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1 - 제1부 격랑시대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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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올해 목표가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을 다시 읽고 리뷰 쓰는 것이 목표였는데 읽는 것은 전혀 문제 없는데 리뷰 쓰는 것에 Bottleneck이 걸렸다. 하루 이틀 미루다 보니 23번째 리뷰를 이제서 쓰고 있다. 아리랑에서 일제와 일제 동조세력 때문에 내내 기분이 찜찜했는데 일본의 항복으로 광복이 되어 민초들의 삶이 좀 나아질 것을 기대했었는데 태백산맥을 읽어 보니 민초들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같은 민족인 지주와 이념을 달리하는 동족에게 핍박 받고 서로 죽이고 죽는 가슴 아픈 삶이 반복되었다. 한국 전쟁이 휴전되어 북은 공산주의 이념에 따라 인민을 해방시키고 남은 민주주의 이념에 따라 국민을 만족시키며 잘 살 줄 알았는데 한강을 읽다 보니 세월이 꽤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민초들의 삶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어려운 시절이나 좋은 시절이나 핍박 받는 쪽은 다수의 비 착취 계급이고 착취계급은 이래도 저래도 좋았다. 어떻게 이런 불합리 가 있을 수 있을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비정상적으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고 일제 청산이 전혀 이루어 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세력들의 국가의 경제력과 권력을 그대로 잡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착취계급들은 남한으로 비 착취계급들은 북한으로 이동되면서 스스로 면죄부를 받아 고위직 핵심자리를 꿰차 절대 깨 부술 수 없는 철옹성을 갖게 되어 버린 것이다. 심지어는 지금까지 그 세력들이 건재하며 철옹성 속에서 호의호식하고 천하까지 호령하며 살아가고 있다. 세계 많은 나라들이 식민지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과거사 문제를 청산하였다. 그런데 왜 우리는 …….

강기수는 2대에 걸친 친일파로 국회의원을 두 번씩이나 해 먹은 작자다. 이것이 창피한 줄 모르고 독립군을 비적떼라 부르고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은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일제 강점기에 친일을 하며 뒤로 쌓은 재력을 바탕으로 예비 판검사들인 법대생 30여명을 모아 남천장학사를 만들어 기숙사비와 학비를 대주며 자신의 울타리를 실하게 만들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작자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었으며, 이런 한심한 작자를 국민의 손으로 다시 국회로 불러들였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국민들이 많이 배우고 수준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는 현재도 여전히 반복되는 현상이긴 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다.

유일민, 유일표 형제는 아버지가 공산주의 활동을 하며 6.25 전쟁 때 북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어머니와 가족들은 형사들의 감시를 받으며 아주 가난한 삶을 살고 있었으나 다행히 공부 하나는 이를 악물고 하는 바람에 서울로 유학을 오게 된다. 고향 1년 선배이고 남천장학사 장학생인 김선오의 도움을 받으며 각자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그러던 중 4.19 학생운동이 일어나고 이승만이 하야를 하였다. 유일민은 데모에 참석하지 않았고 김선오는 조금 하다가 들어왔고 유일표는 고등학생이지만 늦게까지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데모하지 않는 학생들을 비겁자라고 하였는데 그들의 상황을 확인 하지 않은 채 그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빨갱이 자식이라고 낙인이 찍혀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어도 빨갱이라고 몰리는 마당에 그쪽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을까? 하라는 일제 청산은 하지 않고 배가 고파서 밥 달라고 외치는 사람을 빨갱이로 몰아 낙인을 찍고 자손들은 연좌제로 묶어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으니 누가 함부로 나설 수 있겠는가? 난 절대 그들을 비겁자라고 부르지 못 한다.

