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어스시 전집 1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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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무실 내 책상 아래에는

읽으려고 마음만 먹고 사놓은 책들이

30권쯤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게드전기의 원작이라고 해서 궁금했고,

또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어슐러 르귄이 쓴 책이어서 낼름 구매한 책.

왠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지난 주 길동무로 삼았다.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3대 환타지 문학이라는데,

 

일단 어스시가 'earthsea'의 한국말 번역이라니

약간 쇼킹했다.

뭐야, 뭔가 멋진 다른 말일 것 같았단 말이다!!! --;;

 

해리포터만큼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지만

요새 나의 미래와 현재에 대해서

고민을 한가득 머리에 이고 있는 중이라서인지

읽는 내내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가장 대중적인 마법사 소설인 '해리 포터'가

'어스시의 마법사'에서 많은 부분을 빌려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던 건,

이 소설이 비단 재미있는 환타지 소설일 뿐 아니라

진정한 성장 소설이라는 거다.

 

자신의 마법적인 재능을 알게된 게드는

더 많은 것을 배우기위해서 스승을 ?아 먼 곳으로 가게 되고

마법학교에 들어간다.

거기서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기 위해서

영혼을 불러내었다가, 그때 벌어진 세계의 틈으로

그의 그림자라고 불리는 악 덩어리가 같이 탄생하게 된다.

 

그림자의 공격에서 겨우 살아난 게드는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그림자를 피해서 도망을 다닌다.

어느 순간 자기가 그림자를 피해서 도망치기만 하면 끝내 잡히고 말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반대로 그림자를 잡는 사냥꾼이된다.

 

여기까지 읽어가면서는 여느 소설다운 전개이려니 생각했는데,

소설의 마지막 장면이 정말 압권이다.

 

나는 게드가 결국 자신의 그림자를 찾아서 죽이는 것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게드는 세상끝까지 그림자를 쫓아서

결국 그림자를 자신의 이름으로 '명명'한다.

그림자에게 자신의 이름을 주는 것으로

그림자를 지배하고, 자신의 일부였던 악에 맞서서

결국 그림자를 자신의 일부로 흡수하고 완벽하게 승리하는 것이다.

 

어슐러 르 귄의 <어스시의 마법사>는

다만 악을 무찌르고 쳐부수어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악으로 대변되는 그림자를 내 것으로 만들만큼

성장한 '게드'의 진정한 '성장'기 인 것이다.

 

그래서 너무 멋진 책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문제역시 내가 도망간다고 해결되는 것들이 아니다.

내가 당당히 맞서고 그 문제를 내 눈으로 보고

극복할 때 비로소 승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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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욕전선 이상없다 2
메가쑈킹만화가 지음 / 애니북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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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쇼킹 특급 만화 애욕전선 이상없다가 돌아왔다.


음...광분하면서 어제 지하철에서 몰래몰래 읽은 소감에 따르면...


<애욕전선 이상없다 1> 보다는 훨씬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색하다...


가끔은 낯뜨거워질 정도로 수위는 높아졌으나...


재기 발랄함은 4/5 수준..ㅋㅋㅋㅋ


 


그래도 최고...ㅎㅎㅎㅎ


한국에 이런 만화가 있다는 것은


우리들의 상상력이 아직 썩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도 하다..ㅋㅋㅋ


 


솔직히 B 급달궁이 쓴 <다세포소녀>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야하기만 한 게 아니라- 야시 꿀딱꿀딱 함을 아주 잘 꼬집으면서도

걸쭉하고 쫀쫀한 입답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돋보이는 작품..ㅋㅋ

내가 보기엔 한 수 위다..ㅎㅎㅎ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매콤하고 쫀득쫀득한 메가쇼킹 만화


애욕전선 이상없다는 10권까지 쭈욱~ 나오기를.. 바래요.


 


* 참고로 이 분이 누군가 궁금하신 분은 <19세 이상만>을 그리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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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연애편지 편지 쓰는 작가들의 모임 서간집 시리즈
김다은 엮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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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편지.

참 정겨운 단어다.

