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독서휴직(?) 2년 차가 끝나간다. 두 달 후 복직인데 내년부터는 올해만큼은 어렵겠지.
일하면서 연간 60여권 씩 읽었는데 일을 쉬면서(쉰다고 하긴 그래. 또 다른 분야의 일과 가정의 양립과 자아실현에 애쓰면서-) 읽은 건 100여권 남짓이다. 차이가 별로 없네? ㅎㅎ 숫자에 연연하지 않기로 한다. 권수도 나이도 큰 의미없다고 늘 하듯 우겨본다.
올해가 하루 남았지만 뭐 한 권 더 읽을 정신이 없지, 어렵지 싶어 독서목록을 미리 정리한다. 괄호 안 숫자는 읽은 달, 그리고 저자 이름. 만화책은 다 넣지 않고 글 빽빽해서 안 넣으면 억울한 것만 시리즈로 묶어 씀. ㅎㅎㅎ

1. 스마트폰을 이기는 아이(1, 루시 조 펠러디노)
2. 소설을 쓰고 싶다면(제임스 설터)
3. 하워드 진의 만화 미국사(하워드 진, 마이크 코노패키, 폴 불)
4. 퀴즈쇼(김영하)
5. 인류의 기원(이상희, 윤신영)
6. 반딧불이(무라카미 하루키)
7. 죽도록 즐기기(닐 포스트먼)
8. 러브 레플리카(2, 윤이형)
9. 귀여운 데 오싹해 심해생물(소니지겐지)
10. 시트콤(배준)
11. 체스의 모든 것(김금희)
12.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듀나 김보영 배명훈 장강명)
13. 마녀 식당으로 오세요(구상희)
14.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위화)
15. 스페이스 보이(박형근)
16. 아무도 아닌(3, 황정은)
17. 스포츠와 여가(제임스 설터)
18.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참 쉬운 비즈니스(라라 브라이언 외)
19. 인생(위화)
20. 모르는 사람들(이승우)
21. 열일곱(정세랑 외)
22.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정용준)
23. 내 어머니 이야기 1-4(김은성)
24. 악스트 2019 3,4월호
25. 멜랑콜리 해피엔딩(강화길 외)
26. 북유럽 신화(닐 게이먼)
27. 일곱 시 삼십 이분 코끼리 열차(4, 황정은)
28. 디디의 우산(황정은)
29. 버드 스트라이크(구병모)
30. 폴링 인 폴(백수린)
31.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박상영)
32. 세월호, 그 날의 기록(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33. 만약은 없다(남궁인)
34. 기타 부기 셔플(이진)
35. 사진의 용도(아니 에르노)
36. 절망(블라디미르 나보코프)
37. 비커밍(5, 미셸 오바마)
38. 우주로 가는 계단(전수경)
39. 제7일(위화)
40. 보다(김영하)
41. 깨끗함과 더러움(조르주 비가렐로)
42. 먹고 마시는 것들의 자연사(조너선 실버타운)
43.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서민)
44. 포트노이의 불평(필립 로스)
45. 대한민국 치킨전(정은정)
46. 감정 독재(강준만)
47.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48. 밤꽃(임철우 외)
49. 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
50. 편의점 인간(6, 무라타 사야카)
51. 온 더 무브(올리버 색스)
52. 떨림과 울림(김상욱)
53. 아랑은 왜(김영하)
54. 옥상에서 만나요(정세랑)
55. 90년생이 온다(임홍택)
