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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8 (무선) - 제4부 전쟁과 분단 ㅣ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김미선과 이학송은 서울을 떠나 평양과 인민군 제7군단 75사단을 거쳐 총정치국 문화부에 도착하여 인민군 신문 제작에 참여하여 정찰대를 취재 중 정하섭을 만났고, 이어 박헌영의 지시로 서울로 돌아가 해방일보 제작하는 임무를 맡아 서울에 들어와 집에 가보니 아내는 잡혀가고 아이들은 엄마를 찾아 나서 생사를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
여기서 혁명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있다. 왜 혁명은 하느냐고 다 함께 잘 살기 위해 혁명을 하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혁명도 좋지만 최소한 가족의 안위는 돌 보는 것이 가장으로서 기본도리일 것인데 내 가족 하나 돌보지 못한 사람이 타인을 위해 혁명한다는 것이 모순처럼 보인다. 혁명가가 되려고 했거든 가족은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 어쩌면 가족을 만든 것은 자기만을 생각한 처사가 아닌지 묻고 싶다.
손승호는 구빨치산인 솥뚜껑과 화선투쟁을 하며 좋은 체력을 가지게 되었고 동지애를 느꼈으나, 박두병의 명에 따라 연예대에 들어가 대본이나 시를 쓰다 재귀열(미국이 뿌린 세균전)에 걸렸으나 박난희의 간호로 병을 이겨내고, 소화는 임신하여 들몰댁과 함께 후방부 사업을 하다가 발각되었으나 염상구의 도움으로 징역 5년 형을 선고 받아 수감 중이고, 외서댁은 화선투쟁 전사로 지원하여 남자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고, 유동수는 빨치산 생활에 회의를 느껴 자수하였으나 총살당해 실리도 못 챙기고 남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으며, 김범우와 김범준의 아버지 김사용은 천수를 다하고 죽었으나 둘 다 공산주의 투쟁을 하느라 장례에 참석조차 하지 못하고, 염상구는 솥공장이 탐나 얼굴은 변변치 않지만 윤옥자와 결혼에 성공 하고, 김복동은 재귀열병에 걸려 죽는다. 전쟁에는 착한 전쟁이 없다고 하듯이 화학전, 생물학적 등 무자비한 살인 도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재모는 소령으로 진급한 뒤 훈련소에서 사병을 육성하였는데 훈련소의 군수품을 빼돌려 한 몫 잡으려는 사람들이 라인을 타고 들어왔는데 국회의원 아들인 유 소위라는 자가 훈련병을 구타하다 죽인 사건을 문제삼자 헌병대에서 올가미를 씌워 사건을 무마시켰다. 심재모의 평소 성격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었지만 법도 상식도 통하지 않는 난세에 자기 주장만 하면 꺾이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훗날을 도모하고자 했으나 방위군 교육대장으로 좌천되고 방위군 부사령관 윤익헌 대령의 비리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괘씸죄에 걸려 가장 전쟁이 치열한 동부전선으로 전출을 받아 임무 수행 중 수류탄 파편을 맞아 춘천야전병원으로 후송되어 수술을 받고, 양효석은 국방군 11사단 중대장으로 지리산 부근에서 공비섬멸 작전을 수행하던 중 면사무소를 습격받아 경찰 11명이 죽자 화가 난 연대장은 공비와 소통한 통비분자를 소탕하라는 명령을 3대대장에 하달하고 이에 양효석 일당은 양민 500명을 학살하였다. 이것이 거창양민학살이다. 하지만 현장 지휘관으로 책임을 지지 않고 대위로 승진하여 벌교 토벌군 사령관으로 폼을 잡아가며 사심이 있는 송경희를 송성일을 이용하여 노렸으나 사단의 임무교대로 부대이동명령에 따라 벌교를 떠났다.
