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삶을 가꾸어가자.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의 기술 53
이근후 지음, 김선경 엮음 / 갤리온 / 2013년 2월

나는 평생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러한 이유로 직장을 다니고 있고, 저금도 하고 있고, 친구들도 만나고 있다.

남들과 설사 사는 모습이 다르다고 해도, 나는 내가 만족하고 재미있고 행복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는 조금 독특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비난하거나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매우 반갑고,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내가 <나는 죽을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라는 책을 읽게된 이유도 같다.

멋지게 나이들고 싶어서보다는 제목 그대로 "죽을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어서"이다.

이 단어에 난 모든 것이 매료되었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이화여대 명예교수로 은퇴하면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이근후 노학자의 이야기이다.

따라서 "당신은 어떻게 나이 들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 더 맞는 책이다.

그러나 난 작가의 노년기 마음가짐이 맘에 들었다.

당당히 받아들이기,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슬픔보다는 하루하루 재미를 찾아가는 삶.

이런 삶을 내가 은퇴후 살수 있을까 라는 질문과 함께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특히 최고가 되기보다는 "차선으로 살아라"라는 이야기는 내게 약간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경쟁에서 이겨서 최고가 되는 것에서 주로 즐거움을 느끼던 나에게 "차선으로 사는 삶"의 기쁨은 꽤 당황스러우면서도 놀라운 경험이었다.

또한 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것이 재미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나 자신보다는 다른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였다.

나이들어서도 젊어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하며,

마음속에서 철들지 않는 소년의 감성을 가져야 하며,

하루를 귀하게 쓰고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아야 하며,

유언장을 써두고 살아가라는 노학자의 충고는 참 살면서 많이 생각날거 같았다.

내나이 60세때 정년을 하고 나면 불안감에 살거 같았다.

하지만, 조금은 나의 노년을 위해 마음적으로 물질적으로 준비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을 돌보고,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알차게 쓰는등, 천천히 즐거운 행복한 재미있는 노년을 위해 한걸음씩 준비해가야 할거 같다.

평생 즐겁고 싶다. 평생 재미있게 살고 싶다.

진정 나 역시 나만의 방법으로 이렇게 살기를 바라며, 이근후 노학자의 이야기를 충고로 받아들여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야할거 같다.

사회적 십자가를 들어내는 문제적 소설

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이선희 옮김 / 예담 / 2013년 2월

왕따 문제가 요새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내가 자란 어릴적 왕따라는 것이 있지도 않았고, 그저 친한 친구들끼리 뭉쳐다닌 기억만이 있는 나에게 요즈음 이슈화되는 왕따문제는 너무 이해불가하다.

왕따문제로 고민하다 못해서 자살한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이었을까 짐작만 할뿐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괴롭힌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짐작조차 못하는 나에게 이번 책을 통해 조금은 왕따를 이해할수 있는 기회가 될거 같았다.

책을 읽고나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나이프와 십자가"였다.

나이프와 같은 말은 사람을 아프게 직접적으로 상처를 주지만,

십자가의 말은 직접적 상처가 아닌 짐으로 평생함께 끌고가야하는 것이다.

왕따를 당한 아이나 왕따를 시킨 아이에게는 나이프처럼 다가오는 말이지만,

그것을 침묵하고 바라만 본 아이들에게는 십자가로 남는 것이다.

한 아이가 왕따문제로 자살을 한다.

후지슌 슌즈케.

아이는 죽으면서 유언을 남기고 그 유언속 4명은 그렇게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 운명에 놓인다.

직접적인 왕따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인 미시마와 네모토.

초등학교때 친하게 지냈으나 중학교에서 소원해졌던 사나다 유.

그리고 후지슌의 짝사랑이었던 나카가와 사유리.

이 네명은 후지슌의 유언에 언급되면서 십자가를 지게 된다.

소설은 갑작스럽게 절친이 되어버런 주인공 사나다 유의 시선에서 후지슌의 죽음 이후가 담담하게 적혀 있었다.

죽은 후지슌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옆을 지키는 겐스케와 그사람 (후지슌의 아버지)의 시선이 너무나 안타깝게 다가왔다.

그리고, 피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지만 그럴수 없이 보이지 않는 짐으로 지고 살아가는 주인공 사나다와 사유리의 고통또한 느껴졌다.

이처럼 작가는 왕따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제시하기 보다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옅어지지만 지고만 가야하는 사회적 개인적 아픔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것을 방조하고 방관한 사람들이 모두 죄인이며, 그 죄를 마음속으로 지고 가야하는 고통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팠다. 무거웠다.