56.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손보미)
57.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마이클 부스)
58. 여행의 이유(김영하)
59. 이유가 있어서 멸종했습니다(마루야마 다카시)
60. 봄밤(권여선)
61. 로봇-로숨의 유니버설 로봇(7, 카렐 차페크)
62.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지낸다(이수정)
63. 2019 제10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박상영 외)
64. 한국 요괴 도감(고성배)
65. 가벼운 나날(제임스 설터)
66. 아몬드(손원평)
67.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악셀 린덴)
68. 소설가의 일(김연수)
69.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70.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다니엘 글라타우어)
71. 산 자들(장강명)
72. 대도시의 사랑법(박상영)
73. 셋을 위한 왈츠(윤이형)
74. 잊기 좋은 이름(8, 김애란)
75.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조 퀴넌)
76. 일곱 번째 파도(다니엘 글라타우어)
77. 진화한 마음(전중환)
78. 만남(밀란 쿤데라)
79. 야만적인 앨리스씨(황정은)
80. 너무 한낮의 연애(김금희)
81.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곽재식)
82.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9, 장강명)
83. 가재가 노래하는 곳(델리아 오언스)
84. 숨(테드 창)
85.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앤드루 포터)
86. 소설가(박상우)
87.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야마구치 슈)
88. 작은마음동호회(윤이형)
89. 청소부 메뉴얼(10, 루시아 벌린)
90.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91. 지구에서 한아뿐(정세랑)
92. 오직 한 사람의 차지(김금희)
93. 역사의 쓸모(최태성)
94. 나무의 모험(맥스 애덤스)
95. 생각 버리기 연습(코이케 류노스케)
96.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박지리)
97. 무엇이든 가능하다(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98. 깃털 도둑(커트 월리스 존슨)
99. 더 나쁜 쪽으로(김사과)
100. 마이 시크릿 닥터(리사 랭킨)
101. 가정법(11, 오한기)
102. 섹스하는 삶(에이미 조 고다드)
103. 농담(밀란 쿤데라)
104. 경애의 마음(김금희)
105. 무의미의 축제(밀란 쿤데라)
106.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12, 카를로 로벨리아달)
107.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108. 가만한 나날(김세희)
109. 인터내셔널의 밤(박솔뫼)
110. 본격한중일세계사 1-5(굽시니스트)
111.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20(박시백)
112. 곱게 자란 자식 1-9(이무기)

