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여행가방 - 박완서 기행산문집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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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부서를 옮기고나서 밀려오는 새로운 업무와 주위사람들의 요구에 쓸려가버릴 것만 같다.


그 와중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이 책은 소박한 여행기다. 최근에 읽은 일본 책들은 박진감넘치는 이야기 전개와 흥미진진한 소재들로 똘똘 뭉쳐 있어서 숨이 찰 정도로 휙휙 책장을 넘기면서 읽었다.

그런데 이 소박한 여행기는 도무지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천천히 작가의 숨소리에 따라 나도 천천히 읽어야했다.  

다른 고장이나 지역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면서도

박완서의 기행문은 절대 잰체 하지않으며

어쩔 수 없는 심약하고 투박한 인간일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그리하여서 티베트의 사원이나, 에디오피아의 참상 앞에서

마음아프지만 보통 사람으로서의 작가를 만나게되고

부담없이 그렇지만 가볍지 않게 작가의 마음을 읽어내려가게되는 것이다.

 

그래서 충분히 숨쉬고

충분히 느끼고

나도 다시 한 숨을 들여마실 수 있을만큼의

시간이 지나자 책 읽기가 끝났고

잃어버린 내 여행가방을 메고 어디론가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나서는 작가에게 너무 고마웠다.


감사합니다. 박완서 선생님

숨쉬고 느끼고 천천히 가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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