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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맥주 - 늘 같은 것만 마시는 당신을 위한 맥주 선택법
멜리사 콜 지음, 이용재 옮김 / 테이스트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와인을 좋아한다. 맥주는 그만큼 맛있다는 생각을 못 해봤다. 가만있어보자….내 인생에도 맛있는 맥주들이 몇 번 등장한다. 맥주가 맛있다고 생각한 것은 언제인가?
처음 맥주를 만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약간 까진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언니가 마시는 거라며 걔가 컵에 따라 준 것을 냄새만 맡고 취해서 누워 있었던 기억이 최초다. 그 다음에는 네덜란드 교환학생 갔을 때 친구랑 손잡고 아일랜드 더블린에 가서 기네스 공장을 견학갔을 때다. 공장 견학이 끝나면 맥주 2잔을 마실 수 있는 쿠폰을 주는데, 그 잔의 위용에 놀라고 그때 물맛이 다르니까 이 기네스 맛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먹을 수 없다고 해 마셔볼까?했으나 역시 반잔도 못 먹고 ‘역시 맥주는 독하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이후에 체코에 놀러가서 체코 사람과 우연히 동석하며 버드와이저의 원조가 체코의 부드바이저라며, 지금도 싸우고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진짜 맥주가 맛있다고 느낀 것은 일본에 갔을 때였다. 에비수 맥주, 아사히 맥주, 맥주들이 어찌나 시원하고 맛있는지.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다시 맥주를 안 먹다가 일본 여행가면 열심히 맥주를 먹고 왔다. 그 이후에 드래프트 비어를 알게되었는데 다채로운 향과 맛. 맥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기회가 되면 한 번씩 먹어보고는 있다.
오 이 책 재미있잖아? 이 책은 아름다운 일러스트 만큼 흥미롭고 다채로운 크래프트 맥주라는 세계의 주인공들인 장인정신까지 느껴지는 크래프트 맥주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책이다. 맥덕부터 초보까지를 위한 안내서라고 하는 이 책은 상세하고 친절하면서도 무엇보다 재미있다. 맥주의 탄생에 관한 전설(?)을 듣고, 향과 맛을 묘사하는 문장을 읽고, 아름 다운 라벨을 그린 그림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인터넷으로 어디가면 먹을 수 있지?라고 검색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맥주를 활용한 맥주식빵(?)과 같은 요리법도 알려준다.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는 그간 맥주= 공장음료 라고 무시했던 내가 부끄럽기까지. 크래프트 맥주들이여!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대들을 마구 무시했던 과거를 반성합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전문가일 뿐더러 맥주에 진심이고, 신나게 이 책을 썼다는 느낌이 팍팍 나는 기분 좋은 책이다. 테이스트북스 서포터즈 덕분에 좋은 책들을 많이 보게 되어서 몸과 마음이 스트레칭 된 기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