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7 - 2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7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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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환, 강쇠, 윤도집, 윤도집의 큰 아들 필구, 진주의 관수, 산천 객주집 주인 석포, 운봉노인, 지삼만, 조막손 손가는 동학이란 이름으로 제폭구민, 보국안민의 기치 아래 학정을 쳐부수고 일본에 항쟁하고 있는 인물들인데 환이의 주도권를 못 마땅하게 보고 있으나 냉철한 판단과 뛰어난 언변으로 그들을 설득하고 모임을 지속시킨다.

환이는 평사리에 가서 옛 추억을 생각하며 돌아다니다가 동네 사람들에게 죽을 만큼 몰매를 맞고 춘매에게 위탁한 후 강쇠를 만나 돌아간다. 환이는 동네 사람들에게 대항할 능력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맞은 이유는 별당아씨에 대한 생각과 자신에 대한 원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와 달리 평사리 사람들이 환이를 때린 이유는 별당아씨와 도망가는 바람에 최 참판댁이 이 지경이 되었고, 때문에 자기들의 삶이 어려워 졌다는 논리 때문이었다. 내 생각에는 조준구하고 일본 놈들 때문인 것 같은데........

혜관은 상현과 기화를 만났고, 기화는 혜관과 간도까지 동행하기를 희망한다. 일가친척 없이 혼자가 되다 보니 서희나 길상, 월선, 김훈장 등 옛 추억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간도에 도착하여 최서희를 찾아 갔는데 길상과 혼인한 상태였다. 봉순은 둘의 혼인을 축복해 주었고 서희는 봉순의 등장에 당황해 하나 이내 안정을 찾고 예전과 같이 봉순을 대한다. 그러나 봉순은 길상의 엄청난 변모에 놀란다.

서희는 일전에 이동진이 사람을 보내 군자금을 요청하였을 때 거부한 이유를 봉순에게 설명해 준다. 물론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서희의 영특함에 놀랬다. 군자금을 내 놓고 싶었지만 세상에 비밀이 없기에 거부 했던 것이다. 이를 헤아리지 못한 김훈장이나 이상현 등은 돈 밖에 모르는 계집이라 치부하고 못 마땅히 여긴 것이다.

서희는 조준구가 토지의 절반을 팔아 먹었다는 말을 듣고, 봉순이의 연줄로 공노인을 보내 토지를 되 찾고자 한다. 향후 공노인의 활약이 기대된다.

상전과 결혼한 것이 자유의 날갯죽지가 부러진 것이라 생각하며 고독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길상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서희는 공손하고 지순해졌다. 길상이에서 김주사, 김선생으로 신분이 상승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이네를 생각한다. 측은지심일까 아님 이루지 못한 사랑 때문일까? 후회할 거라면 결혼을 하지 말았어야 했고 결혼을 했으면 결혼생활에 충실해야 할 것 같은데 길상이 무엇 때문에 흔들리는지 모르겠다. 아들까지 낳았으면 서희를 도와 집안도 일으키고 무지한 국민들을 계몽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김두수는 윤이병을 시켜 금녀를 데려오라고 시켰으나 금녀는 학교생활에 만족해 하며 윤이병과의 동행을 거부하고 윤이병에게 김두수의 밀정 노릇은 그만하고 그에게 멀리 떠나라고 충고한다. 이 일의 실패로 결국 윤이병은 김두수의 칼에 죽는다.

송애 또한 김두수 밀정을 하다가 길상과 송장환 그리고 그의 양아버지에게 까지 발각되는 바람에 용정을 떠나게 된다. 이 사건으로 김두수와 길상은 만나지만 서로의 속내는 드러나지 않는다.

 

주갑은 기화가 가져온 고기를 임이네가 숨겨놓자 골탕먹일 속셈으로 고기를 혼자 구워 먹다가 급체했는데 강의원의 도움으로 회복하고 강의원에게 위탁한다. 기화를 본 후 짝사랑을 하다 주제를 파악하고 강의원을 따라 나서기로 한 것 같다. 어느 누구 보다 의리도 있고 배짱도 있고 사리가 밝은 인물이다. 사실 이런 사람이 잘되어야 하는데 훗날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행방이 묘연했던 강포수가 그의 아들 두메를 데리고 용정에 나타났다. 강포수의 두메에 대한 무한 사랑로 공노인에게 부탁하여 두메를 학교에 보낸다. 두메와 홍이의 복선이 있는데 향후 독립운동에 한 획을 긋지 않을까 생각한다.

 

7권에서의 이슈는 길상과 서희 결혼 소식이었고, 그들만의 러브스토리가 있을 것 같았는데 저자는 단 한 줄로 그들의 결혼을 묘사하였다.

이동진과 권필응, 장인걸이 거론했던 손문과 원세개라는 인물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궁금하여 발췌하였다.

