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기
“당신은 늘 여기까지라고 선을 긋는데, 그 선을 넘으면 어떨지 궁금하지 않아?”
그가 묻는다.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스테레오 리모컨 버튼을 누른다. 아, 젠장, 뭐야, 이제 또 뭘 어떡하려고 그러지?
안 보이게 설치돼 있는 스피커들에서 현악기 소리가 폭풍처럼 휘몰아쳐 올 때, 칼잡이 씨는 살짝살짝 내 살결을 꼬집는다. 처음에는 약간 간지러울 뿐이지만 음악이 점점 전개됨에 따라 그의 손동작도 도를 더해 간다. 느닷없이 홱 하고, 그는 내 북채에서 거무스름한 다리살 한 줄기를 뜯어낸다.
“꼬꼬댁!”
내가 부르짖는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놀랐다. 하지만 그 느낌에 어쩐지 혹한다. 간질간질 감질이 난다. 그가 다시 뜯는다. 더 세게.
음악이 고조되어 갈수록 그의 손가락이 내 살에 더욱 깊숙이 파고들며, 음악에 완벽하게 박차를 맞추어 한 오라기 또 한 오라기 나를 벗겨 간다. 그가 능수능란한 손가락으로 나를 허물어뜨림에 따라 나는 기막힌 흥분에, 현악기와 관악기가 빚어내는 천상의 화음에 휩싸여 내 가장 은밀한 욕망 속으로 침몰해 간다.
음악이 잠시 멈추고 그도 멈춘다. 그러더니 두 번째 음악의 선율이 피어오른다. 첫 곡처럼 마구 휘몰아치지는 않는다…..., 마음속으로 나는 시골길을 건너는 암탉의 몸짓을 떠올린다. 무엇인가 위험하고도 저항할 수 없이 매력적인 것이 암탉을 길 건너편으로 이끈다. 낮게 지저귀는 새소리 같은 오보에 독주가 쟁쟁 점잔 빼는 현악기 소리를 깔고 흘러나온다. 칼잡이 씨는 우미한 나를 능숙하게 유린하고…..., 뜯어내고 또 뜯어내고…...하지만 음악이,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고…...그의 손가락들이 나를 완전히 무너뜨리고…...그래, 이거야. 나는 어두운 육욕의 세계로 항해해 들어온 거야. 마침내 음악이 절정에 이르자 나도 절정에 이른다. 나는 블렌더에 확 갈린 액체처럼 뒤죽박죽 혼란스러우면서 산산이 날아오른다. 아아, 대단해.
“음악 뭐였어요?”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 얼이 나간 상태에서 내가 신음한다.
“요제프 하이든의 ‘암탉’ 교향곡 83번 G단조 중 알레그로.” 그가 나를 두 개의 부드러운 번 사이에 끼워 넣는다. “모종의 이유로 난 늘 그 곡에 맞춰 요리하고 싶었지.”
시골 암탉의 모습이 다시금 내 마음에 자리 잡는다. 무척이나 희한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 닭이 왜 길을 건넜는지 알 것만 같다. (73-74. 청각, 촉각, 시각 어우러져 이 정도면 감각적이군 하는 장도 있긴 했다...ㅋㅋㅋㅋ)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행위는 무척 격한 거야. 당신이 분별 있게 날 유도해 주리라고 믿어. 안전 신호가 뭐라고 했지, 영계 아가씨?”
“노릇노릇.” 내가 중얼거린다. “내가 거의 익어 간다 싶으면 노릇노릇이라고 하는 거죠.”
“그리고?”
그가 눈빛을 차갑게 하여 추궁한다.
“까맣게. 만약에 내 물기가 말라 버릴 것 같으면요.”
“좋았어.”
그는 울프를 점화하고는 소금과 후추로 내 가슴살을 문지르기 시작한다. 그의 손이 나의 흉골을 따라 내려가 아래쪽 그곳까지 더듬어 가며 내 살갗을 깨운다. 두 개의 능란한 손가락을 내 안에 묻고, 고문처럼 느릿느릿 원을 그린다. 그가 무엇인가 매끈하고 울룩불룩한 것을 밀어넣는 바람에 나는 흠칫 몸을 움츠린다. 어마, 어떡해.
“마늘이야. 그리고 허브하고. 당신의 끝맛을 한결 강력하게 만들어 줄 거야.”
그는 나를 구이용 랙에 앞으로 얹어 내 가장 무방비한 부위가 그대로 노출된 채 욱신욱신 고동치게 내버려 둔다. 그러고는 나를 울프 레인지의 거센 열기 속으로 밀어넣어 버린다. 열기가 내게 작용해 빠르고 호되게 나를 익히고 아슬아슬한 상태까지 몰아붙인다. 내 안쪽은 고동치며 바짝 죄어들지만, 내게서 나온 즙이 제어할 수 없이 주르륵 흘러내릴 그때에 때를 맞추어 그가 열기를 누그러뜨린다. 맙소사, 나를 감질나게 놀리고 있네.
그가 나를 꺼내고 알루미늄 포일 뜯는 소리가 들린다. 내 몸을 아무렇게나 홱 뒤집어 눕히는데 나는 온몸의 뼈마디가 왈그락거리고 모든 부위가 부르르 부르르 떨린다. 그러더니 포일 한 장으로 나를 덮고는 등을 돌린다. 얼마나 오래 기다리게 할 셈일까?
마침내 그가 돌아온다. 입술에 비죽이 미미한 미소를 띠고, 숨은 거칠게 몰아쉬고 있다.
“당신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아?” 그가 헐떡인다.
“날 해치워 줘요.”
낮고도 열 오른 목소리로 나는 간신히 그 말만 뱉는다.
그는 나를 구이용 랙에 밀어붙이곤 도로 고온의 오븐에 확 넣어 버린다. 내 뱃속 깊숙이에서 마늘 쪽들이 쿡쿡 아려오고 나는 본의 아니게 꽉 움켜쥐듯 그것들을 감싸고 오므라든다. 뜨거운 육즙이 내 몸을 타고 넘쳐흐를 듯 맥박치는 동안 내 껍질은 바삭바삭 구워진다.
“노릇노릇!” 내가 부르짖는다. “노릇노릇, 노릇노릇!”
(178-179, 하..미친 ㅋㅋㅋ노릇노릇!!!)

미친…ㅋㅋ이건 직립구이팬이라는 물건입니다…음란한 무엇이 아니라…그런데 사진을 왜 이따위로 찍었어 개변태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