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쁜 딸 루이즈
쥐스틴 레비 지음, 이소영 옮김 / 이덴슬리벨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나쁜딸> 이 단어가 가슴에 꽂힌다.
내가 여자이고, 내 엄마의 딸이기에, 그리고 한없이 부족한 딸이기에 "나쁜딸"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먹먹하다.
나는 외조부모님과 함께 3대가 사는 가정에서 컸다.
그래서, 엄마가 할머니에게 어떻게 하는지 항상 보았다.
직장생활을 하던 엄마는 항상 외할머니에게 미안해 하셨고, 퇴근 후에는 되도록이면 살림까지 하시려고 노력하셨다.
상가를 지나치다가 길에서 예쁜 옷을 입은 분들을 보면 항상 먼저 할머니를 떠올리셨다.
그리고, 언제나 좋은 것을 드릴려고 하는 착한 할머니의 딸이었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내가 너희 엄마 안 낳았으면 어쩔뻔 했냐"며 칭찬을 하셨다.
그런데, 난 엄마와 다르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욱하는 성미에, 잘난척 대마왕에, 고집까지 세다.
거기에 게으르면서도 자신에게만 관대한 이기주의자이다.
그래서, 가족들과 싸우고, 휴일엔 집에서 빈둥거리고, 가족들 일에 지적은 많고 타협은 없다.
특히 엄마에게 더 그러는 편이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엄마라서 그런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하나씩 더해가면서 철이 들어서인지, 아니면 점점 작아지는 엄마가 안쓰러워서인지 엄마에게 많이 미안하다.
그래서 난 나쁜딸이다.
이 책속 루이즈는 나랑 달리 자유분방한 엄마를 두었다.
루이즈에게 자유분방한 엄마는 고통이었다.
술과 담배, 마약, 예술, 섹스등 보헤미안 스타일의 아름다운 엄마는 루이즈를 쓸쓸하고 외로운 아이로 만들었다.
친구들은 루이즈의 엄마를 부러워 하지만, 오히려 루이즈는 잔소리 심한 평범한 엄마를 원한다.
루이즈에게 주어진 자유는 엄마의 무심함과 방치로 다가왔고, 엄마의 개인주의적 방종한 생활은 루이즈에게 부끄러움이자 이해불능이었다.
이책이 작가 쥐스틴 레비의 자선전적 소설이어서 책은 루이즈의 심리상태처럼 어두웠다.
마치 어린 루이즈의 마음이 책의 바탕에 깔려 있는 듯 하였다.
또한 빗나감없이 사실적이고 냉철한 필체로 엄마에 대한 애증을 뚜려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미워하면서 닮는다고 했다.
또, 미운정이 고운정보다 더 두텁다고 했다.
루이즈는 그토록 싫어했던 엄마의 모습을 닮아간다.
그리고, 엄마 알리스를 가족으로 온전한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제 내 딸의 시선속에 엄마의 시선이 있다. 엄마는 바로 거기에 있다. 나는 그속에서 그 몸짓에서, 두배로 사랑받는 내 작은 딸의 초조하고 약간은 충동적인 그 몸짓에서도 엄마의 모습을 발견한다."
쥐스틴 레빈는 이 책을 쓰면서 참 많이 울었을것 같다.
너무나 사실적으로 마치 고백성사를 하듯 비껴감없이 정곡을 찌르며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너무나 슬프로, 아프고, 아리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나 아름답고 안타깝다.
아마 모녀관계가 모두 루이즈와 알리스 같진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공통되는 분모를 갖고 있다.
사랑하지만 가장 많이 싸우고, 가장 많이 불만을 갖고 있지만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이해해 줄수 밖에 없는 사이.
루이즈처럼 엄마를 그리워하기 전에, 엄마를 한번 더 앉아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