손문은 공화제 창시자로 국민정부시대에 국부로 최고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형이 있는 하와이에서 신교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귀국하였으나 전통과 신문화의 갈등으로 홍콩으로 이주하여 의사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삼합회 수령인 정스량과의 친분으로 반청운동에 가담하여 혁명가의 길을 걷는다. 신해혁명 이후 귀국하여 임시 대총통에 추대된 후 중화민국을 발족 시키고, 삼민주의를 주장하며 청나라를 멸망시키고 공화제를 도입하기로 원세개와 합의 하고 총통의 자리를 넘겨주었으나, 원세개는 이를 어기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버린다. 이에 쑨원은 중국혁명동맹회를 개조하여 국민당을 설립하여 위안스카이에게 대항하였으나 무력에 밀려 폐퇴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사회개혁을 추진하였으나 제2혁명이 실패하자 일본으로 망명하여 중화혁명당을 창설하고 군벌들이 얽혀 싸우는 틈에 호법운동을 벌여 광둥을 중심으로 정권수립에 힘을 썼으나 좌절되자, 국산당과 제휴하고 노동자와 농민을 결속시켜 북벌을 준비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채 간암으로 사망하였다.

손민의 삼민주의는 태평청국의 혁명적 전통을 이어받고, 프랑스의 인민주권설, 영국의 사회학설을 받아들여 중국현실에 적응시켰던 것이다. 임시정부를 지원한 공으로 대한민국 정부에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하였다.

원세개는 조선에서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조선의 정세를 안정시킨다는 빌미로 우장경을 따라 조선에 부임하였다. 임오군란 주동자 흥선대원군을 납치하여 청나라로 압송하였고, 갑신정변에는 고종이 일본군에 납치되지 전투에 참여하여 고종을 구출하였다. 이홍장은 조선에서의 공적으로 조선주재총리교섭통상대신에 취임 시켜 서울에 주재하게 한다. 그는 조선의 내정, 외교를 조정 간섭하고 청나라 세력을 뿌리내리면서 일본, 러시아와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이후 서태후의 신임을 얻어 승진을 거듭하다 신해혁명 이후 총리대신이 되어 청나라의 실권을 잡은 후 황제를 퇴위시키고, 쑨원에게 넘겨 받은 총통에 취임하여 독재제체를 만들어 스스로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품고 일본의 21개 요구 사항을 받아들여 연호를 홍헌으로 개원하였으나 주변국의 황제제도 취소 권고와 반원운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원세개나 쑨원 둘의 삶이 한편의 역사 책이다. 설마 이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도와 주었겠는가 마는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니 의병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거론할 만한 이유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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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6 - 2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6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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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 6권에서 가장 큰 사건은 조선토지조사사업 인 것 같다. 일제는 을사늑약으로 토지조사국을 설치하여 조선의 토지조사를 실시한다. 누구를 위한 조사인가?

토지조사 실시 전에 행정구역의 명칭, 토지의 명칭과 사용목적, 과세지와 비과세지, 경지의 경계, 산림의 경계, 토지표시 부호, 토지의 지위, 소유권, 질권, 저당권, 소작인과 지주관계 등을 세밀하게 조사를 마친다. 조사내용은 크게 토지 소유권 및 토지가격 조사, 그리고 지형지모의 조사로 이루어 졌다. 토지 소유권 및 토지가격 조사를 위해 행정구역 이, 동 명칭과 구역 및 경계의 혼선을 정리하고, 지명의 통일과 강계의 조사, 신고서류의 수합, 지방경제 사정과 토지의 관행을 명확히 하는 준비조사를 하고, 토지 소유권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필지 단위로 지주,강계, 지목, 지번을 조사하년 일필지조사를 하고, 불분명한 국유지와 민유지, 미 정리된 역둔토, 소유권이 불확실한 미 개간지를 정리하기 위한 분쟁지조사, 토지의 지목에 따라 수익성의 차이를 근거하기 위한 지위등급조사, 토지조사부, 토지대장, 토지대장집계부, 지세명기장의 필요에 따른 장부조제, 토지 소유권 및 그 강계 심사의 임무를 위한 토지조사 위원회 구성과 사정, 토지 소유권을 비롯한 강계의 확정에 대하여 토지신고 이후의 각종 변동사항을 바로잡기 위한 이동지 정리, 최종적으로 지적이 이동된 것을 조사하여 토지대장 및 지적도를 확실히 하기 위한 지적조사로 사업이 진행되었다.

이 사업을 통하여 그 당시 돈으로 20,406,489원의 재정과 12,388명의 직원이 투입되었으며, 전체 토지 19,107,520필지의 소유권을 강계하였고, 분쟁지 33,937건의 99,455필지를 해결하였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첫째 자본주의적 토지제도 확립으로 식민통치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 행정구역, 도로, 헌병 주재지의 설정. 둘째 일본인의 정착에 필요한 토지 확보의 수단. 셋째 무지주, 무신고 토지의 국유화로 통치기구의 재정을 확보. 넷째 전통적인 양반계층의 지주권을 식민지적 지주계층으로 개편하여 식민사회 기반을 구축. 다섯 거주를 토지와 결부시켜 한국인의 동정을 살펴 영구적인 식민통치 기반을 구축. 여섯 모든 자원을 파악하여 세금과 수탈경제의 기반을 구축하려는 악의적인 목적이 있었다.

이 결과로  실제 토지 소유자들은 권리를 잃고 영세 소작인으로 전락하고, 조선 총독부는 전국토의 40%의 소유하는 대 주주가 되었다. 이때 설립된 회사가 동양척식주식회사와 후지흥업, 기다쿠라, 히가시야마, 후지이 등이다.

