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 대한 영리한 접근

광해, 왕이 된 남자
이주호.황조윤 지음 / 걷는나무 / 2012년 9월

우리나라 역사에서 왕의 칭호를 제대로 받지 못한 왕들이 몇있다.
그들에 대한 현대적 연구가 다양한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 광해군에 대한 현대적 평가는 과거의 경우와 많이 다르다.
사대부의 입장에서는 악덕한 왕이지만, 일반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그리 악독한 왕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물론 광해군에 대한 평가가 모두 호의적이진 않다.
분명 성군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횡포를 부른 왕은 아니었다.
이런 엇갈린 평가는 현대에서 바라보면 광해군에 대해 다중적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그런 상반된 광해군의 평가를 영리하게 이용한 소설이라고 볼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어릴적 많이 읽은 "왕자와 거지"의 스토리를 이용하였다.
그래서 엇갈린 평가를 받는 광해군을 철저히 분리시켜, 진짜왕과 가짜 왕으로 분리시켰다.
이런 아이디어는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흥행도 이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책에서도 이 아이디어는 빛을 발하고 있었다.
시해의 위협에 시달려 히스테릭한 왕 광해와 비정하고 암투 가득한 궁이라는 세상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하선의 대비는 극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왕의 대역을 하는 하선의 정체가 들킬것 같은 묘한 긴장감.
암투와 모함이 가득한 정치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진리와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하선에서 느끼는 통쾌함.
구중궁궐에서의 세세한 왕의 생활에서 하선이 남발하는 인간적인 실수와 배려를 보며 느끼는 따뜻함.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허균이 하선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꿈에 대한 동경.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잘 어울려서 멋진 소설 하나가 탄생했다.

 

나름 재미있게 읽은 책이지만, 약간의 단점 몇가지를 집고 가볼까 한다.

우선, 너무나 하선에 촛점이 맞춰진 것이 아닌가 싶다.

많은 인물들의 갈등선이 분명 존재함에도 거의 들어나지 않는 듯 흐릿하다.

중전과 하선, 하선과 허균 그리고, 하선과 광해의 갈등이 더 다차원적으로 충돌했다면 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중전과 허균이 좀더 다뤄졌다면 더 좋은 소설이 되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의 흠을 잡자면 하선의 행동들이다.

천민출신의 하선이 인간적인 모습은 이해 가능하다.

하지만, 갑자기 경연에서 신하들을 호통치고 논리를 펴는 모습은 약간은 억지스러웠다.

천민시절의 하선을 담아내는 양이 너무 적었기에, 이런 느낌을 받는거 같았다.

그러나, 이런 억지스러운 설정이었지만, 통쾌함에 무난히 넘어가긴 하였다.

이처럼 몇가지 약점을 잡아내는 이유는 이 소설이 좀더 멋진 소설로 거듭났으면 하는 애정때문이라고 봐주길 바란다.

다음주에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갈 예정이다.
소설에서 읽었던 그 장면 장면이 어떻게 배우들과 스태프들에 의해서 그려질지 벌써 기대가 된다.

깊이감이 없어 아쉬웠지만, 역시 존 스칼지

조이 이야기 ㅣ 샘터 외국소설선 8
존 스칼지 지음, 이원경 옮김 / 샘터사 / 2012년 8월

존 스칼지의 3부작 시리즈를 모두 읽었다.
첫 시작된 이야기는 <노인의 전쟁>이었다. 
꽤 놀라운 상상력과 탄탄한 스토리에 반하여 이 시리즈를 모두 읽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유령여단>을 읽고 나서 존 스칼지의 책이라면 모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마지막 행성>은 <노인의 전쟁>과 <유령여단>에 비해서 조금은 완성도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시리즈의 마지막으로서 충분하였다고 평할수 있었다.
그렇게 존 스칼지의 시리즈와의 이별을 하게 되었다.
역시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 시리즈의 아쉬움을 가졌던 모양이다.
주인공인 존 페리와 제인이 아닌 그들의 아이인 조이의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다.