목록을 정리하니 주마등처럼 한 해가 흘러간다. 그 책을 읽을 무렵의 나의 상태, 마음, 한참을 읽어온 것 같은데 이 작가를 올해 처음 만났구나, 이렇게나 여러 권 읽었구나, 사실 올해 처음 만난 좋은 작가들이 너무너무 많다.
나는 쓰는 사람이고자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데 마냥 읽기만 해도 행복할 것도 같다.
내년에도 힘냅시다. 읽으며 쓰며 사랑하며 행복합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yo 2019-12-31 0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반님이 계셔서 즐겁고 힘 나는 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복직하신다지만 내년에도 올해처럼 지내요 우리^-^

반유행열반인 2019-12-31 08:37   좋아요 0 | URL
그래요 저도 덕분에 힘나고 즐거웠어요. 내내 지금처럼 지내요 우리^_^
 

나는 오늘 십 킬로가 넘는 거리를 만육천팔백걸음으로 종종대며 걸었다.
목적지는 오직 한 곳이지만 닿지를 않았고 그러면서 또 닿았다.
춥고 비까지 내리는데 세상 따뜻하고 행복한 날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인터내셔널의 밤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박솔뫼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1229 박솔뫼

중편쯤 되나, 짧은 소설을 빌려봤다. 연말로 전자도서관 이용 끝나는데 보고 싶던, 보고 있다 다 못 보고 반납한 책들은 예약 대기만 하다 결국 못 빌리고 해가 바뀔 것 같다.
봐야지, 하던 책들 빌리기로 했다. 이 책 빌리니 페이지가 얇았다. 아, 이달 책 너무 안 보더니 막판에 꼼수로 권수만 어거지로 늘린다. ㅎㅎㅎ사실 뭘 읽고 안 읽고 아무 상관이 없다. 읽는 일은 그냥 시간을 메우는 일. 우리는 그저 읽고 생각하고 기다리다 마주하기만 바란다.
한솔과 나미란 두 인물이 나온다. 배경은 광명에서 부산 가는 기차 안, 부산 일대, 그리고 아주 잠깐 일본 어드메. 한솔은 가슴 제거만 하고 자궁은 남긴 채 호르몬치료 받는 주민등록번호 7번째 숫자가 2여서 일본에서 결혼하는 친구 영우 결혼식 가기 전 출국 앞두고 고민이 많은, 책을 읽고 헌책방을 돌아다니고 탐정소설을 왠지 많이 본 것 같은 사람이다. 나미는 사이비라고 부르기 망설여지지만 어쨌든 오래 잡혀 있던 교단을 탈출해 부산으로 몸을 피한 사람이다. 둘은 기차에서 옆 자리에 앉았다가, 이틀 정도 부산에서 일부러 만나 여기저기 다니다 헤어진다. 한솔은 나미에게 책을 준다. 자기 이름을 써서.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부산을 두 번 정도 가 봐서 내가 왠지 지난 듯한 공간에 있는 느낌이 좋았다. 혼자 서 있거나, 서 있지 않거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이런저런 공간을 지나고 공간에 있고 말을 나누는 인물들을 지켜보았다. 호텔에 홀로 앉아 빵을 먹는 거 자체가 왜 부러워. 애초에 혼자서 뭘하는 일이 어려워진 삶이라 그렇다. 이런 식으로도 쓰는구나 싶었다.
제목이 되게 의미 심장해 보이지만 별게 없는 것 같다. 러시아혁명 백주년, 2017년이 배경이고, 부산역 인근에는 러시아인이 많이 돌아다니고, 그 사람들 왠지 인터내셔널가 불러야 할 것 같고, 재일조선인도 보고, 도망치고 떠돌고 다른 나라로 가길 골몰하는 이들이 나오니 인터내셔널인가 보다. 부산에는 국제시장도 있네. 김일성 타령도 한다. 어제 본 김세희 소설에선 김정은이 죽었지. 뭐 그 정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9-12-29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포의 박솔뫼..... 또 당할 것만 같아서 읽을 엄두가 나질 않네요. 반님의 리뷰로 만족하려고요.

반유행열반인 2019-12-29 19:03   좋아요 0 | URL
세상에 재미난 책 하도 많은데ㅎㅎ이 책은 근데 그냥 평이했어요.
 