제로섬에서 한쪽이 취하면 다른 한쪽은 전혀 취할 수 없듯 우리 백성들을 노예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어쩌면 그 당시 토지조사의 기틀이 현재 우리나라의 토지 행정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사모했던 금녀를 김두수에게 빼앗기고 오히려 그의 밀정까지 된 윤이병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사는 걸까? 인간의 최고 능력인 이성은 사라지고 오로지 동물적 본능만 남아 국가나 가족, 심지어는 가르치는 학생들조차 관심이 없고 오로지 나만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는 것 같은데 이런 사람이 어떻게 교육자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교육자라면 투철하지는 않더라도 사명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안타까울 뿐이다. 옛 말에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있듯 선생은 임금과 아버지와 동급인데 윤이병 같은 자들이 선생으로 나서니 선생들의 입지가 열악해 질 수밖에 없다. 훌륭한 선생들도 많지만 교육자라는 것을 직업으로 생각하고 영혼 없이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들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교육이 바라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희는 길상이와 혼인 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당사자 외에는 어느 한 사람 반기는 사람이 없다. 명분과 이해관계 때문일 것이다. 이동진의 아들 상현은 혼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서희와 연결되기를 원하고 있고, 김훈장은 양반과 상놈이 어떻게 혼인을 할 수 있냐는 명분 때문에 반대 하고, 이동진 역시 겉으로는 그 들의 혼인을 반기는 듯 하지만 내막은 김훈장과 다르지 않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지문이 그것을 반영하고 있다.  p77 '이상한 일이었다. 이동진의 어깨가 축 처진다. 실망이기보다 안도의 분위기다.' 송애는 길상을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시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같은 신분이었던 길상의 신분이 올라가는 것에 배가 아팠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서희는 주변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회령으로 가서 길상이 마음에 두고 있던 과부를 만나 그녀의 속 마음을 확인하고 길상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다. 개인적으로 봤을 땐 용기 있고 똑똑한 처사 였다고 생각한다. 돌아오는 도중에 마차가 뒤집혀 서희가 많이 다치는 바람에 길상은 마음을 고쳐 먹었을 것이고 곧 이들이 혼인이 성사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송애는 길상을 사모하다 포기하고, 윤이병의 겉 모습만 보고 그를 좋아했는데 김두수가 이를 놓치지 않고 윤이병을 가장하여 송애를 범하고 그녀까지 밀정으로 삼는다.

우관스님이 입적하면서 윤씨부인에게 받은 오백섬지기 땅을 환이에게 넘겨주라는 부탁을 혜관에게 하였는데 환이는 이것을 의병 군자금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일찍이 환이와 혜관은 동학운동에 동참했던 인물들이었다.

이상현은 황춘배의 사랑방에서 그의 아들 황태수와 서의돈은 친구이면서 강사인 임명빈에게 일본어를 배운다. 이들은 모두 기득권 세력들로 하는 것 없이 놀고 먹으며 국가의 안위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하다. 밀정 노릇을 한 윤이병과 별반 다르지 않는 인물들 이라고 생각한다. 지식인이라면 양심 있는 행동을 해야 하는데, 돈도 있고 지식도 있는 사람들이 국가 안위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봉순이는 기생이 되어 이름을 기화로 바꾼 다음 진주에서 꽤 이름난 소리꾼이 되어 있었는데 상현이 찾아와 간도의 상황(서희, 길상, 용이, 김훈장 등의 이야기)를 전달해 준다. 이에 봉순은 그들을 그리워한다.

조준구의 무고로 죽은 정한조의 아들 석이는 어머니와 어린 여 동생을 데리고 물을 날라주며 살고 있는데 관수가 친밀감을 표현하며, 윤도집, 혜관, 환이 등의 모임에 가입시켜 큰 일을 시키려 한다.

두만네는 진주로 이사를 했다. 이유는 크게 2개인데 첫째는 간난할매 덕에 얻은 전답을 조준구에게 빼앗겼기 때문이고, 둘째는 두만이가 서울에서 목수일을 하며 착실히 모은 돈으로 땅을 샀기 때문이다. 두만은 난쟁이 막딸이한테 장가를 들었는데, 서울에서 데리고 온 둘째 부인도 막딸이와 같은 난쟁이다. 그런데 둘째 부인의 음식 솜씨가 좋아 음식점을 냈는데 대박인 모양이다. 꼴이 이 모양이면서 물지게 꾼 석이를 괄시하는 걸 보면 성격은 그다지 좋지 않은 모양이다.

일제 강점기 때 실상이 이러 했더라도 일본 놈들을 혼내주고 권선징악이 되었으면 속이라도 시원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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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5 - 2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5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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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에 화재가 나서 시가의 절반이상의 건물이 잿더미가 되었다. 의도된 방화. 이럴수록 힘든 건 민초들의 삶이다. 그러나 서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십시일반 하면 선 순환으로 갈 수 있을 텐데 제로섬게임에서 선점 하려다 보니 임이네 같은 마음이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악은 악을 싫어 하듯 귀녀,칠성, 평산의 죽음 그리고 4부에서 삼수가 조준구 손에 죽음을 당했고, 월선이를 속여서 얻은 임이네 돈은 화재로 잃어, 저자는 악은 절대 선이 될 수 없음을 반복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이다.

