꺼져버리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어떤 큰 재앙이 다가와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일이 일어난 후에우리의 불합리가 다른 사람의 진실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가 있을까?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의 난로와 영혼에서 불을 쬐어 따뜻해졌고, 그리하여 그 속에서 진리의 야생벌들이 벌통을 만들어 달콤한 꿀을 만들기 때문이다.(17, 18쪽, 서혜숙역)"

 

 

추기: 11월 18일 종로2가에 있는 알라딘 헌책방에 가서 이 책을 샀다. 가방안에는 빌린 책이 들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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