이런 잘못된 과거를 토대로 올바른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의식주 문제만 조금 나아졌다 뿐이지 다른 것들은 거기서 거기다. 검찰, 국회, 청와대, 고위직 공무원, 경찰, 국세청, 언론 등 국가기관은 국민들의 편에 서서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하는데 국민들의 대가리에 올라 사리사욕만 챙기는 현실을 보면 답답하다. 양심 있는 지식인들이 모든 분야에 진출해서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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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 빅블러의 시대, 가장 큰 경쟁자는 경계 밖에 존재한다
조용호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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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사유재산제도이다.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경제적 가치를 취득, 사용, 처분하고 발생하는 경제적 수익을 보장 받는 제도를 말한다. 과거의 사유재산은 거의 대부분이 소유권이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공유 재산(사용권)으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공유는 사회주의 제도의 특징이라고 알고 있는데 물과 기름과 같이 절대 섞일 수 없을 것 같더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경계도 없어졌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복지정책이 모두 공유의 개념이 아니겠는가?  제레미리프킨의 소유의 종말이나 저자가 주장하는 공유에 대하여 100% 공감은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남는 방이나 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외부인에게 선뜻 sharing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20132 20일부터 서울시에서 카셰어링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이름은 나눔 카라고 하는데 서울시민 누구나 차량이 필요할 때 지정된 주차장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486대의 차량을 292개 주차장에 분산 주차하여 30분당 3300원과 킬로미터당 190원씩 유류비가 부과된다고 한다. 이 제도가 자리를 잡는다면 다른 도시에서 벤치마킹을 할 것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차량소유가 서서히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핵심용어는 빅블러 혁명이다. 빅블러란 우리가 알고 있는 사회현상들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즉 소유의 개념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변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누구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변화가 일어나며 일어나는 현상을 분석해 보면

첫째 지구촌의 전체의 인구고령화 문제이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지면서 많은 사회문제들이 대두된다. 생산적인 경제인구가 감소하면 세금과 활동력이 떨어지고 복지예산이 증가되어 국가 경쟁력이 악화되는 악순환 경제구조를 갖게 된다.

둘째 지구촌 전체의 경기침체와 저성장 문제이다. 과거에는 주변국의 경기침체나 저성장이 자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지만 현재는 지구촌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아주 멀리 있는 나라의 경기침체나 저성장에도 도미노처럼 자국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브라질에서 발생한 나비의 날개 짓이 미국의 텍사스에는 토네이도가 발생될 수 있다는 나비이론과 일맥 상통함을 알 수 있다. 타국의 작은 움직임이 자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기상이나 경제나 다를 바 없는 모양이다.

셋째 다극화와 개인화 사회이다. 과거에는 대중매체를 이용하여 개인들을 통제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정보통신의 발달로 통제가 불가능해져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하지 않으면 국가든 기업이든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득권들은 언론을 장악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착각 하며 언론장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넷째 초 연결화이다. 지구상에서 여섯 단계만 거치면 누구나 알 수 있다는 연결화는 밀그램의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지만 지금은 페이스 북이나 휴대폰, 이메일 등을 통하여 초 스피드로 연결된다. 과거의 시간차 접근방식이 현재는 먹히지 않는 다는 것이다. 수 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을 실시간으로 생중계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의 방식은 잊는 것이 현명하다.

다섯째 환경문제와 사회적 가치대두이다. 이 또한 정보통신의 발달이 가져온 효과다. 과거에는 환경이나 사회문제에 관심 갖는 층이 특정인으로 한정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정보통신의 발달로 특정인이 아닌 일반인도 이 문제에 대해 반대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고 대중을 모아 단체행동을 할 수도 있다. 기업의 목표는 이윤창출이지만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그 기업은 생존이 어려울 수도 있다. 기업들이 기부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과거에는 선심 쓰듯이 도왔지만 미래에는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 지역사회, 근로자, 환경, 윤리 등이 하나의 연결고리가 되어 상생의 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EICC 회원인 IBM, HP, INTEL, MS, SONY, PILLPS, APPLE, SAMSUNG 등 이   CSR이라는 사회적 책임기업이라는 규범을 출범시켜 소비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릴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만 명의 보통사람들이 백만 명을 먹어 살릴 수 있는 집단지성 현상들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지적재산권의 권리를 강력한 법으로 수십 년 동안 보호해주고 있어서 지적재산권을 가진 자들은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겠지만 지구를 하나의 울타리로 볼 때 이 것은 오히려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보호하다 보니 기술이 보호기간 동안 멈춰버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프리마케팅이란 무료로 물건을 나눠주거나 접속권을 주는 것이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많은 마케팅과 심리가 숨어 있다. 첫째 광고가 숨어있다. 사용권을 무료로 주면서 광고를 띄워 소비자들에게 광고 효과를 높여준다. 둘째 상호성의 법칙이 적용되어 무료로 받은 기업의 제품은 나중이라도 꼭 구매한다. 셋째는 한 두 가지를 무료로 주고 더 받고 싶은 것은 유료로 전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과거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들이 마케팅에 먹혀 들어가고 있고, 재산 소유가 아닌 효용가치 극대화가 사회 트렌드로 전환되고 있으니 개인들도 과거 현상은 잊어 버리고 이 부분을 인지하고 수용하여 변화에 동참해야 도태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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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10 (무선) - 제4부 전쟁과 분단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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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피아골 하면 왠지 스산하면서 억울함과 한이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피를 흘리고 죽었기 때문일 것이다. 임진왜란 때 왜놈들을 맞아 싸운 수 많은 의병들의 시체가 쌓이는 것부터 시작하여, 갑오년 농민운동 때는 수 많은 농민들의 피가 계곡에 넘쳐났으며, 여순사건과 한국전쟁 때는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던 수 많은 빨치산들이 피아골까지 쫓겨와 피를 뿌렸다. 피를 많이 머금어 피아골 인줄 알았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벼 농사 때 필요 없는 피가 많아서 생긴 이름이라 한다. 개인적으로 전자 쪽의 무게가 두고 싶은데 저자의 말을 빌리면 왜 피아골이라고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빨치산 활동을 하던 강대진이, 박난희가, 송승호가, 천첨바구가, 김혜자가, 김동혁이, 강동기가, 유만복이, 김범준이, 이태식이, 이현상이, 이해룡이, 염상진이 지리산에서 마지막으로 죽으며 남한에서의 빨치산 활동이 마감된다. 대하소설의 특징은 많은 등장인물인데 10권까지 등장인물이 27명인데 주인공 격으로 기억에 남는 이름은 염상구, 염상진 형제와 김범우, 손승호, 안창민, 서민영, 심재모, 하대치, 외서댁, 소화, 이지숙 등이다. 인물들의 평을 해보자면 먼저

