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까지 8권을 읽고, 11월부터 12월까지 22권을 읽었다. ㅋㅋㅋㅋ 22권 중 절반은 11월 절반 동안 읽고 12월 들어 다시 공부 조금씩 하느라 나머지 절반은 한달 동안 읽었다.

2018년 이후로는 한 해 100권 이상씩 읽었고 2015년에도 60권은 넘게 읽었으니 거의 십 년만에 최저 기록을 세웠다. 최저도 기록이라면 기록이니까… 책 읽지 않는 내가 가능할까, 했는데 가능했다. 책을 참고 한해를 보냈다. 책등은 오래오래 보았다. 내 책들, 재미있는 거 진짜 많이 사놨네. 아직 잘들 있네. 보고싶네. 나중에 만나자. 흑흑. 쉬는 때마다 책꽂이 앞에 서서 제목만 몇 번을 훑었는지 모른다.

작년보다 백 권 이상 덜 읽었다. 작년에 읽은 책들 정리하면서 올해는 덜 읽고 더 행복하자, 했던 것 같은데 덜 읽기만 하고 행복은 소홀했던 것 같다. 지나고 보니 이것도 행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이 울었다. 나는 내 삶을 바꾸고 싶어, 하는 욕심은 한가득인데 준비도 요령도 노력도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2023년에는 재수생(?)이 될 예정이다… 2003 수능으로는 대학을 갔으니 n수 셀 때 안 치는 거라고, 이번에 고3이고 내년이 재수라고…혼자 우겨봄…
그래도, 불과 몇 년 전 같으면 돈벌이를 쉬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하겠다고 나서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는데 그런면에서는 꿈같은 한해를 보냈다. 그 꿈속에서 저는 자꾸만 문제를 풀려고 시도하고 못 풀고 또 틀립니다… 자려고 누워도, 자는 중에도 내 뇌는 자꾸 이 세상에 없는 문제를 만들어서 마구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컴퓨터 전원 안 끄고 대기모드 돌아가는 것 마냥… 그걸 자는 도중 깨달으면 야, 뇌새끼야, 그거 진짜 문제 아니야, 얼른 자 풀지 마, 그걸 반복했다.

이전 같으면 자는 내 뇌는 그날이나 그무렵 읽는 책속을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독후감을 휘닥닥 잘 써 버리면 조금 털어내는 기분은 있었지만 하여간에…

내년에는 책은 올해랑 비슷하게(?) 조금만 읽고 문제집은 더 풀고, 강의도 많이 듣고, 덜 울고, 힘내야겠다. 더 읽을 수 있는 날들까지 힘내요.

——
1월
1.통통한 과학책2(정인경)
2.지구의 짧은 역사(앤드류 놀)
3.생명의 도약 (닉 레인)
3월
4.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5월
5.화해의 몸짓(장성욱)
7월
6.대혼란(키티 크라우더)
7.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황인찬)
8월
8.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벵하민 라바투트)
…여름까지는 짠 것처럼 홀수달(?)에만 올리던 독후감을 8월엔 리뷰대회 한다고 패턴 깨짐 ㅋㅋㅋㅋ
11월
9.박쥐(박찬욱, 정서경, 최인)
10.민낯들(오찬호)
11.작별인사(김영하)
12.바다해부도감(줄리아 로스먼)
13.숨은 말 찾기(홍승은)
14.찾지 말아 주세요(나카가와 마나부)
15.최상위권 수학머리 만들기(이윤원)
16.이토록 평범한 미래(김연수)
17.나는 아직 친구가 없어요(나카가와 마나부)
18.에브리맨(필립 로스)
19.도파민네이션(애나 렘키)
20.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창현, 유희-재독)
…이달은 11월 17일 이후의 독서임…ㅋㅋㅋㅋㅋ동면에서 깨어나 연어부터 도토리 벌꿀 꿀벌까지 닥치는대로 먹는 곰같군요…
12월
21.여자들의 섹스북(한채윤)
22.일상 감각 연구소(찰스 스펜스)
23.레이디 맥도날드(한은현)
24.죽음의 한 연구(상) (박상륭) 분책된 거 읽어서 책 권수 개이득?
25.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어린이 기자 상담실(가메오카 어린이 신문)
26.긴긴밤(루리)
27.죽음의 한 연구(하) (박상륭)
28.막대가 하나(타카노 후미코) 올해는 꼼수처럼 만화랑 그림책 비율이 높은 편…
29.눈이 큰 아이(박목월)
30.반란의 매춘부(몰리 스미스, 주노 맥)
…12월 다시 공부 시작했는데 자꾸 책으로 도망가서 11월 못지 않게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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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30 19: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울 열반인님 수험생으로 이정도 열독 하셨는데 짠돌이 알라딘 스누피 다이어리 보내돨롸 😆

반유행열반인 2022-12-31 20:03   좋아요 1 | URL
scott님 ㅋㅋ 저 작년에 스누피 만년달력 갖춰놔서 사실 달력 안 받아도 괜찮아요 ㅋㅋㅋ다이어리도 태블릿으로 전자 다이어리 씀 ㅋㅋㅋㅋ 그냥 알라딘 짝사랑하는 스토커의 투정 같은 거죠 ㅋㅋㅋ내년엔 책 더 안 살 거다… 심지어 몇 년 만에 이만원인가 구매액 부족하고 서달도 안 되서 내일이면 플래티넘 짤림 ㅋㅋㅋ늘 건강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scott님!!!!

새파랑 2022-12-31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3수험생이 30권 읽었으면 많이 읽으신거 아닌가요? ^^
저도 북적북적 쌓아봐야 겠습니다 ㅋ

<사랑의 역사>랑 <에브리맨> 저도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2-12-31 20:04   좋아요 3 | URL
수능 끝나고 게임도 안 하고 유튜브도 안 보고 책 22권 읽었으면 훌륭한 재수생(?)자질을 갖추지 않았겠습니까!!!ㅋㅋㅋ 좋아하는 책이 겹쳐서 좋습니다. 이제 새버스의 극장이랑 박상륭도 겹치도록 저 공부할 동안 애써주세요 ㅋㅋㅋ(자꾸 매운 거 먹으라고 함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1-01 01:40   좋아요 2 | URL
열반인님 책탑 높이가 40cm!
새파랑님은 쌓아보나마다 그 역시 높은 탑!

권수 자체보다도, 열반인님, 시험을 준비하시는 틈틈이 그렇게나 읽으셨고 또 기록하셨다는 게 참 대단하십니다.

N수, 응원합니다. 여유롭게 더 좋은 결과 얻으시리라는 기원을 새해인사로 드리고 갑니다!^^ 2023년은 열반인님 2년 수험생활 대박의 해 되기를!

반유행열반인 2023-01-02 23:59   좋아요 1 | URL
얄님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ㅎ얄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얄라알라 2023-01-01 0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 포스팅, 열반인님의 어록
1. 책등은 오래오래 보았다.
2. 뇌새끼야!
3. 분책된 거 읽어서 책 권수 개이득?

ㅎㅎㅎ 전 이렇게 재미난 포스팅은 꿈도 못 꾸겠습니다.

어록 중, 찐은
˝쉬는 때마다 책꽂이 앞에 서서 제목만 몇 번을 훑었는지 모른다.˝ ...책 읽고 싶은 거 참는 게 고문이죠...참아가면서도 30권이나 읽으셨다니!

반유행열반인 2023-01-02 23:59   좋아요 0 | URL
얄님, 저의 부족한 감각에도 불구하고 하나하나 곱씹으며 즐겨주셔서 그저 영광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