[전자책] 가만한 나날
김세희 지음 / 민음사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1228 김세희
연말에 너무 읽은 게 없다보니 꼼수를 쓴다. 여름에 사 놓고 읽다 만 전자책을 펼친다. 이 책이 가장 진도율이 높아서다. ㅎㅎㅎ
친구가 이 작가 읽고 기운을 내래서 첫 소설집과 장편 중 고민했다, 뭘 살지, 하니까 사지 마 둘다!!했지만 으응 그게 이미 샀다고...전자책이라 팔지도 못해...자조하고 뭐 그런 기억도 나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가만한 나날을 읽고 의외로 좋아서 이 책 사고 앞 두편 읽다 오래도록 접어뒀다. 아 왜 샀지. 왜 별로야 하면서.
가만한 나날 다시 읽고도 아, 내가 뭐 씌였었나 봐. 했다.
드림팀 부터 잘 읽혀서 하루 만에 절반 남은 거 후다닥 봤다. 거기 나온 임팀장 같은 사람이 내가 되었던 게 아닐까 하고.
회사 생활에 대한, 초년생의 불안과 좌절의 이야기가 무척 많이 나온다. 대부분의 인물이 약간 답답하면서도 또 흔하고 여리고 자기의 치졸한 면에 부끄러워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내가 그리 안 좋아하면서도 막 보면 안타까워할. 나라고 뭐 다를까. 그냥 씩씩한 척 할 말 다 하는 척 하면서 일이란 일 다 떠맡는 호구지. 그러면서 꼰대 소리나 안 하면 다행이지. ㅎㅎㅎ 젊은 동료들 신임들 볼 때마다 늘 그런 걱정이 든다. 얼마나 많이 묻고 잘 가르쳐 주셨는데요- 하고 내 앞에서 칭찬 일색인 예쁜 동료 앞에서 내가 못되게 군 일들만 끊임없이 플래시백 하며, 얘는 왜 이렇게 맘에 없이 치겨세울까. 이제 나랑 일할 일도 없는데. ㅎㅎㅎ한다. 와 못 됐어. 사람 되게 못 믿어.
물나들이 이야기에 나오는, 아버지에게 나쁜 건강과 나쁠 미래만 물려 받은 듯 계속 술을 마시고 사랑이 떠날 걱정하는 남자를 보며 괜히 마음이 아팠다. 이놈의 술주정뱅이 아버지 서사. 나처럼 글러먹었어 하고 모질게 부모를 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더 많다. 안 보면 더 나을텐데 보면서 끊임없이 상처를 되새기고 또 상처입는다. 슬퍼 슬퍼.
얕은 잠은 제목처럼 꿈 같은 느낌인데. 파도타다 길 잃고 그런 나를 두고 간 기대던 사람 이야기, 뭔가 왜 주인공이 산 사람 아닌거 같은 기분 드나 모르겠다.
감정 연습.은 파주가 나오는데, 내가 살아보지 못한 북쪽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적 불안, 같은 게 막 옮아졌다. 서울과 경기 남부 말고 다른 지역의 삶에 대해서는 나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말과 키스. 동성애 서사라고 해야 하나. 재미는 그닥 없는데 현진의 캐릭터가 되게 선명했다.
소설 하나하나가 다양한 가능성처럼 보였다. 구구절절한데 어쨌든 다 읽으면 어떤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과대평가 아냐, 싶다가 앞에 세 편 참고 뒤에까지 다 봤더니 아, 나 그냥 짜져 있어야지. 깔 뻔했네. 이 정도면 여기저기 회자되고 팔릴 만 해 싶었다. 그런데 또 읽을지는 모르겠다. 취향은 아닌가 보다. 너무 고구마 퍼먹여서. ㅋㅋㅋㅋㅋㅋ어쨌든 응원합니다 작가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15년 개정판 세트 - 전20권 (본책 20권 + 대형 브로마이드(앞면)/조선왕실 가계도(뒷면)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191227 박시백
해 가기 전에 드디어 20권 다 보았다ㅎㅎ20권은 두껍고 지루해서(막 한국사 공부할 때 보던 나라 망하는 수순 보기 괴로움...) 대충 본 건 안 비밀.
나는 만화책은 읽은 책 수에 안 넣었는데 모이웃이 이 책 일부 읽은 걸 넣으면 400권이 넘게 읽었다 하는 소리 듣고 솔깃. 보자 나도 이거 20권, 본격한중일세계사5권, 곱게자란자식9권, 내어머니이야기4권(인가) 넣으면 읽은 책 수가 40프로 가까이 증가한다ㅎㅎㅎ아 막 유혹을 떨치지 못하겠다. 그냥 읽은 책 목록에 한 줄로 넣는 걸로 타협...