염상진은 뚜렷한 가치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자신 보다는 인민해방에 목적을 둔 진정한 지식인으로 빨치산활동의 축이 된 인물로 동서고금을 통틀어 격이 있는 리더의 표상이다. 자기 가족을 지키지 못하는 흠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서번트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

염상구는 불량하고 자본주의와 전혀 무관한 인물로 보이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자본주의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이 소설 주인공 중 최고의 승자라고 본다. 외서댁을 강간하고 사람을 함 부러 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적당히 의리도 있고 제법 머리도 굴릴 줄 알면서 전형적인 자본주의에서 성공할 수 있는 타입이다.

손승호는 염상진과 같은 노선을 걷다가 전향한 후 다시 전향하여 결국 같은 길을 걷는 지식인으로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가감 없이 비판해 버리는 다혈질인 성격을 가진 인물로 묘사되었지만 소설 내에서는 꽤 비중 있는 인물 있었는데 위장 전향을 하기 위해 마을로 가다가 개울에서 물 마시다가 총에 맞는 죽는 대목이 약간 성의 없어 보인다.

김범우는 이 책의 주인공으로 중간자적 입장에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며 조율하는 역할을 할 줄 알았는데 생뚱맞게 공산주의로 전향하며 끝까지 살아남아 어색하게 조연으로 추락해 버린 느낌을 받았다.

안창민, 서민영은 젊은 지식인과 원로 지식인이 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인도하였다. 실천하지 않는 지식은 무용지물이듯 개인의 손해가 예상되더라도 다수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지식인이 걸어야 할 길이다. 안창민 같이 젊은 지식인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되는 일에 목숨을 걸 줄 알아야 하고 서민영 같은 원로는 후방에서 무지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일을 해야 한다. 꼭 필요한 욕심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버려야 한다.

심재모 또한 이 시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리더상이다. 불합리를 보고 분노할 줄도 알고 대를 위해 자존심을 굳힐 줄도 아는 훌륭한 인물이다. 우리 사회는 이런 리더들이 많을 수록 좋은 세상이 된다. 우리나라 리더들을 보면 의무는 하나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주장하는 모순된 리더상만 보여주고 있다. 경제수준과 국민수준이 이 정도 높아 졌으면 리더들 또한 일정 수준까지는 올라가 줘야 하는데 격이 떨어 져도 너무 떨어진다. 안창민의 빨치산 교육처럼 많이 배웠다고 해서 유식한 것이 아니듯이 높은 위치와 학력 그리고 높은 지식을 가졌다고 하여 격이 결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리더다운 행동을 할 때 격이 맞다 고 한다.

