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부기 셔플 - 2017 제5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이진 지음 / 광화문글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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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2 이진
수림 문학상 수상작. 장강명이 재미있다고 언급해서 읽게 되었다. 미8군 악단의 화려함과 무대 뒤 어두운 삶을 그렸다. 앞 부분 읽을 때는 소재나 시대가 참신해서 흥미로웠다. 시대상 반영하려 애쓰고 취재도 열심히 한 듯하다. 그런데 읽을 수록 갈등 구도나 풀어 놓은 이야기가 식상했다. 문장 표현도 구태의연했다. 마무리에서 회고하듯 후일담 푸는 것도 별로였다. 거기에 더해 중고책 전 구매자가 뭔 향수를 들이 부어놔서 책을 읽을 때마다 고역이었다. 하하하 총체적 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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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은 없다 - 응급의학과 의사가 쓴 죽음과 삶, 그 경계의 기록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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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8 남궁인
지금도 고생하며 누군가를 살리고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죽음을 지켜보는 의사들의 노고를 존경하고 (나와 내 가족도 그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미리)고맙다. 글쓰기가 글쓴이에게 치유가 되길 되었길 역시 간절히 빈다. 그러나 이런 책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좋게만 보진 못하겠다. 책에 대해 자세히 모른 채 별 생각이나 기대 없이 봤는데 남의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소모/소비하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안 좋다.
1부를 읽을 때는 칼을 쥐고 흐른 피로 쓴 것 마냥 진득해서 읽기 힘들었다. 죽음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면서 누군가의 죽음을 이렇게 소모/소비하는 글을 써도 되나 난 이런 걸 왜 읽고 있나 싶었다. 그럴 의도가 없었다 하면 글쓰는 방식에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급박하고 강렬한 순간들이지만 그걸 내내 !!!! 하는 식으로 그리는 것은 지나치게 선정적인 글쓰기 같다. 2부는 분위기가 확 전환되서 아, 그 공보의들 훈련소 진료실 썰이 이 의사분 글이구나 하고 잠시 웃기도 했다. ‘내가 응급실 근무할 때 말야…’하고 썰 푸는 걸 보는 듯해서, 환자를 너무 웃음 거리 만드는 게 아닌가 주변 사람들한테 썰 푸는 거랑 책 내는 건 다른 차원이잖아, 내가 그 환자라면 이 글 정말 싫겠어... 하고 불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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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그날의 기록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지음 / 진실의힘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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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6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눈먼 자들의 국가, 다시 봄이 올 거에요를 먼저 보았다. 이 책은 이북을 사 두고는 내내 묻었다 오늘 아침 펼쳤다. 우리가 구하지 못하고 놓친 사람들의 그날이 기록되어 있었다. 해야 할 일도 모르고 손놓은 이들, 너무 늦어 버린 시간. 나는 이 책을 너무 늦게 읽었다.
더 부끄러운 건 내가 그날 무슨 일을 했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격무에 시달리던 시기다. 그래도, 밝혀지지 않은 누군가의 시간처럼 내 시간도 공백이다. 그렇게 기억력 좋다고 자부하던 주제에. 그냥 잊어버린 거지. 그냥 아무 날 아니게 보낸 거지. 그런 내가 용서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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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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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5 박상영
작년에 핫했던 박상영의 소설집을 이제야 읽었다. 친구만 사주고 난 안 봤었다. 김봉곤의 새침한 게이 소설과는 또다른 색깔의 소설이었다. 박상영은 올해 젊은작가상 대상을 탔다. 소설마다 망했다고 열패감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제는 그 인물들이 웃고 있을 것 같다. 우리 상영이가 드디어 해냈다, 완전 망한 건 아니다, 하고.