<조이 이야기> 제목처럼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시점은 어린 조이이다.
조이는 전 시리즈에서 유명세를 떨친 샤를 부탱박사의 친딸이다.
존 패리와 제인이 바로 조이를 입양한 것이다.
조이에게는 친아버지인 샤를 부탱박사가 창조한 오빈인 하코라와 디코리가 함께하여 조이를 보호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행성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전작 시리즈를 읽어본 경우, 이야기의 흐름이 전혀 낯설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하지만 전작없이 이 책을 처음 읽어본 사람들은 어떨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 책을 추천할만한 것은 바로 존 스칼지의 녹슬지 않은 스토리텔링이다.
이야기의 배경인 헤클베리나 로아노크와 같은 낯선 행성처럼 온통 생소한 단어와 넟선 상황이지만, 당황스럽지 않게 핵심을 잃지 않고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전작인 <노인의 전쟁>에서 75세의 노인이 새로운 몸을 얻는 상황의 설정과 75세도 아니고 새로운 몸을 얻은 사람이 아님에도 세심한 감정선과 탁월한 이야기 전개가 놀라웠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10대 사춘기의 소녀적 감성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솔직하게 소녀적 감성으로 10대 사춘기를 겪어본 나로서 100점 만점이라고 볼수 없지만, 그래도 70점 이상을 줄 수 있을 거 같았다.
10대치고는 너무 능숙하게 이성을 판단하는 점, 이에 비해 순간적아고 즉흥적인 판단은 좀 거부감이 들었다.
그러나, 75세의 노인의 감성과 10대의 소녀적 감성이 한 작가에게서 이정도 수준으로 그려질수 있다는 점에서 존 스칼지의 스토리텔링의 힘을 새삼 다시 느낄수 있었다.

역시 존 스칼지는 이런면에서 독자를 끌어내는 힘이 느껴진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한껏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할수 있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깊이감이었다.

기존의 시리즈에서는 단순사건들을 뛰어넘어서는 철학적인 고민을 함께 할수 있는 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는 어떤 에피소드와 같은 느낌이다.

어쩌면 기존 시리즈들을 통해서 이미 고민했고 경험했던 일이기에 더욱 에피소드 같이 느껴질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존 스칼지에게 기대하는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에는 도달하지 못하였던 점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존 스칼지의 또다른 번외편이나 <조이 이야기>의 후속이 나온다면 다시 책을 펼칠것이다.

깊이감은 없지만, 충분히 즐거웠고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가장 나쁜 것은 감추는 것과 무관심이다.

나쁜 것들
필립 지앙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7월

우연히 난 비슷한 시기에 찌질한 남자들의 이야기 두권을 읽었다.

먼저 읽었던 책에서 공감도가 떨어졌기에 <나쁜 것들>에 등장한 주인공에 부담감이 들었다.

하지만, 앞선 책과는 달리 주인공인 작가 프랑시스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이 되었다.

주인공을 이해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연민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낯설지 않았다.

마치 주변을 돌아보면 만날수 있을거 같은 그런 주인공이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의 딸이 실종되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프랑시스는 딸의 부재로 인해 과거의 기억들을 돌이켜 그리기 시작한다.

동시에 부동산 중개업으로 바쁜 아내에게 불만이 생겼지만,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무력하게 있는다.

자신의 딸의 실종에서 시작된 그의 기억파편을 맞추기는 그에게 안타까움과 후회를 남기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눈앞에서 한꺼번에 아내와 맏딸을 잃게 된다.

그의 상처가 너무 커서 자신과 같이 상처받았을 막내딸에 대해 신경쓰지 못한다.

그냥 그렇게 방치를 하게 된다.

결국 가족이면서, 서로의 상처를 너무나 잘 알면서 서로 자신의 상처를 무관심하게 바라만 본다.

그 결과 그들에게는 상처에 상처를 더하여 결국 건너기 힘든 강의 서로 맞은 편에 서게 만든다.

제목이 <나쁜 것들>이다.

왜 나쁜 것들이었을까? 무엇이 가장 나쁜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가장 나쁜 것은 가족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는 피할수 없는 운명같은 사건들이 갑작스럽게 찾아오기도 한다.