어쩌다 세상이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과 기쁨이 아닌 아픔과 나이프와 십자가가 되게 되었는지...

너무나 답답함에 고통스러웠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감정적 교류가 단절되면서 서로를 방관하고 무관심해야 했던 모습들.

후지슌의 자살이후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더 골이 깊어지는 느낌이었다.

아이들의 문제만으로 치부할수 없는 사회적 문제가 된 왕따문제.

좀더 관심을 갖고 아이들의 문제를 바라보고 고통받고 아픔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도와야겠다.

십자가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지고가야할 문제인거 같았다.

바람에 휘둘리고 비에 젖어가는 억세밭.

겨울 우화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신경숙 소설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엄마를 부탁해>이다.

사실 그전에 신경숙 소설을 즐겨 읽어보지는 않았던 나인데, 워낙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엄마를 부탁해>는 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서 참 가슴아팠고, 이 책을 선물로 꽤 했었다.

그후 신경숙 작가의 소설을 찾아 읽을까 했지만, 사실 그러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신경숙의 초기 단편들이 수록된 첫 소설집 <겨울 우화>가 출간된 것을 보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작가 데뷔 초기의 작품들을 한꺼번에 만날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겨울우화>에는 단편과 장편을 포함해서 11편의 소설이 담겨져 있다.

사실 신경숙작가의 소설임을 알고 시작했지만, 만약 모르고 시작했다면 난 쉽게 신경숙 작가의 작품이라고 추측하지 못할 정도였다.

예민하고 감정적인 문체가 <엄마를 부탁해>에서 만났던 신경숙 작가의 글과는 조금 달라보였기 때문이다.

<엄마를 부탁해>에서 신경숙작가는 꽤 직구형 투수처럼 다가왔다.

꽤 빠른 돌직구는 아니었지만, 정확한 컨트롤과 뛰어난 코너웍을 보이는 직구를 던져내는 모습처럼 느껴졌었다.

그런데, <겨울 우화>에 있는 작품들은 직구형 투수문체보다는 커브위주의 투수처럼 느껴졌다.

복잡하고 예민하고 여린 문체가 좌우로 흔들리지만, 포수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마도 요새 한국문단이 화려한 수식어구보다는 스토리위주로 흘러가는 것에 영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꽤 사회적 환경에 영향을 받은 소시민이 대상이라는 것도 독특했다.

주로 사랑이야기와 가족이야기를 주로 쓰시는 작가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꽤 사회적 상황에 상처받고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솔직히 신경숙 소설중에서 최근 소설인 <엄마를 부탁해>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딱 두편만 읽어본 나라서 이 비교가 정확하지는 않을수 있다.

하지만, 등단27년동안 작가는 꽤 많이 변화되었다는 것은 알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과거의 신경숙 작가의 책보다는 현재의 책이 더 좋다.

<겨울우화>에 소개된 작품들의 공통된 특징은 문장과 문장이 계속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문장들 사이에서 자꾸 흐름을 잃게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1980년대의 소설적 특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상처입은 사람들을 그냥 상처입게 두는 방식도 사실 슬펐다.

물론 그 시대에 얼마나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았겠는가.

그리고, 그 상처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그냥 상처받는 사람들을 온전히 드러내며 "아프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릴적 신경숙 작가는 꽤 생각과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나니 드는 생각은 추운 비바람부는 억세밭이 생각났다.

바람에 휘둘리고 비에 젖어가는 억세밭.

우주에 대한 개념 바꾸기

우주 속으로 걷다
브라이언 토머스 스윔 외 지음, 조상호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우주 속으로 걷다>라는 단어에 맘이 설레였다. 

내가 우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 UFO 때문이었다.

우주를 이해하고 UFO를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였다.

내가 처음 우주를 알게 된 것 (여기서 우주는 과학교과서가 아닌 내 맘속에 다가온 시기) 고고학에 빠져 있을쯤이었다.

고고학 서적중 한 서적에서 이집트 고대 역사를 소개하면서 UFO설을 이야기하였다.

"피식" 웃음이 났었다.

UFO라니 황당하였다.
하지만 그 책은 단순히 UFO설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단지 우리만이 유일한 생명체일거라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오만하고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가?"
그때부터 난 우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때부터 우주는 내게 좀 다르게 다가왔다.
그때부터 내 바탕화면은 성단그림이 항상 있었고, 책도 꽤 많이 읽었다.
솔직히 모두 이해했다구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주로 나는 그림이 많은 책을 선택하였고, 우주는 그림으로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래서 내가 잘 아는 것은 허블망원경이 찍은 사진들이다.