용이와 월선의 늙은 사랑은 언제 쯤 해피엔딩이 될까? 이어질 듯 하면서 잘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애절하고 아프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 하다.

가게의 불이 난 뒤 움막에서 용이는 월선과 임이네를 데리고 사는데 임이네의 강짜는 점점 심해지고, 월선에게 면목이 없었는지 용이는 홍이를 월선에게 맡기고, 가끔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임이네와 새로 사귄 친구 주갑이와 함께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

홍이의 행동으로 보아 그의 친구 정호와 함께 독립운동에 투신할 재목으로 보인다.

 

서희와 상현, 서희와 길상, 길상과 공송애, 길상과 과부 옥이애미, 길상과 봉순이의 젊은 사랑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도 궁금하다.

서희와 상현은 서로 관심이 있는 듯 보이나 유부남과 처녀의 상태라 이루어 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서희가 상현에게 오빠동생으로 남자고 하자 상현은 서희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고 고향으로 떠나 버린다.

길상은 같이 오지 못한 봉순이 생각도 하고 공송애와 같이 살까도 고민하지만 과부인 옥이애미에게 측은지심이 느껴지는지 관심 있어 한다. 묘사된 바로는 상당히 미인으로 보이는데 예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가? ㅋㅋㅋ 머슴과 과부 조합이 맞는 코드 이긴 하나흐름상 길상이 비중 있는 인물이기에 가까이는 지낼 것 같은데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

서희와 길상은 주인과 머슴의 관계인지라 이루어질 것 같지 않지만 1911년 일제강점기에는 신분제가 없어졌으므로 가능할 것 같긴 하다. 서희는 의지할 사람 하나 없으나 길상의 헌신으로 자신의 위치가 이 정도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서희 쪽에서 적극적인 구애가 있어야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과부를 도와 준다는 소문을 듣고 길상에게 좋은 감정을 주지 않는 것으로 봐서 그를 사모한다고 봐야 하나 아님 남 주기는 아깝고 내가 먹기는 좀 그런 계륵이라고 봐야 하나? 모르겠다.

일본 밀정 김두수가 횡포가 서서히 들어나고 있다. 김두수의 행실을 보니 아리랑에서 등장하는 양치성이 생각난다. 물론 김두수가 나쁘긴 하지만 한편으론 그가 안쓰럽기도 하다. 양반의 자손으로 태어났지만 가문의 몰락과 아버지의 나쁜 행실로 동네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멍에에 자살한 어머니, 홀로 남은 동생과 헤어지는 등 의지 할 곳 없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탓에 새로운 악인으로 재 탄생했기 때문이다. 향우 이의 악질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양치성이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인물로 묘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송장환 이라는 학교 선생이 등장하는데 이 사람이 아리랑의 송수익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왜 아리랑의 인물들과 토지의 인물들이 Matching이 되지? 향후 이 선생님의 교육으로 홍이나 정호가 독립군으로 성장하는데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5부에서 거슬리는 인물이 송장환의 형인 송영환과 윤이병이다. 송영환은 아내가 운흥사 스님 본연과 심상치 않은 관계라는 소문을 듣고 사실 여부를 확인도 않은 체 사업은 팽개치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믿지 못하면 누구를 믿고 살지??

윤이병은 사랑하는 여인 금녀를 지켜주지 못하고 김두수에게 팔려갔다 자신을 찾아온 금녀와 재회를 하지만 김두수를 두려워 하며 오히려 김두수의 끄나풀로 전락하고 만다. 인간이 살기 위해 얼마나 비굴해 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로 보인다. 이런 선생 밑에서 배우는 학생은 장차 무엇이 될꼬?

등장하는 인물 한 명 한 명이 우리 삶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황들을 재연해 주고 있는 듯 하다. 아마 토지가 오래도록 사랑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5권을 읽고 나니 주인공들의 이름도 생생하고 배경과 흐름도 알고 나니 책 읽는 속도가 갑절이상 빨라졌다. 언제 읽을까 걱정했는데 이달 안에 20권 완독이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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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4 - 1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4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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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가난하면 가장 힘든 사람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민초들이다. 삼라만상의 모든 것들은 생존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은 자연에서 얻는다. 그런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들의 삶이 이렇게 처참할 수 있는가? 작가가 표현을 잘 해서 그런 것인지 아님 실제가 그러했는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많이 아프다. 후자 쪽일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자랐던 70년대 촌 생활 역시 그리 녹록지 않았는데 그보다 60년 전이니 책에 묘사된 것이 액면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4부의 배경은 청일전쟁이 끝나고 러일전쟁도 일본의 승리로 끝날 즘으로 보인다. 일본은 청일전쟁의 승리로 미국의 중재 하에 중국의 이홍장과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가 시모노세키조약을 맺었다. 청일전쟁의 배경은 서로 이해관계 속에서 동학운동이 빌미를 제공 하였다. 이 조약에서 청국은 조선국이 완전한 자주독립국임을 인정하고, 요동반도와 타이완 및 팽호도를 일본에 할양하고, 배상금 2억 냥을 지불하다. 그리고 사스, 충칭, 쑤저우, 항저우를 개항하고 일본 선박의 양쯔강 및 그 부속 하천의 자유로운 통행과 일본인의 거주, 영업, 무역의 자유를 승인 받아 한반도를 손에 넣고 중국까지 넘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에 러시아는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러청동맹을 체결하고 동청철도부설권을 획득하고, 독일의 자오저우만과 여순, 대련, 그리고 만주까지 세력화 하고 우리나라 까지 야욕을 뻗었다. 결국 일본의 북진정책과 러시아의 남하정책의 요충지가 우리나라가 되었던 것이다. 이에 일본은 인천에 정박했던 러시아 군함 2척을 격침시키고 선전 포고를 하였으나 전쟁은 장기화 되고, 양국모두 전력을 상실하고 종전을 해야 할 입장이었다. 이에 일본은 대마도 해전의 승리로 결정적인 승기를 잡은 후 미국에 중재를 의뢰하였다. 일본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과 미국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호랑이 새끼를 키운 셈이다. 루스벨트의 동창색인 가네코를 미국특사로 파견하여 친일 여론을 주도 하였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주도 면밀한 계획이 적중 하였던 것이다. 결국 일본의 요청대로 포츠머스 강화조약으로 한국에서 일본의 이익을 보장하고, 요동반도 조차권, 장춘~여순 간 동청철도 양도, 사할린 남부를 받는 것으로 합의 하였다.

