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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처음 온라인으로 원두커피를 구입한 곳은 알라딘이다. 처음 온라인으로 (스웨이드의 커밍업과 오아시스의 모닝글로리) 시디를 구매한 음반 가게는 향뮤직이라는 사이트였고,처음 온라인으로 책을 산 곳은 리브로라는, 지금은 사업을 접은 서점이다. 예스24를 거쳐 알라딘에는 제법 늦게 가입했는데 처음 산 건 책이 아니라 화장품이었다. 화장품을 저렴하게 팔고 포인트도 사은품도 많이 주고 그랬었다. 온라인 상거래는 점원 앞에서도 낯을 가려 어쩔 줄 모르는 내게 혁명이었다. 인터넷 수퍼 없었으면 굶어죽었을 것이다. 물론 온라인 서점 없었으면 집에는 지금의 절반이 안 되는 책만 있겠지… 나는 그 책값 아껴 뭐를 했을까…
세상 귀찮은 드립커피 왜 먹음??? 하던 내가 작년 말부터는 거의 매일 드립커피만 마셨다. 시험 가까운 동안 캡슐로 에스프레소만 내려서 원샷, 이렇게 시간 아까워하던 내가 그동안 못하던 시간 낭비를 마냥 하고 싶어서 그랬다. 그런데 알라딘에서는 원두 산 지 오래… 간만에 에티오피아 아리차 드립백세트를 산 이유는…커피스탬프 8개 남은 게 아까워서… 자, 7000원 드립백을 3000원 쿠폰 주고 4000원에 사서 스탬프 2개를 받으면 할인쿠폰 4000원으로 바꿀 수 있어…오예!
이번 드립백은 뉴지코리아라는 곳에서 만들었다는데 미국 드립백을 주로 취급한다고 홈페이지에 써 있다. 거기서 직접 구매할 만한 특색 상품은 없었다. 아, 커피보다는 베트남 커피 카페 쓰어다 만드는 데 쓰는 연유 같은 게 잘 팔리고 있음…
오늘 아침 새 드립백 내려보니… 여러모로 불만이었다. 증량했다는 원두량은 이전에 다른 품종 드립백보다 가벼운 느낌이었다. 그래서 물을 많이 붓지 않았다. 다 내리고 불은 커피찌꺼기도 별로 안 묵직…그리고 이건 필터 문제인지 갈린 정도 문제인지 물이 너무 안 빠졌다. 한 잔 내리는데 오래오래 걸렸다. 커피 맛은 뭐 에티오피아 원두는 훌륭하고 깔끔하니까. 그래도 이제는 진짜 안녕.
알라딘 콜드브루 외주업체(?)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된 연두커피는 할인 안 하면 원래 먹던 원두들이나 비슷한 가격이지만 매달 이달의 커피, 하면서 거의 절반 가격으로 좋은 원두를 깎아 주고 있었다. 그래서 말라위, 코스타리카, 인도네시아 원두를 12월 말에 구입했다. 제조일자가 받은 날 전날이라 감동… 향이 살아있음… 말라위 커피는 흔하지 않던데 가격도 착하고 맛도 무난하면서도 또 새로웠다. 코스타리카는 알라딘에서도 몇 번 사 먹었던 풍요로운 해안…의 산뜻한 맛이고 인도네시아 만델링은 얘들 비하면 씁쓸한 편인데도 풍미가 좋아서 두 달 내내 돌려가며 신나게 마셨다. 이 달은 엘살바도르, 케냐, 에티오피아, 온두라스를 할인 중이고… 저는 갑니다… 저에게 커피의 맛을 알려줘서 고마웠어요. 그런데 커피의 가격도 알아버렸네요… 내맘대로 리뷰 쓰는 게 낙이었는데 (그러니까 커피를 사면 커피 리뷰 작성권을 얻는), 책 사면 커피 같이 오는 것도 편하긴 했는데, 마지막 커피 리뷰를 끝으로… 가끔 독후감이나 얌전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