하대치는 우리사회가 원하는 참모상이다. 대의를 위해서 사적 감정은 조용히 잠재울 수 있는 정신력, 한번 보스는 영원한 보스로 모시고 절대 배신하지 않는 의리, 동료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 뛰어난 체력 등 뭐하나 나무랄 데 없이 참모로 배울 점이 많았던 인물이었다.

외서댁은 이 소설에서 나타내는 활약상 보다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수 많은 남정네들이 그녀를 탐내 했을까라는 생각에 외모가 궁금했다.

소화는 무당인데 신이 내리면 일반인들과 같은 일을 할 수 없다고 하던데 입산하여 투쟁을 하고, 염상구의 고문으로 정하섭 모르게 혼자 유산을 하고, 거제도 포로 수용소에서 활동하는 정하섭조차 모르게 임신을 하고, 그가 돌아 올 기약도 없는데 헌신적으로 기다리는 상사화 같은 사랑을 한 가엾은 여인이지만 모순되게 이런 내조를 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

빨치산 활동을 하던 여성가운데 그나마 가장 행복한 여인은 이지숙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했던 연인 안창민과 결혼을 2번이나 하고 무기징역은 받았지만 결국 살아 남았으니까 

영화나 영상으로 태백산맥을 봤더라면 많은 것을 놓쳤을 것이다. 등장인물 270면의 성격묘사에서부터 사물 묘사, 그리고 과거 역사 기록까지(사실 역사책에 나오는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라고 보기에는 좀 어렵다고 본다.) 왜 저자가 글 감옥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간다. 저자의 노고에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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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9 (무선) - 제4부 전쟁과 분단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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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 무당, 소작농 등 소외계층들이 왜 공산주의를 지지하고 빨치산이 되어 목숨 걸고 투쟁 했을까? 아마도 이유는 딱 한가지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일 것이다. 공산당이 아닌 누구라도 그들을 사람답게 대해 주었다면 신명을 다 해 충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득권세력들의 착취가 투쟁을 부추겨 산으로 내 몬 것이다.

 

태백산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염상구다. 비열한 듯 하지만 의리도 있고, 멍청한 듯 하지만 실리에 밝고, 잔인한 듯 하지만 인정도 있고 팔색조의 성격을 가진 자로 자본주의에서 성공 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윤씨네 큰 재산을 얻기 위해 전 재산을 예물로 내 놓는 결단력으로 윤옥자와 결혼한 것이며, 자신의 부하들을 토벌대로 보내려는 권서장과 대립하는 의리와 배포며, 최익달 양조장 개업식에 찾아와 행패를 부리던 상이용사(재건대) 4명을 말 한마디로 제압하는 말 솜씨며, 조합장 유주상이 명의신탁 한 논을 날로 먹는 자신감을 보면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힘과 머리를 골고루 갖춘 인물이라고 본다. 그가 소작농이나 농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이익을 얻었다면 지탄 받겠지만 국가에서도 하지 못하는 기득권세력들의 기득권을 농락하는 행동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이념충돌이 이 전쟁을 발생시켰지만 각 이념 안에서도 대립 각이 형성되었다. 자본주의에서는 지배계층과 피 지배계층간의 대립이, 공산주의는 북로당과 남로당원 간의 대립이 해결과제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북쪽에서는 남조선을 해방시키려 왔다라는 우월감으로 남쪽 당원들의 불만을 야기시켰기 때문에 같은 사상을 가졌지만 다른 생각을 가지고 힘든 빨치산 활동을 하며 대립하니 염상진 같은 지도자들의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미군과 한국군의 대립 또한 문제이다. 장군이 버릇없이 구는 일개 사병을 혼낸 것에 대해 항의하며 지휘관을 인사조치하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미군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어떠한 처벌도 내리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권리만 찾으려는 미국이 과연 합리주의 국가인지가 의심스럽다. 이 소설 속에서만 자행된 일이라면 픽션이라 그러려니 하겠지만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되니 그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소화는 정하섭의 아들을 감옥에서 낳아 민승이란 이름을 지었고, 최서학은 송경희와 결혼을 약속하고, 김범우는 파편을 맞아 부상당한 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는데 우연히 신문기자 민기홍을 만나 치료 받는데 도움을 받았으나 결국 발을 절게 되고, 정하섭이 김범우를 찾아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훗날을 도모한다.