이번 책을 만나면서 난 우주에 대해 그림 이상의 이해를 하고 싶었다.
첫장부터 책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우주의 탄생부터 내가 알지 못하는 단어들이 매우 튀어나왔다.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단어들이지만 이들이 우주탄생과 관계가 있는지 몰랐다.
이처럼 처음부터 나에게 책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우주의 탄생, 지구와 생명체의 등장 등.
꽤 어려운 단어들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읽을만한 하였다.
마치 유럽 몇개국을 여행하는 여행투어처럼 조금 낯설고 어렵지만 그래도 흥미진진했다.
특히 고생스럽고 어려운 배낭여행이 아니라 리무진을 타고 여행하는 느낌이었다.
각 장마다 새로운 이야기들이 등장하였다.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다.

책의 작가는 우리에게 우주는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우주의 시공간안에 우리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난 그동안 우주속에 우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그림속에 알록달록 이미지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우주가 좀더 다르게 다가온다.
우리의 저 하늘이라도 무수한 별들이 탄생과 죽음의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을.
그 커다란 우주속에서 우리도 탄생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주에 대해 막연하게 바라만 보던 니같은 사람에게 우주에 한발 다가갈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역사와 함께 음악은 흐른다.

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 - 아름다운 멜로디 뒤에 가리어진 반전 스토리
이민희 지음 / 팜파스 / 2013년 1월

우선 나의 음악을 듣는 습관부터 밝힐까 한다. 

그게 우선 내가 이책을 읽어야 할 이유이고, 책을 통해서 다른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었던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다.

조용한 실내보다는 음악이 있는 공간이 좋고, 그리고 약간의 잡담이 존재하는 공간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중 하나가 커피숍이다.

커피를 잘 먹지 못해 항상 달달한 커피를 고르면서도 커피숍에서 사람들을 만나기 좋아한다.

집에서 역시 음악이나 라디오를 틀어놓는다.

그래서 음악을 많이 접한다.

그렇지만, 어떤 음악이나 가수 또는 작곡가에 집착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냥 들어서 아름답고, 즐겁고, 감동이 있는 곡은 기억해둔다.

하지만, 이세상에는 내가 접하지 못한 좋은 곡이 많을 거라는 생각에 노래에 대해 그리 집착하지 않는다.

그저 좋아하는 DJ의 선택에 휘둘리는 편이다.

그래서 음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잘 모르는 편이다.

이 책 <왜 그 이야기는 음악이 되었을까>라는 책을 보자 호기심이 들었다.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나누어서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몇개로 묶어내고 있었다.

1장은 인생과 관련된 이야기로 주로 노래를 부른 가수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2장은 사회성과 관련된 이야기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였다.

3장은 아름다운 음악뒤에 가려진 섬뜩한 이야기로 사실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3장에 소개되는 이야기는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들은 적이 있는데 약간은 다르고, 약간은 수정되기도 한 이야기였다.

4장에서 소개되는 이야기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가슴아픈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이주에 몇몇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여서 사실 조금은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많은 다른 이야기들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고, 노래도 정확히 몰라서 찾아보고 들었다.

그동안은 그냥 멜로디와 리듬이 좋아서 들었던 노래들이, 이제든 조금 다르게 다가오는 거 같았다.

외국 노래의 경우는 거의 가사를 모른채 들었기에, 스토리와 함께 만나는 음악은 너무나 새로웠다.

특히 에띠드 피아프와 빌리 홀리데이, 투팍의 이야기는 매우 기억에 남았다.

음악은 세대를 넘어서 재 창조되고 재 해석되고 다시 불리기도 한다.

특히 과거의 노래를 편곡하여 부르는 프로그램들이 꽤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운 세대에게는 새로움이지만, 과거의 세대에게는 과거의 추억이고 과거의 회상이 음악이다.

음악이 세대를 넘어선 소통이 되기도 하지만, 과거의 역사의 일부로 전해지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노래를 알지 못했고, 이 책을 접하지 못했다면 역사의 일부가 음악이고, 음악이 그 역사를 전한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멜로디와 귀로 만나지 않고, 글과 눈으로 만나는 음악.

참으로 즐거운 계기이고 좋은 기회였던거 같다.

앞으로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음악을 만나면 이제는 그 음악속 사람들이 생각날거 같다.

아쉬운 점은 QR코드나 CD를 통해 음악과 함께 스토리를 읽을수 있었다면 더 좋은 기획이 아니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