-중국산 모조 비아그라와 제제, 어디에도 고이지 못하는 소변에 대한 짧은 농담
자이툰 파스타와 비슷한 소설이었다. 제제가 가라오케에 술 취해 뻗어 있다 자기 순서가 되자 벌떡 일어나 노래를 한다. 빵 터졌다. 제제가 해 준 농담을 떠올리며 소설이 끝나는 부분은 슬픈데 웃겼다. 올리브유. 
-패리스 힐튼을 찾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두 소설이 짝을 이루는 데 앞에 건 남자친구인 김의 관점, 뒤에 건 인스타 아티스트 소라의 관점이다. 같이 개를 사고 한 때는 사랑했던 연인이 멀어져 가는 모습을 웃기게 그렸는데 슬프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 자기 껍데기든  뭐든 일상이랍시고 전시하는 사람들이 나는 참 신기하다. 나는 장바구니 오천원 쿠폰을 받기 위해 사진을 올려본 적은 있지롱.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두번째 읽어도 재미있었다. 영화감독이었지만 재능 부족을 깨달은 화자와 뭘해도 이상하게 웃긴 왕샤가 매력터졌다. 완성되어 버린 삶. 이라고 자신들이 거쳐온 실패를 말하는 부분에서 아 나까지 왜 이렇게 슬펐나 모르겠다. 그리고 유채영이 앵앵대며 그 때는 몰랐었어 누굴 사랑하는 법 하는 부분이 음성지원 됐다. 몸매 딴딴한 내 또래 아저씨가 유채영 춤을 흉내내는 모습을 떠올리면 진짜 웃프다. 아무 것도 아니다. 흑흑. 
-조의 방
언젠가 생각했던 코스튬플레이 컨셉을 상영이가 먼저 써 버렸어 엉엉. 그런데 이 소설집 소설 중에 제일 못 썼다. 그냥 뭔가 어설펐다. 
-햄릿 어떠세요? 
데뷔 실패한 연습생 얘기도 상영이가 또 써 버렸어. 자꾸 이러기야 엉엉. 나를 예뻐하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한 명이 있다. 그러니 된 거 아냐. 나의 햄릿 곰곰. 근데 오필리아가 아내냐 약혼녀 아니었어?
-세라믹
어린애를 막 쳐 패 맞게 하고 제 손으로 혀를 베게 하고 좋아하던 누나도 어디론가 사라지게 하고 아직 자라지도 못하게 두고 엄마는 순 미친년이고 배터지게 똥으로도 나오기 힘든 세라믹 구슬 막 퍼 먹이고. 그러는 거 아냐. 엉엉. 소설가는 정말 생각할수록 잔인한 사람들이다. 며칠 전 다시 읽은 김애란 물 속 골리앗도 그랬다. 너무 외롭게 빗속을 헤매다 결국 크레인 위에 홀로 남겨두고 심하다고 생각했다. 겨우 아빠랑 별똥별 보며 수영 배운 걸로 위안삼으라는 거냐. 그나마 세라믹은 겨우 구슬 주워 모으고 여자애한테 안기는 게 다다. 삶은 왜 이리 지긋지긋한 거냐. 

얼른 두 번째 소설집 나와서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도 읽고 싶다. 젊은작가상 책으로 안 보고 아껴 둘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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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9-05-17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엉엉~ 흑흑~ 글이 매우 귀엽네용ㅋㅋㅋ 저도 함께 외칠래요.. 상영아 아무리 소설이라도... 그러는거 아니야...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19-05-17 11:51   좋아요 1 | URL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새 필립로스(포트노이~)보고 있는데 상영이가 거기 나오는 엄마를 능가하는 나쁜 엄마를 그려보고 싶었나 봐요...소설은 읽을 수록 내가 더 불쌍해!대회를 관전하는 느낌이에요.

공쟝쟝 2019-05-17 13:42   좋아요 1 | URL
공감하기ㅜ싫지만 시점이 1인칭이라 아주 잘 이해되기도 하고 정도는 다르지만 비슷한 인물이 어디엔가 진짜 있을 것 같아 생생했어요. 그들이 많이 불쌍하지는 않았는데 ㅋㅋㅋ.. 반인님 글 읽으니 작가님이 상타서 소설속 인물들이 넘나 다행이야!! 짝짝짝~! 할 것 같아 웃었답미다.
 
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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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3 백수린

박완서 작가 헌정 콩트집의 언제나 해피엔딩 이란 작가의 글이 좋아 첫 소설집도 구해 보았다. 생각보다 좋았다. 자꾸 언젠가 읽어 본 것 같은데 처음인 게 확실했다.  날이 따뜻해지고 소설 읽기 좋은 날들이다. 