 

중인계급의 생리가 묘하고 고약하다. 지배계급과 기본계급 중간에 끼어 중간착취를 일삼는 것이 중간착취 계급으로 관리로서는 아전이, 도시에서는 상인이, 농촌에서는 마름이 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은 지배계급에 대한 열등감과 기본계급에 대한 우월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정치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보수집단인 반면에 정치세력의 변동에 따라 언제나 민감하게 변신하는 교활한 기회주의자들이다. 지리산에서 박두병이 손승호에게 한 말이다. 상당부분 일리가 있다. 선거 때 마다 국가나 다수의 국민들의 안위보다는 자신들의 위치가 훨씬 우선인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불합리를 보고 공분하지 않는 자는 민주주의에 무임으로 편승해가는 자들이다. 불의를 보고 분노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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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8 (무선) - 제4부 전쟁과 분단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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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선과 이학송은 서울을 떠나 평양과 인민군 제7군단 75사단을 거쳐 총정치국 문화부에 도착하여 인민군 신문 제작에 참여하여 정찰대를 취재 중 정하섭을 만났고, 이어 박헌영의 지시로 서울로 돌아가 해방일보 제작하는 임무를 맡아 서울에 들어와 집에 가보니 아내는 잡혀가고 아이들은 엄마를 찾아 나서 생사를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

여기서 혁명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다. 왜 혁명은 하느냐고 다 함께 잘 살기 위해 혁명을 하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혁명도 좋지만 최소한 가족의 안위는 돌 보는 것이 가장으로서 기본도리일 것인데 내 가족 하나 돌보지 못한 사람이 타인을 위해 혁명한다는 것이 모순처럼 보인다. 혁명가가 되려고 했거든 가족은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 어쩌면 가족을 만든 것은 자기만을 생각한 처사가 아닌지 묻고 싶다.

 

손승호는 구빨치산인 솥뚜껑과 화선투쟁을 하며 좋은 체력을 가지게 되었고 동지애를 느꼈으나, 박두병의 명에 따라 연예대에 들어가 대본이나 시를 쓰다 재귀열(미국이 뿌린 세균전)에 걸렸으나 박난희의 간호로 병을 이겨내고, 소화는 임신하여 들몰댁과 함께 후방부 사업을 하다가 발각되었으나 염상구의 도움으로 징역 5년 형을 선고 받아 수감 중이고, 외서댁은 화선투쟁 전사로 지원하여 남자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고, 유동수는 빨치산 생활에 회의를 느껴 자수하였으나 총살당해 실리도 못 챙기고 남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으며, 김범우와 김범준의 아버지 김사용은 천수를 다하고 죽었으나 둘 다 공산주의 투쟁을 하느라 장례에 참석조차 하지 못하고, 염상구는 솥공장이 탐나 얼굴은 변변치 않지만 윤옥자와 결혼에 성공 하고, 김복동은 재귀열병에 걸려 죽는다. 전쟁에는 착한 전쟁이 없다고 하듯이 화학전, 생물학적 등 무자비한 살인 도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재모는 소령으로 진급한 뒤 훈련소에서 사병을 육성하였는데 훈련소의 군수품을 빼돌려 한 몫 잡으려는 사람들이 라인을 타고 들어왔는데 국회의원 아들인 유 소위라는 자가 훈련병을 구타하다 죽인 사건을 문제삼자 헌병대에서 올가미를 씌워 사건을 무마시켰다. 심재모의 평소 성격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었지만 법도 상식도 통하지 않는 난세에 자기 주장만 하면 꺾이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훗날을 도모하고자 했으나 방위군 교육대장으로 좌천되고 방위군 부사령관 윤익헌 대령의 비리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괘씸죄에 걸려 가장 전쟁이 치열한 동부전선으로 전출을 받아 임무 수행 중 수류탄 파편을 맞아 춘천야전병원으로 후송되어 수술을 받고, 양효석은 국방군 11사단 중대장으로 지리산 부근에서 공비섬멸 작전을 수행하던 중 면사무소를 습격받아 경찰 11명이 죽자 화가 난 연대장은 공비와 소통한 통비분자를 소탕하라는 명령을 3대대장에 하달하고 이에 양효석 일당은 양민 500명을 학살하였다. 이것이 거창양민학살이다. 하지만 현장 지휘관으로 책임을 지지 않고 대위로 승진하여 벌교 토벌군 사령관으로 폼을 잡아가며 사심이 있는 송경희를 송성일을 이용하여 노렸으나 사단의 임무교대로 부대이동명령에 따라 벌교를 떠났다.

