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수를 조금 더 읽고 싶은데, 엄청 싸게 핀 시리즈 소설을 내놓은 판매자가 있어서 담아 놨었다. 핀 시리즈 시인선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궁금하던 양안다 시집은 다른 곳보다 약간 비쌌지만 그래도 궁금하니까, 서효인 시인은 역시나 궁금해만 하고 아직 안 읽어 봤는데, 그런데 황인찬 산문집 펴낸이가 이 시인 이름이어서 같이 담았다. 다른 책들도 넣다 뺐다 하다가 꾹 참고 세 권만 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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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택배 봉지-알라딘에서 커피 싸 주고 소량 구매시 보내주는 뽁뽁이 봉지. 나도 중고 도서 부칠 때 재활용 많이 한다- 가위로 오려 보니 으아니, 비닐이 한 겹 더. 뭘 이리 꽁꽁 숨겨 놓으셨대-하고 한 겹 더 잘라내니 으아니, 여기에 뽁뽁이 한 겹 더! 두 겹이면 그랬냐 할 것을 세 겹의 섬세함은 마침내 나를 감동시키고 말았다. (이거 주동문으로 썼다가 일부러 피동문으로 고침. 봉투 세 겹에서 그러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느꼈어…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안 시킨 뭔가가 한 권 더 있었는데 펼쳐 보니 수첩? 다이어리? 다른 책 사은품이었나 본데 당장은 필요 없어도 쓸만해 보이는 뭔가를 덤으로 주셨다. 그린라이트? 매튜 맥커너히가 누군데? 하고 검색해보니 인터스텔라의 머피 아빠 배우가 책도 썼구나. 오 신기한 걸 많이 얻는 구매였다.
중고책 포장할 때도 이렇게 섬세해 본 적이 있느냐 너는… 저널에서 인삼 껌 냄새가 나는 건 기분 탓이거나 진짜일지도 모르지만 예쁘고 깨끗한 책도 싸게 얻고 수첩도 생기고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작은 일에도 공들여 마음들여 이루는 사람들이 지탱하는 세상을 생각한다. 내가 몇 초 안 걸려 읽는 단어들도 문장들도 그렇게 몇 날 밤을 거쳐 쓰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