야금야금 우리나라를 갈아 먹는 일본의 모습이 최 참판 댁 재산을 슬그머니 자기 것으로 돌려놓는 조준구의 모습과 똑 같다.

4부의 가장 핫 이슈는 윤보를 주축으로 구성된 마을 청년들이 최 참판 댁을 기습하여 재물을 탈취하고 의병활동에 동참한 사건이다. 볼수록 매력 있는 인물이 '윤보'. 많은 사람들은 부조리에 대해 행동하지 못하지만 윤보는 그것을 참지 못하고 즉시 실행한다. 그런데 이런 인물을 더 볼 수 없다니 아쉽다. 개인적으로 윤보에 대한 애정 때문인지 그가 좀더 비중 있는 인물로 다뤄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최 참판 댁 난리 때 조준구 일행을 없애 버렸으면 서희나 마을 사람들이 타국까지 가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배신자 삼수 때문에 망쳐버렸다.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옛말이 있듯 조준구 보다 삼수 놈이 더 미운 짓을 골라서 한다. 조준구야 종인 삼월이를 겁탈할 수 있는 처지였지만, 머슴 놈 주재에 그것도 결혼까지 한 놈이 여염집 규수 두리를 겁탈하고, 조준구를 등에 업고 동네사람에게 해코지 한 개 망나니 짓을 서슴지 않는 걸 보면 악의 화신임에 틀림이 없다. 결국 조준구를 잡지 못한 것도 삼수 때문이었다. 삼수 놈이 조준구에 딜을 하는 바람에 놓치고 결국 자기가 놓은 덫에 자기가 걸려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악은 악을 싫어한다고 하더니 조준구의 밀고로 삼수는 왜경에 맞아 죽은 것이다.

그 다음으로 얄밉게 묘사된 인물이 임이네다. 용이가 의병으로 떠나자 아무 연고도 없는 월선이 집에 들어가 강짜를 부리고 간도에서는 월선이가 힘들게 번 돈을 몰래 빼내 여러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면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 라는 옛말이 꼭 들어 맞는 것 같다. 물론 아이 셋을 데리고 살길이 막막하겠지만 최소한 미안한 감정은 가졌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동진은 간도에 와서 의병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의 아들 상현 역시 대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연로하신 모친과 젊은 아내를 남겨놓고 길상 일행과 함께 간도로 건너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지만 서희를 사모하면서 길상을 떠 보았다. 어수선한 시국이긴 하지만 인본주의적 윤리를 교리로 삼고 있는 양반으로 책임감이 없어 보인다. 향후 나라를 위해 어떤 활약을 할지 모르기에 그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도록 하겠다.

용이나 병수, 길상, , 봉순이가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4권까지 그들의 상태는 이렇다. 용이는 윤보와 의병활동에 참가했다가 마음 사람들을 데리고 간도로 간다. 평산리의 리더 중 한명인 셈이다. 그러나 그의 성격 파악이 어렵다. 어떨 땐 의리의 사나이로, 지고지순 한 순정 남으로, 측은지심을 아는 이로, 우유부단한 이로, 실행력 있는 행동가로 도대체 어떤 것이 그의 정체인가? 어쩌면 우리 인간들의 내면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중간자적 입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과부 사정은 홀 아비가 잘 안다고 했던가? 조준구의 아들 병수는 자신이 장애를 갖고 있기에 삼월이나 서희 등 고통 받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려 애쓴다. 신체적 장애를 가졌다 하여 정신도 없는 건 아닐 텐데 부모를 닮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나름 애 쓰는 모습을 보면 애처롭긴 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자신의 모습을 보고 반기지 않으니

길상이 또한 정확한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리야 삼수에게 몸을 빼앗기고 꼬마 신랑에게 시집을 갔지만, 봉순이도 나이가 들어가고, 송애 또한 그를 사모하고 있다. 길상은 예의 바르고, 반듯하게 잘 생기고 학식까지 갖췄다고 하니 따르는 여자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봉순에게 간도에 가서 혼인 하자고 하지만 봉순이는 이를 믿지 못하고 간도에 가지 않았다. 가솔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서희에게도 길상에게도 몸을 위탁하기 싫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암시된 것으로 봐서 봉순이는 필시 기생이 되었을 것이다.