그런 운명을 피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한마음이지만, 그럴수 없이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그런 사건들은 결국 마음에 상채기를 남기고 그 상채기는 곪아버리기도 한다.

그 상처를 솔직히 바라보고 서로 감싸줄 사람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들, 즉 가족이다.

상처받은 야생동물이 어둠속에 혼자 움츠리듯 단절된 상황에서 홀로 방치된다면 결국 곪고 그 상처는 이상한 방향으로 터지기 마련이다.

서로 핧아주고 서로 감싸주고 온기를 나눌때 우리는 그 "나쁜 것들"을 극복할수 있다.

조금은 주변을 바라보자.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관찰해보자.

그들에게 자신의 온기를 조금 나눌수 있는 그리고, 솔직할수 있는 그런 모습이 필요한거 같다.

작가 필립 지앙은 꽤 집중력을 이끌어내는 문장력을 가지고 있었다.

황당한 딸의 실종사건등을 보면 솔직히 몰입도가 떨어질수 있음에도, 감정의 기복을 적절히 표현해 내면서 결국 끝까지 독자를 붙잡아 낸다.

책을 읽으면서 특별한 사건들이 많은 것들도 아닌데, 즐거웠다.

다음번에 필립 지앙의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질 정도로 즐거웠다.

인생은 삶과 죽음사이의 줄타기이다.

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
다니엘 포르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8월

"블랙 코미디에 대한 순수한 오마주, 상상력을 폭발시키는 진정 기발한 도전"

이런 타이틀이 나에게 꽤 흥미를 이끌어냈다.

더구나 문학동네 출판사의 선택이라서 낯선 작가 다니엘 포르의 <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를 선택했다.

우선 책을 읽고 난 내 느낌은 "글쎄요"이다.

이 서평은 내가 왜 이 책에 공감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이 책은 블랙 코미디로 구분된다.

블랙 코미디는 현실을 살짝 비틀어 내고, 그로 인한 유쾌함이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분명 현실을 비틀어 댄다.

하지만 유쾌하거나 통쾌함 같은 느낌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주인공 "나"가 놓여서 비틀어 대는 그 사회가 절대적으로 나에게 공감이 없다.

사회풍자 및 비틀기가 공감이 가는 듯하지만 또 한편으로 그냥 별 느낌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실리콘 여성의 경우는 웃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로 역겨웠다.

그래서 블랙 코미디 장르임에도 웃을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아마도 한국식 코미디와는 다른 느낌이라서 그럴수 있다고 생각된다.

둘째, 죽음이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책을 읽다보면 볼드체의 굵은 글씨들을 만날수 있다.

이 볼드체의 굵은 글씨들은 죽음과 연결되었을 경우 나타나는 것을 금방 알수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의 이름이나 죽음과 같은 상황 또는 물건들, 예를 들어  각질, 낙엽 등을 볼드체 굵은 글씨로 나타낸다.

이것은 우리 주변에 죽음이 매우 가까이 있으며 수많은 죽음이 있다는 거승ㄹ 알려주기 위한 작가의 의도적인 표현이다.

이런 것은 우리 주변에 죽음이 매우 가까이 있으며, 수많은 죽음이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이것이 공감이 되기보다는 실연당한 주인공의 우울증의 결과라고만 보인다.

또한 너무나 억지스럽고 우연 연발인 사건사고는 더욱 죽음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의심하게 된다.

왜 죽음에 집착하는 걸까? 라는 의문뿐이었다.

그래서 나름의 결론은 우울증인 주인공의 집착에 대한 과대망상처럼 느껴졌다.

세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실연당한 주인공 "나"는 참 찌질이었다.

마리 아녜스에게 실연당한 "나"는 주변을 정리하고 글을 쓰려고 한다.

이 부분은 지극히 이해 가능하였다.

그러나 "나"는 사랑에 빠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 과거의 여자친구를 찾아보고 또는 여자를 찾아 길거리를 헤맨다.

이런 상황이 그다지 보는 내내 불쾌했다.

이럴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접고 가려고 해도 하나같이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비슷했다.