 

초등학교때 위문편지, 강제로 썼던 어버이날 편지

중학교 때 전학가면서 친구들과 나누었던 편지, 서울 사는 소영이와 주고받았던 편지

고등학교 때 대전에 있는 재만이와 주고받았던 편지

그리고 대학교때 사귀던 오빠가 군대가면서 미친듯이 써댔던 편지.

 

생각해보면 사회에 나와서는 거의 편지를 쓰지 않았었지만,

나는 나름 편지를 사랑했던 거 같다. 지금은 그 기쁨도 잊어버린지 오래지만.

이 메일이라는 편리하고 간편한 도구를 이용해서 제깍 제깍 답장을 쓰고

편지를 쓰는 감흥이랄까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느낄 새도 없다.

 

이 책은 작가들의 연애 편지 모음이다.

실험적인 방식으로 소설 형식의 연애 편지를 쓴 김동리의 것도 있고,

평생을 같이 살아온 아내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도 있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구애하지만 버림받은 슬픔을 토로하는 편지도 있고.

어려워서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받는 사람도 모를 것 같은 그런 편지도 있다.

 

하나는 정확하다.

 

그들은 사랑을 했고

그 사랑의 흔적을 편지라는 글에 남긴 거.

그 사랑이 친구였던, 연인이었던 간에...

사랑의 흔적은 간혹 슬프거나 매우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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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 2006년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박현욱 지음 / 문이당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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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의 아내는 나의 아내이면서

또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

 

아 이게 어찌된 일이냔말인가?

그리고 내 인생은 언제부터 꼬이기 시작했단 말인가?

 

하지만 어느 한 남자의 인생꼬여버린 이 이야기는 어둡거나 칙칙하지 않고 밝고 경쾌하다.

작가의 발칙한 상상력에 몰표를 주었음직한 이 소설은

아무나 상상하지 못하지만 또, 적어도 나한테는, 왠지 이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자꾸 끌어당긴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과 연애-하여 그녀를 내 곁이 두려고 결혼-을 하고

부부-관계를 가지고 있는 와중에 그녀는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왠걸 그러나 그녀는 나도 사랑하고 그도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아내는 결혼했다. 그리고 그와 나는 어정쩡한 혈연관계가 되어버린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렇게 사는 법도 그리 나쁘지 않음을.

뒤집어 살펴보라는 엄중한 되새김질이다.

 

하나 아쉬운 것은 그들이 왜 뉴질랜드로 가야만 하는가다.

작가는 이리뒤집고 저리뒤집고 하다가 끝내는 한국의 보수성에 엉덩이를 데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국 "모든 것이 무너져도 우리에겐 축구가있다"라며 이야기를 후다닥 끝내버렸다.

 

축구의 역사와 축구영웅들에 일화로 구성한 남여관계에 대한 비유도 탁월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책을 펴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너무 재미있다.

뒤에 숨겨진 의미니 뭐니 찾기 전에 일단 읽고 보자.

깔깔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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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여행가방 - 박완서 기행산문집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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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부서를 옮기고나서 밀려오는 새로운 업무와 주위사람들의 요구에 쓸려가버릴 것만 같다.


그 와중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이 책은 소박한 여행기다. 최근에 읽은 일본 책들은 박진감넘치는 이야기 전개와 흥미진진한 소재들로 똘똘 뭉쳐 있어서 숨이 찰 정도로 휙휙 책장을 넘기면서 읽었다.

그런데 이 소박한 여행기는 도무지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천천히 작가의 숨소리에 따라 나도 천천히 읽어야했다.  

다른 고장이나 지역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면서도

박완서의 기행문은 절대 잰체 하지않으며

어쩔 수 없는 심약하고 투박한 인간일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리하여서 티베트의 사원이나, 에디오피아의 참상 앞에서

마음아프지만 보통 사람으로서의 작가를 만나게되고

부담없이 그렇지만 가볍지 않게 작가의 마음을 읽어내려가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숨쉬고

충분히 느끼고

나도 다시 한 숨을 들여마실 수 있을만큼의

시간이 지나자 책 읽기가 끝났고

잃어버린 내 여행가방을 메고 어디론가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나서는 작가에게 너무 고마웠다.


감사합니다. 박완서 선생님

숨쉬고 느끼고 천천히 가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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