환이는 별당아씨가 죽고 나서 거지행색으로 윤씨 부인 묘소에 성묘하고 길상에게 별당아씨의 소식을 전하고 본인은 큰 아버지인 우관스님을 찾아 간다. 향후 이도 독립운동에 뛰어 들것으로 보인다.

평산리 사람들 대부분이 간도로 옮겨 갔다. 한복이의 형 거복이 까지 나타났다. 그래도 평산리에서 있던 계급이 그대로 유지된 걸 보면 계급제도 타파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2부에서 민초들의 삶이 좀 여유로워질지 더 빡빡해 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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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마음 -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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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수록 혼란이 가중되었다. 과연 어느 것이 참이고 거짓이란 말인가? 참도 거짓도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세상의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나눠 이것은 참이고 이것은 거짓이다라고 분류되어 있다면 인간이 머리 싸매고 고뇌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 그것이 명확하기 구분되지 않다보니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옮음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옳음이 참인가 그들의 옳음이 참인가? 그것을 찾기 위해 조너선 하이트 교수가 엄청난 공력을 들여 이 책을 썼다 과연 그 답을 찾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

도덕이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제목이다. 물론 이 책을 읽었는데 잘 기억 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요약이 안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어 사전에 풀이를 옮겨 보면 '사회 구성원들이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준칙이나 규범의 총체,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과 달리 각자의 내면적 원리로서 작용하며, 또 종교와 달리 초월자와의 관계가 아닌 인간 상호 관계를 규정하는 것이다.' 정말 이해하기 쉽고 명료하게 요약했다고 생각 한다.

그렇다면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윤리란 무엇일까? 핵심은 인간의 존엄(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개인의 소중함)과 그러한 사람들끼리의 보편 타당한 관계 속 에서 상호 관계를 맺는 것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또한 딜레마가 보편 타당한 관계를 명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좀 어렵게 설명되었는데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 실제의 도덕규범이 되는 원리, 윤리는 인간이 행하여야 할 올바른 길이며 공동의 선에 해당하는 길이 바로 윤리이고 그 길에 따라서 가는 것이 인간의 도리이다.'

그렇다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듯 하다. 도덕이나 윤리를 지키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이 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인간은 homo duplex이기 때문이다. 호모 듀플렉스는 '인간은 이중적인 존재이다.'라는 뜻이다. 에밀 뒤르켐은 개인적인 존재가 사회적인 존재에 의해 길들여지지 않을 때 사회는 무규범 상태인 아노미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개인은 카오스이고 사회는 카오스를 정화하고 질서를 부여하는 코스모스라고 하였다. 이가 주장한 깊은 뜻은 잘 모르겠지만 '개인의 행동은 사회 활동을 통해야만 윤리나 도덕이 된다.' 뜻으로 이해했다. 

기본적인 용어 정리가 되었으니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며 의문을 가졌던 부분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책의 두께 만큼이나 많은 내용이 들어 있다. 책의 구성은 총 310장으로 되어 있는데 전체를 소개할 순 없고 각 부에서 한 개씩 발췌하였다.

 

첫째 왜! 나는 바르고 남은 잘못인가? 저자는 여섯 가지 사실을 들어 '직관이 먼저이고, 전략적 추론은 그 다음이다.'라고 정의 하였다.

하나. 뇌는 무엇에 대해 항상, 그리고 즉시 평가를 내린다.

. 사회적 정치적 판단은 순식간의 직관적 인상에 심하게 좌우된다.

. 우리의 신체 상태가 때로는 우리의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불쾌한 냄새나 맛은 사람들이 더 엄격한 판단을 내리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다.

. 사이코패스는 추론능력은 있으나 느끼지 못한다. 즉 도덕적 능력이 결핍되어 있다.

다섯. 아기는 느낄 수 있으나 추론 능력이 없다.

여섯. 정서 반응은 뇌에서 정해진 장소와 때에 맞추어 일어난다.

, 먼저 결정을 해 놓고 그 결정이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선택한 결정에 대해 타당성만 찾아내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의 이성적 추론 능력을 과대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둘째 가난한 사람들이 왜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가? 개인적으로 진짜 궁금했다. 보수주의자들은 어린 시절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라서 변화, 새로움, 복잡함을 심하게 두려워 하거나 존재 불안으로 인해 흑백논리의 단순한 세계관을 고수 하고, 인류 전체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을 더 중요시 한다 라고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하지만 진보주의자는? 가난한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가난한 사람들이 왜 보수 정당에 투표를 하는지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좌파의 도덕적 기반은 배려/피해기반과 자유/압제 기반에 기대는 반면 우파는 배려, 공평성은 물론이고 충성심, 권위, 고귀한 다섯 가지 기반 모두를 활용하였다. 세부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진보주의자는 사회를 하나로 단결시키고 사회를 해하는 적을 억누르는 일을 실질적으로 함으로써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얻어내는 것이다. 여기서 적이란 권력을 쥔 채 그것을 남용하는 자 또는 부를 집적하는 자를 말한다. 이들은 세계시민 주의가 강하고, 평등을 신성시 하고, 시민의 권리와 인권 쟁취를 통해 이를 실현하려고 한다.