김범우는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미군 통역으로 나서 포로를 심문하는 통역을 맡았지만 미국이 한국전쟁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세계16개의 유엔군이란 명목으로 위장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회의를 느끼고 있던 중 ‘아시아인은 미국인과 동등하지 않고 인간 이하의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건과 같이 보아 동물 죽일 때 불쌍하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처럼 그들은 결코 휴머니스트가 아니다’라는 말을 영국군 토스에게 듣고 탈출을 감행하여 인민군부대 통역관이 된다
안창민은 지구 정치학교 강사로서 사상 학습을 시키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사람의 유식이나 무식은 학교공부를 배우고 못 배우고의 차이가 아니라 배움을 통해 바르게 쓰느냐 나쁜 쪽으로 쓰느냐에 따라 유무식이 갈린다. 또한 못 배웠다고 해서 나는 무식하다라는 생각을 갖지 말고 공부는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먹은 데로 생겨나니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자유주의 배격 11훈이라 하여 자아비판 지침 또한 의미를 가진 내용이어서 발췌하였다. 첫째 동창, 친지, 부하, 동료의 잘못을 알면서 책하지 않고 화평의 수단으로 방임해서는 안 된다. 둘째 전면에서 말하지 하고 뒷담화를 하는 것을 삼가 하라. 셋째 타인을 책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 것을 명석한 보신술이 라고 치고 침묵하는 것이 잘못이다.
넷째 간부라고 해서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다섯 개인공격을 일삼아 보복하려는 태도는 좋지 않다. 공산주의 자체 성격이 강해서 여섯, 일곱은 pass 여덟 군중의 이익에 해독이 되는 행동을 보고 격분하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하다. 아홉 자기가 맡은 바 일에 충실하지 않고 하루를 되는 대로 지내는 것은 좋지 않다. 열 선배라고 하여 큰 일을 할 능력은 없으면서 작은 일을 하기 싫어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 마지막 자기의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 자기를 반성하되 비관과 실망으로 그치고 마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이것을 본인과 맞춰 좌우명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인민군이 들어오면 정부에 협조한 사람이나 인민군에게 협조하지 않는 사람을 숙청하고 다시 국방군이 들어오면 인민군에 부역했거나 동조했던 사람들을 전부 잡아 가거나 죽이고 미군이 들어오면 사람들을 노리개 정도로 생각하며 무차별적인 폭력과 강간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었으니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것 자체에 환멸이 느껴진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군들이 범죄를 저질러도 우리나라에서 그들을 처벌할 수 없으니 경제나 사회가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인권이나 미군 문제에 관해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밀고 밀리는 상황에서 이승만 정부는 국민방위군 설치법을 만들어 전시나 사변에 병력동원을 신속하기 하기 위해 만 17시부터 만 40세 이하의 장정들을 국민방위군에 편입시키는데 지원보다는 강제 징집에 가까웠다. 최인석 또한 징집되어 전쟁터에 도달하기도 전에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고 만다.
아무 대책 없이 국민방위군을 편성한 정부의 무모함으로 수 많은 젊은이들이 총 한번 쏘아 보지 못하고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 갔다는 사실은 무능한 지도자가 얼마나 많은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이다.
‘인민의 지지 없이는 혁명은 이루어질 수 없고, 인민의 협조 없이는 빨치산이 존재할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 지지 없이는 국가를 이룰 수 없고 국민의 협조 없이는 어느 당도 정책을 수행하지 못한다.
‘빨치산은 먹이도 무기도 적으로부터 구한다. 적의 무기로 적을 무찌르는 것이 빨치산이다’ 이 말 한마디가 빨치산 활동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잘 나타내는 말이다.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명이념을 투철하게 지키면서 그것을 지속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데 충실해야 한다.’ 혁명뿐 아니라 선 순환이 되려면 지속적인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은 역시 어쩔 수 없는 우익의 집이고 역사의 정당성이고 다수의 삶을 위한 혁명도 필요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도시일 뿐이다. 소위 똑똑하고 잘 사는 사람 대부분이 서울이라는 울타리에서 산다. 이들은 법이 있어도 잘 빠져 나가며, 심지어는 군대도 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마어마한 부와 권력이 따라 다닌다. 왜 혁명가들이 혁명을 하는가? 이들의 타도를 위해 하는 것이다. 이들이 노블리스오블레스제를 실행한다면 더 이상 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