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80년대생 작가의 글...

솔직히 나는 80년대생이라는 부분에서 뭔가 걸렸다. 나는 80년대생의 이들과 교류라는 걸 갖아본적도 없고 무언가를 같이 해본적도 없다. 뭔가 불편했다. 똑같은 유행가를 두고 다른 가수를 떠올리는-'그대 내게 다시'를 들으며 난 변집섭을, 그들은 럼블 피쉬를 떠올릴것 아닌가- 70년대생과 80년대생의 기억처럼...  왠지 그들은 달나라 만큼이나 다른 삶을 살아 왔듯했다.

그렇게 책을 펼치지도 않고 작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문득 사촌동생을 떠 올렸다. 아득한 기억속에서 그 아이가 태어났을때 병원을 갔던일이 떠올랐다. 아..그  아이도 80년대 생이다. 그러면서 80년대생이라는 것이 더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그들도 나의 그것과 그닥 다를 바 없이 20대를 보내고있다는 사실에...

나는 20대란 시기에 젊음의 아름다움보다 그 아름다움이 가진 뭔가의 채워지지 않음과 불안정함에 예민했고, 완숙함과 자신감의 30대를 동경했다. 어리석게도 20대란 어디서 뭔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울퉁불퉁한 산이고 그를 넘고 나면 30대라는 완만하고 동그란 뒷동산이 나타날 줄 알았다. 아마 꿈과 이상에 대한 것도 그와 비슷했으리라.

책은 '꿈꿔왔던 것에 가까이 가본적 있어요?'라는 시작의 편지로 시작된다. '꿈꿔왔단 것에 가까이 가본적있어요? 그건 사실 끔찍하리 만큼 실망스러운 일이예요....세상은 언제나 내가 그린 그림보다 멋이 떨어지죠.'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20대의 꿈은... 유년기에 아이들이 갖는 꿈처럼 황당하지는 않지만 꿈에는 지나친 기대와 환상이 덧입혀져서 확실히 현실과 묘한 괴리감을 지녔었다. 백화점 쇼윈도우를 통해 바라봤던 옷을 내 몸에 걸쳤을때 느끼는 작은 실망감처럼...그 괴리감은 그 꿈을 갈망할 수록 컸었던 것 같다.

작가는 고모의 편지와 은미와 민이의 성장의 여정을 교차하고 담담하게 풀어나가며 꿈과 현실, 그리고 그 현실을 끌어안기 하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 보여준다.  나사의 우주비행사가 아니라 실은 매점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고모, 작가가 되고 싶지만 갈비집에서 일하게 되는 은미, 자신의 여성성을 믿지만 남자와의 데이트가 불편하기만했던 민이... 아마 그들 속에는 우리 모두의 모습들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다. 33살의 겨울에 플로리다에 케네디우주센터를 가본적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진짜 우주비행사는 어디에 있을까를 궁금해 해본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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