무슨 찌질이들의 집합소도 아니고 제멋대로 마구잡이로 살아가는 비이성적인 집단 인거 같았다.

이유없이 참고인에게 다른 살인사건을 이야기해주는 형사.

헤어짐을 통보했다가 도움을 청하다 고소하다가 다시 만나는 옛 여자친구.

개그 콘서트에서 "애들 왜 이럴까요?"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이런 상황이라서 책에 공감할수 없었고, 왜 썼을까?라는 의문만 들었다.

전체적으로 산많나 전개, 낯선 이국적 사고방식과 상황이 블랙 코미디의 느낌을 사라지게 하였다.

개인적으로 문화적 정서상의 차이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나는 나를 찾아 떠난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양갈래 머리를 묶은 소녀가 안개가 낀듯한 곳을 향해 무언가를 응시하는 표지는 가슴이 시리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부제 "카밀라"는 카밀라라는 이름자체만으로 마음이 아프게 한다.

이 소설은 김연수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 읽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소설가의 이름만 듣고 책 소개를 보지 않고도 읽는 책들이 몇개 있다.

김연수라는 작가는 그만큼 세글자만으로도 그만큼 나에게 책을 읽고싶게 만드는 분이었다.

그래서 이번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무조건 읽고 싶었다.

소설은 한국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입양간 한 한국태생의 소녀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카밀라 포트만, 그것이 그녀의 미국 양부모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카밀라, 동백꽃의 영어 이름인 카밀리아에서 따온 이름.

이 이름만으로도 왠지 그녀가 한국을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카밀라는 많은 입양아들이 겪는다는 방황을 하고 있었다.

자신과 피부 상태가 다른 부모에 대해서 남모를 고민과 갈등을 겪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그의 양부인 에릭이 연락하게 되면서 그녀의 꼬여있는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된다.

에릭이 보내준 페덱스 상자 6개 속에 남겨진 그녀의 과거.

그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책을 한권냈고, 결국 그녀는 그녀의 남자친구 유이치와 함께 한국의 진남으로 향한다.

이 책은 수많은 이야기와 시점들이 충돌해 간다.

하지만, 큰 흐름은 카밀라, 한국이름 정희재가 자신을 낳은 어머니인 열일곱의 정지은을 찾아나선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사건들이 충돌하고, 갈등들이 들어나고 사라진다.

김연수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지 매순간 긴장하면서 읽어나갈수 밖에 없었다.

특히 시점이 바뀌는 2부는 초기에 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자신이 정희재임을 알게 된 이후 정희재와 카밀라의 중간을 방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마치 3인칭 시점에서 "너"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시점은 더 절절한 갈등을 표출하는 것 같았다.

김연수 작가는 이런 점에서 매우 영리하게 주인공과 사람들간의 심리적인 갈등과 방황을 한번에 보여주기 보다는 에둘러 다른 모습으로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역시 김연수 작가의 신간을 앞뒤따지지 않고 읽게 하는 매력이 잘 살아 있는 작품이다.

책을 읽고나니 난 가슴이 시리다.

바람과 같은 소문, 그 바람이 만들어 내는 파도와 같은 시련, 파도에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물거품. 바람, 파도, 물거품 이 모든것은 알수 없는 깊이를 가진 바다에서 생성된다.

책 표지의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모든 것이 이뤄지는 바다였던 것이다.

커다란 그 심연을 알수 없는 태평양을 건너 정희재를 만난 카밀라.

진남여고에서 시작하여 깊은 바다속에서 기억에 조차 없는 자신보다 어린 엄마를 만난 정희재

바람과 같은 소문이 두렵지 않았던 정은지.

그들의 이야기는 마음 깊은 울림과 슬픔을 꺼내게 하였다.

파도를 보고 바다를 판단할수 없듯이, 우리는 부는 바람에 흔들려 누군가의 진정한 모습을 만날지 못하고 만다.

누군가의 실제 모습을 만나고 싶다면, 바람과 같은 소문이 아니라 진정성으로 다가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카밀라가 정은지와 정희재를 만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