결론적으로 진보주의자들은 약자가 강제에게서 억압받지 않도록 정부가 방어해 줄 것을 기대한다. 과연 이런 이유 때문에 보수정당에 투표하는가? 이외에도 진보주의자들은 예를 들어 가장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가장 많은 보수가 돌아가야 하는가의 물음에 찬반의 의견이 대립하는데 보수주의자들은 100% 지지 한다고 한다. 즉 진보주의자들은 공평성 프레임에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소개한 이유로 가난한 사람들이 보수정당에게 투표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수주의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fake을 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진보주의 자들이 적으로 간주한 경제적 모럴 해저드를 문화로 바꿔 분열을 조장하고, 언론을 장악하여 통제하고,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숨기고 서민들의 눈을 흐르게 했기 때문에 여기에 놀아났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두환은 프로야구를 들여왔고, 노태우는 국풍 이라는 문화행사를 이용하여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여 정권을 장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과 새누리당이 해온 1%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심판하고 노동대중에 대한 일관된 탄압에 저항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가 당선되면서 심판이 가로막히자 그 분노는 박근혜를 지지한 50대를 향했다. 20대가 65.2%로 지난번 선거보다 많이 참여했고 65.8%가 문재인을 지지했으나, 50대의 90%투표에 참여하고 62.5%가 박근혜를 지지하면서 기득권을 가진 5~60대 기성세대가 2~30대의 변화 열망을 숫자로 눌렀다는 얘기가 이어져 나왔다.

 분노의 화살은 노인의 무임승차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대선 결과를 세대론으로 분석하는 흐름은 중요한 사회 구조적 쟁점을 숨기고 노동자, 서민의 눈을 흐리는 구실을 한다. 20대 노동자든 50대 노동자든 계급적 이해관계는 결코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노동자와 서민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따로 있다. 다음의 표를 보자.

마지막으로 마

   가난한 이들은 문재인을 찍지 않았나? 문재인을 지지한 게 과연 가난한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선택일까? 반대로 박근혜가 당선된 건 부자들의 결집일까? 선거를 8일 앞두고 발표된 동아일보 여론조사 결과는 다른 진실을 보여준다. 예상과 달리 월 소득 200만 원 이하의 가난한 이들이 박근혜를 더 많이 지지했다. 반면 2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가진 이들 중 많은 수가 박근혜가 아닌 문재인을 선택했다. 또 학력이 낮을수록 박근혜를, 높을 수록 문재인을 지지했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못 배우고 가난한 이들이 멍청해서 박근혜를 찍었다고 쏘아붙인다. 다른 쪽에서는 반대로 박근혜가 진정한 서민의 대변자이기 때문에 가난한 이들이 선택했다고 뿌듯해한다 그러나 가난한 노동자와 서민이 가진 자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박근혜를 지지했다는 건 상당히 유심히 살펴볼 지점이다. 가난한 이들이 문재인을 찍지 않은 건 문재인이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더 낫게 바꿀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걸 보여준다. 선거기간 내내 민주당은 진보적 정권교체, 이명박 심판만을 외쳤다. 당장 끼니와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실업자와 저임금 비정규 노동자또한 민주당 정부를 경험한 노동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은 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김대중 정부가 만든 정리해고제, 노무현 정부가 완성한 비정규직악법으로 노동자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있는가? 저축은행 규제를 완화해 비리의 씨를 뿌린 게 김대중 정부였고,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부동산투기지역으로 바꾼 건 노무현 정부 아닌가  가난한 이들이 박근혜를 선택했나?그렇다고 박근혜가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민주당이 민주의 탈을 쓴 가진 자들의 정당이라면, 새누리당은 노골적인 가진 자들의 정당임이 분명한데 가난한 노동자 서민이  이들을 선택했을까?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에서 토마스 프랭크는 미국 공화당 같은 자본가 정당이 노동자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중의 분노 원인은 경제적 문제이고사회의 전체적인 부를 자본가들이 독점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인데도 선거 시기에 그 분노를 계급 대립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도록 다른 쟁점으로 돌린다. 낙태와 동성애에 대한 찬반, 진화론을 교과서에 넣느냐 마느냐 등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문제로 관심을 돌리고, 분노의 화살을 자본가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스타벅스에서 여유 있게 고급 커피를 마시는 사무직 화이트칼라와 지식인들에게 돌리는 데 성공한다. 여기에 서민정당이라고 부르짖는 민주당의 우경화가 더해진다. 민주당은 지지층 확대를 위해 친기업정책을 수용했고, 블루칼라 노동자를 배제했다 이런 분석은 한국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박근혜가 독재자의 딸이라는 걸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노무현 정부의 반노동자정책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문재인은 또 다른 노무현이었다. 반면 박근혜는 당명도 바꾸고 당의 색깔도 과감하게 붉은색으로 바꿨다. 또한 복지예산 확충, 반값등록금 시행, 경제민주화까지 동의한다고 얘기했다. 50대의 절실한 관심 사항인 하우스푸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고 국민의 70%를 중산층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건 민주당이 아니라 새누리당이었다. 공약을 깊이 들여다보면 결코 노동대중을 위한 정책은 아니지만, 박근혜는 대중이 원하는 것은 모두 들어주겠다는 모양새를 취했다. 심지어 선거 며칠 전에는 젊은층의 지지를 끌어내려 군복무 기간 단축까지 발표했다. 선거기간 동안에는 겉보기엔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더 서민적인 정당이었다  계급대립이 우선이다 BBK를 비롯해 범죄가 명백히 드러난 이명박을 다수가 찍었던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작년 4·11총선에서 월 소득 100만 원 이하 계층 중 새누리당을 찍은 비율이 76.2%라는 여론조사를 기억해야 한다. 매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가난한 노동자아 서민에게 절실한 것은 ‘밥’이다. 이들은 눈앞에 놓인 경제적 고통을 해결할 방안을 찾고 있을 뿐이고, 박근혜가 더 낫겠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어떻게 부정부패 주범들에게 표를 줄 수 있냐고, 어떻게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선택적 복지를 지지하느냐고 질책하는 건 빗나간 공격이다. 50대 책임론을 들먹이며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건 가난한 이들을 분열시키는 해악이기까지 하다. 우리는 진보냐 보수냐 같은 허구적인 쟁점에 눈을 돌려선 안 된다. 정리해고제와 비정규직악법을 만든 진보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는 알맹이 없는 진보 대 보수 구도를 거부한다. 우리는 노동자, 서민  부자의 대결구도를 분명히 하고 널리 알리고 지지자들을 모아야 한다 물가폭등, 하우스푸어, 높은 등록금, 장시간노동, 저임금의 이유는 부자들이 더 많은 부를 가져가기 때문이고, 이들을 정치권력이 지켜주기 때문이다. 노동자와 서민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선 부자들과 싸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노동자 서민이 실질적인 권력을 잡아야 한다. 정리해고를 금지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고, 무상교육·무상의료·무상주거를 실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부유세를 도입하고, 독점 대기업을 몰수하고 국가 소유로 바꾸어 노동자 권력이 통제해야 한다. 나아가 사장이라는 이유로, 공장·기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부를 독점하는 사회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절망의 자본주의를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희망의 사회로 바꿔야 한다. 우리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쟁점화해서 박근혜를 선택한 노동자 서민과 문재인을 지지한 노동자 서민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가난한 이들이 꼴통 자본가정당인 새누리당이나 자유주의적 자본가정당인 민주당이 아니라 진정한 노동자정당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이번 대선이 가리키는 유일한 진실이다. 마지마마지감 마지막으로 진보주의자에게 배울 점, 자유주의자에게 배울 점, 사회적 보수주의자에게 배울 점에 대해 알아 보자.