김범우는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미군 통역으로 나서 포로를 심문하는 통역을 맡았지만 미국이 한국전쟁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세계16개의 유엔군이란 명목으로 위장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회의를 느끼고 있던 중 아시아인은 미국인과 동등하지 않고 인간 이하의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건과 같이 보아 동물 죽일 때 불쌍하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처럼 그들은 결코 휴머니스트가 아니다라는 말을 영국군 토스에게 듣고 탈출을 감행하여 인민군부대 통역관이 된다

 

안창민은 지구 정치학교 강사로서 사상 학습을 시키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사람의 유식이나 무식은 학교공부를 배우고 못 배우고의 차이가 아니라 배움을 통해 바르게 쓰느냐 나쁜 쪽으로 쓰느냐에 따라 유무식이 갈린다. 또한 못 배웠다고 해서 나는 무식하다라는 생각을 갖지 말고 공부는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먹은 데로 생겨나니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자유주의 배격 11훈이라 하여 자아비판 지침 또한 의미를 가진 내용이어서 발췌하였다. 첫째 동창, 친지, 부하, 동료의 잘못을 알면서 책하지 않고 화평의 수단으로 방임해서는 안 된다. 둘째 전면에서 말하지 하고 뒷담화를 하는 것을 삼가 하라. 셋째 타인을 책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 것을 명석한 보신술이 라고 치고 침묵하는 것이 잘못이다.

넷째 간부라고 해서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다섯 개인공격을 일삼아 보복하려는 태도는 좋지 않다. 공산주의 자체 성격이 강해서 여섯, 일곱은 pass 여덟 군중의 이익에 해독이 되는 행동을 보고 격분하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하다. 아홉 자기가 맡은 바 일에 충실하지 않고 하루를 되는 대로 지내는 것은 좋지 않다. 열 선배라고 하여 큰 일을 할 능력은 없으면서 작은 일을 하기 싫어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 마지막 자기의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 자기를 반성하되 비관과 실망으로 그치고 마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이것을 본인과 맞춰 좌우명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인민군이 들어오면 정부에 협조한 사람이나 인민군에게 협조하지 않는 사람을 숙청하고 다시 국방군이 들어오면 인민군에 부역했거나 동조했던 사람들을 전부 잡아 가거나 죽이고 미군이 들어오면 사람들을 노리개 정도로 생각하며 무차별적인 폭력과 강간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었으니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것 자체에 환멸이 느껴진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군들이 범죄를 저질러도 우리나라에서 그들을 처벌할 수 없으니 경제나 사회가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인권이나 미군 문제에 관해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밀고 밀리는 상황에서 이승만 정부는 국민방위군 설치법을 만들어 전시나 사변에 병력동원을 신속하기 하기 위해 만 17시부터 만 40세 이하의 장정들을 국민방위군에 편입시키는데 지원보다는 강제 징집에 가까웠다. 최인석 또한 징집되어 전쟁터에 도달하기도 전에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고 만다.

아무 대책 없이 국민방위군을 편성한 정부의 무모함으로 수 많은 젊은이들이 총 한번 쏘아 보지 못하고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 갔다는 사실은 무능한 지도자가 얼마나 많은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이다.

 

인민의 지지 없이는 혁명은 이루어질 수 없고, 인민의 협조 없이는 빨치산이 존재할 수 없는 일이다국민의 지지 없이는 국가를 이룰 수 없고 국민의 협조 없이는 어느 당도 정책을 수행하지 못한다.  

빨치산은 먹이도 무기도 적으로부터 구한다. 적의 무기로 적을 무찌르는 것이 빨치산이다이 말 한마디가 빨치산 활동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잘 나타내는 말이다.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명이념을 투철하게 지키면서 그것을 지속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데 충실해야 한다.’ 혁명뿐 아니라 선 순환이 되려면 지속적인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은 역시 어쩔 수 없는 우익의 집이고 역사의 정당성이고 다수의 삶을 위한 혁명도 필요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도시일 뿐이다. 소위 똑똑하고 잘 사는 사람 대부분이 서울이라는 울타리에서 산다. 이들은 법이 있어도 잘 빠져 나가며, 심지어는 군대도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마어마한 부와 권력이 따라 다닌다. 왜 혁명가들이 혁명을 하는가? 이들의 타도를 위해 하는 것이다. 이들이 노블리스오블레스제를 실행한다면 더 이상 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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