지인이 아홉 살 딸이 역사 관심 가지기 시작했다며 이 책 어떠냐고 물어서 화들짝 ‘텍스트 많고 지루해서 애들 보기 무리임. 차라리 설민석 들어가는 한국사 만화책이 인물사에 초딩 타겟임’하고 만류한 기억만 난다. 정작 우리집 동갑 내기는 역사 하나도 관심 없다고 한탄했는데, 그 설민석 뭐시기 전자책 빌려주니 재미있다며 순식간에 열 권 다 봐버렸다.... ....... 애가 관심 없는 게 아니라 내가 무심했던 걸로.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어쩌구 시리즈도 읽고 시험 본다고 한국사 공부도 해 보았지만 어쩐지 조선사는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질 않았었다. 학교 국사 시간에 나름 초중후말 이렇게 배운 것도 같은데도 구획짓기도 안 되고. 여태 주워먹은 걸 왕조 순으로 훑어보는 건 나름 그 동안 안 되던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혹자는 민중사 아니고 지배자 관점에 관에서 쓴 게 진짜 역사냐 할 수도 있지만.
저자가 인물들 하나하나 개성 있게 묘사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성이랄까, 만평 작가 출신이라 그런지 얼굴에 인물의 성격 특색 드러나게 그리고 다른 애들이랑 전혀 안 헷갈리게 잘 그린 거 같다. 특히 정도전 얼굴은 되게 만화스러운데 잊히질 않아ㅎㅎㅎ익선관 쓴 왕들 얼굴도 막 한 핏줄에 그놈이 그놈 같을 것 같지만 전혀, 어전 참고하고 사료 서술 열심히 고증한 건지 하나같이 개성 넘친다.

단순히 실록 평가 따라가지 않고 작가 나름의 논평 덧붙인 부분도 좋았다. 그게 옳고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나는 이런게 아닐까 생각하고 비슷한 의견도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하는. 정치사에 대해서는 그것이 사실로서의 역사가 아니라는 점, 여러 의견을 제시해주는 게 가치로운 것 같다.

잘해보려 애썼고 시스템도 어느 정도 갖췄지만 현실에서 무력하고 작동 안 하고 인간 썩은 마음이 늘 그러듯 또 인간이 인간해서 힘 가진 놈들이 백성 빨아먹고 그런 부분은 늘 읽고 있자면 분통 터졌다. 예송이니 탕평이니 역적이니 뭐니 하며 아무리 유교국가고 예의염치 질서가 최우선인 나라라 해도 그런 철학적 정체성 규정 규명 위한 논쟁이 소홀히 될 수 없다 해도 백성들은 굶어죽고 침략에 죽어나가는데 수탈해다가 저러고 탁상공론하는 꼴이 아주 그냥 다 빗자루로 쓸어다 버리고 싶은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런 정치 논쟁과 권력 다툼 부분은 심지어 아주 지루하기까지 하다. 내 취향 아냐...다 죽어 그냥 아 다 죽었네 하하 역사에 비루한 이름들 남기고 다 죽었구나 하하하)

후대 사람들에게 뭔가를 적어 남겨준 것은 그것이 편파적일지라도 소중한 유산 같다. 왜곡된 판단이든 바로 잡고 캐내는 일이든 뭐든 할 일을 물려줬으니. 이런 이차 저작물의 소재도 되어주니 재미있게 읽는 사람은 땡큐. 그런데 이 책은 아아주 재미나진 않고 약간 의무와 당위의 독서에 가깝다. ㅎㅎㅎ글이 너무 많고 연출도 엄청 극적이지 않다.
반면에 이름을 남기는 일이란 쉽게 볼 일이 아닌 것 같다. 수백년을 간신으로, 매국노로, 탐관오리로, 멍청한 왕으로. 빛나는 이름의 무게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도전(되게 좋아하네 나...드라마 탓이야....조재현 때문에 망했지만...), 세종, 충무공, 정조, 안중근 등등등... 자꾸 미래 세대가 자기 이름 운운하는 덕에 지하에서 제대로 안식 취하고 있을까. 세종이...뭐요?(벌떡) 하면서 아 왜 나 또...과학기지? 하아...좀 쉬자 좀....나라면 내 영혼이라면 그럴 듯...그래서 최대한 숨고 알려지고 싶지 않다. 조용히 역사책에 남은 남의 흔적이나 몰래 훔쳐보며 잊혀지다 사라지고 완전히 소멸하고 싶다. 역사를 보는 소회가 이 모양이다. 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