-감자의 실종
다른 건 안 그랬지만 이건 왜 자꾸 읽어본 것 같았나 모르겠다. 감자, 개, 신념, 내가 쓰는 어휘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의미라면. 굳이 이렇게 쓰고 보면 언어가 가진 사회성 공유성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모두가 같은 걸 가리키지는 못하더라도 이만큼이나마 유사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기적이 아닐지. 내가 멍멍대면 너는 찍찍대고. 
-자전거 도둑
안나, P, 가질 수 없는 것, 상대적 박탈감, 관음, 치졸하고 질투어린 마음을 나름 잘 그렸다. 타인과 같이 사는 고충, 친하다가도 멀어질 수 밖에 없는 다름, 비교, 시기, 그런 날들이 있었지. 
-폴링 인 폴
조금 오그라들지만 못 읽을 정도는 아니었다. 다른 더 좋은 소설 많은데 그저 제목이 느낌이 좋아 소설집 제목이 되었을 듯하다. 이 소설에서 한국어 교사가 한국어 배우는 교포를 짝사랑하는데 거짓말 연습에는 프랑스어학연수 떠난 언어를 배우는 화자가 등장해 약간 짝을 이루는 느낌이다. (소설의 온도나 어조는 전혀 다르지만.) 연인을 가져 본 적 없는 이의 짝사랑, 그런 입장에서 폴과 폴의 아버지와 폴의 연인에 대해 전해 듣는 상황. 한국적인 것에 대해 돌아보기. 
-부드럽고 그윽하게 그이가 웃음짓네
오래된 연인을 한국이 아닌 독일에서 다시 보게 되는 이야기. 배경이 다른 나라인 소설이 제법 등장한다. 작가가 프랑스어를 전공해서 그런지. 디디의 우산에도 소수자여서 제거당한 이들을 기념하는 공간이 나오는데 이 소설도 비슷하게 유태인 박물관이 등장한다. 늘 보던 곳이 아닌 곳에서 관계라는 것을 다르게 볼 기회가 생겨서 그런지. 
-밤의 수족관
초반부터 너무 빨리 예측이 되는 전개라 아주 잘 쓰인 것 같지는 않다. 나도 믿을 수 없는 기억에 대한 건 아이디어는 좋지만 역시나 납득이 될 만하지는 않은 설정이었다. 예전에 연예인과 자신이 결혼했다 주장하고 자기 싸이월드에도 여보여보 도배해놓고 결국 정신 이상으로 자기 어머니를 살해했던 어떤 사람이 떠올랐다. 현실을 압도할 만한 픽션은 그리기 쉽지 않다. 하하. 우주처럼 화자를 감싸는 수족관에 대한 묘사는 좋았다. 
-까마귀들이 있는 나무
이 소설은 기묘한 분위기가 좋았다. 리와 킴 리와 이방인 여성 관광객을 대조하는 것, 말하고 싶은 게 약간 뻔하기도 하지만 까마귀가 달라붙은 성, 나무, 오래된 은행나무, 서울대공원 만큼 수도권 사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고궁 배경 묘사가 분위기를 잘 지어냈다. 노골적인 심리묘사로 리를 너무 대놓고 쓰레기로 보여주는 건 조금 재미가 반감된다.  
-거짓말 연습 
프랑스어학연수 간 화자가 머문 기숙사, 마을, 만난 할머니, 성당, 어릴 적 엄마의 거짓말, 정리하게 될 남편과의 관계, 끝나지 않는 파업과 오지 않는 입학허가 우편물 등 관계와 언어에 대한 고민이 압축되어 있고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다른 소설들도 비슷한 이야기들이 계속 변주된다. 언어에 대한 고민, 소통, 이해할 수 있을까애 대한 불안, 회의, 닿고 싶지만 닿지 못하는 마음. 
-유령이 출몰할 때 
유령이 초토화시킨 대학 시절 머물던 K구역에 홀로 카르페디엠 카페를 지키며 커피를 내리는 선배를 만나러 가는 고시생 이야기. 굳이 화자가 그곳을 찾아가는 개연성이 약하긴 하다. 
-꽃 피는 밤이 오면
슬픈 이야기다. 언어를 잃은 남편.은 비유가 될수도. 굳이 진짜로 말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니라도 세월과 함께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는 연인이 생각보다 많다. 받아 적는 일. 나름의 노력. 마음에도 자막이 있으면 정말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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