먼저 진보주의자에게 배울 점 - 관용, 아량, 공동체 의식, 권력자에 대한 약자의 수호, 배움에 대한 사랑, 믿음의 자유, 예술과 시, 도시생활 이런 것들을 진보주의자들은 지지한다. 기업이 시장을 왜곡시키고 외부의 짐을 타인에게 떠 넘기는 경향이 있는데 진보주의자들은 정부가 기업들에 맞서 대중의 권익을 지켜내기를 바라고 있으며, 정부의 규제는 꼭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래야 기업들이 올바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 지기 때문이다. 저자의 설명인데 이게 진보주의자들에게 배워야 할 점인가? 주장이 너무 빈약한 듯 .....

둘째 자유주의자에게 배울 점 - 사회적인 면에서는 개인의 사적인 자유를 옹호하기 때문에 진보주의자라고 불리고, 경제적인 면에서는 자유시장 경제를 옹호하기 때문에 보수주의자로 불린다. 이들이 가장 신성한 가치로 생각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이들을 연구한 결과 보수주의 보다는 진보주의에 가까우나 복지사회가 미국의 자유와 미국의 도덕심을 무너뜨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배려 기반이 무시된 처사라고 볼 수 있다 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인데 시장주의를 옹호하는 것이 배울 점이라는 얘긴지 배려하지 않는 것이 배울 점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문장상 두루뭉술한 표현이어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잘 모르겠다.

셋째 사회적 보수주의자에게 배울 점 - 이들은 질서와 안정을 추구하는 당파에 속해있다. 이들이 신성시 하는 것은 제도와 전통의 수호를 최고의 가치라 생각한다. 저자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보수주의자들이 누구보다 폭넓은 도덕적 관심사를 가지고 있으며 여섯 가지의 기반(배려/피해, 자유/압제, 공평성/ 부정, 충성심/ 배신, 권위/전복, 고귀함/ 추함) 모두를 비교적 골고루 중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보수주의자들은 다른 이들에 비해 도덕 매트릭스의 폭이 넓기 때문에 도덕적 자본에 위협이 가해질 경우 진보주의자는 미쳐 인지하지 못해도 보수주의자는 그것을 감지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진보주의자나 자유주의자 보다 보수주의자가 더 낫다는 것으로 들린다. 저자는 여러 차례 본인은 진보주의자임을 역설했는데 결국 보수주의가 최적이란 것인가?

철학이나 인문, 사회과학에 대해 문외한으로 이 책 읽는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하지만 보수가 진보를 포용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할 수가 없다.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옮음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각자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지 어느 한 곳에 동화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여러 가지 경험과 실험을 통해 적립된 이론이겠지만 그것 또한 참은 아닐 것이다. 나는 다수가 행복하게 되는 것을 바라고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을 지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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