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버블 : 부의 대전환 - 돈의 미래를 결정하는 지각변동
존 D. 터너 외 지음, 최지수 옮김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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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7 윌리엄 퀸, 존 디 터너.

원제 Boom and Bust. 책 내내 버블이라는 말이 반복되는데 다 읽고 나서야 제목에 버블이 안 들어가는 걸 알았다. 어쨌거나 보글보글부글부글 부풀다가 빵 하고 꺼지는 상황, 급우상향 하다가 수직 하강에 가깝게 뚝 떨어지는 경우를 생각하면 되겠다.

2008-2009년 무렵의 금융위기를 다룬 붕괴를 보다가 흥미롭긴 하지만 비교적 짧은 시기에 관한 너무 방대하고 세세한 내용에 지루하기도 해서 다른 책을 기웃대다 인플레이션이랑 버블을 먼저 읽어 버렸다. 버블은 약 300여년(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동안 버블이라 일컬을 몇몇 사례를 골라 그 원인과 영향과 정부의 대응과 그 효과에 대해 다뤘다. 각 사례가 발생한 원인도 정부의 대응방안과 효과도 다 달랐지만 시간과 공간과 그 일을 겪은 사람이 다 다르지만 저자들이 그 사이에서 발견한 공통점들은 흥미로웠다. 책 말미에 표로 각 사례를 분류해 놓은 것도 참 친절하기도 했다.

붕괴에서 자세히 다루는 금융위기에 관한 내용이 간단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좋기도 하고 음, 한 사례를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알 필요가 없나, 하고 약간 허무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목도하거나 겪은 재난에 관해서는 더 강하고 큰일로 여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비슷한 바보짓은 그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고, 그 이후로도 반복되었고, 반복될 것이다. 갑자기 부동산 거래와 주식 거래에 관심을 가지는 내 머릿 속에는 빨간불 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란불이 켜지고, 그래서 자꾸 이런 책만 주워보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생각해도 나같은 투자 비관론자(였던 어린이 내지 일찍 늙은이)가 관심 가졌을 무렵이면 이제 폭발의 불꽃이 팡팡 터질 때가 아닐까 싶은 거지. ㅋㅋㅋㅋㅋ

비교적 최근의 일본의 부동산과 주식 버블과 이후의 오랜 침체, 중국의 2007년과 2015년 버블과 붕괴에 관해 간단히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거기에 한국 사례는 안 다뤄진 거 보면 이 캐나다 연구자들(둘다 퀸스대학교 소속)에게 우리 나라 사례는 큰 흥미를 끌지 못했나 보구나 싶은…한국 언급은 일본이 한국전쟁 이후 경제 회복과 제조업 성장이 가속화된 이야기만 나온다. ㅋㅋㅋ아 이부분 빡쳐서 밑줄 그음…남의 위기는 나의 기회다 이거지…사실 금융 시장 자체가 그렇다. 내가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판 주식이나 부동산은 결국 그런 식으로 계속 넘겨지고 넘겨져서 누군가에게 손해로 남는 폭탄 돌리기 같은 일인지도. 무한한 성장을 믿지 않는다면 말이다. 내가 싸게 산 물건과 서비스는 누군가의 노고를 후려친 결과인지도. 그걸 늘 마음에 새기며 겸허하게 살아야지. 싶다가도 또 반대로 내가 폭탄을 쥐거나 호구가 되고 싶지는 않단 말이지…이놈의 자본주의…

책 보다가 지나치게 신용 이용해서 투자, 투기하는 이들이 늘어난 후 버블 터지는 상황 보면서 궁금해서 현재 부채율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펴낸 ‘가계부채 리스크 현황과 선제적 관리 방안‘ 보고서에서 “현재 한국 가계부채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규모와 증가 속도, 양 측면에서 모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9년 말 83.4%에서 올해 1분기 말 90.3%로 올랐다. 2008년 말 62.7%와 비교하면 27.6%포인트(p) 증가했다.
비슷한 기간 국제결제은행(BIS) 분류 기준에 따른 선진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8년 말 76.1%에서 작년 말 81.0%로 12년 새 4.9%p 올랐을 뿐이다.
(출처:
https://biz.chosun.com/stock/finance/2021/06/13/ZMBZA57IAJHS7FSUXTJTJZXH5E )
그렇단 말이지…

그리고 지금은 초초초저금리 시대이기도 하고…나 새끼도 0.7퍼센트짜리 예금 통장 만들었다가 며칠 만에 깨부숴서 주식을 샀단 말이지…

게다가 MTS니 하는 앱 돌리면서 와, 뭐 이리 주식 매수 매도 쉽냐 막 예약 걸고 그랬단 말이고…거래 비용과 시간의 감소, 증권 거래소를 찾을 필요도 없이 뚝딱 만들어진 증권 계좌, 중개인을 찾을 필요도 없이 시스템 이용하면 셀프로 알아서 누구나 대기업이든 매출 조그만 회사든 투자할 수 있는 시대이고…

메타버스니 블록체인이니 하면서 혁신과 신기술을 언론에서 마구 떠들어대지만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딱 들춰보면 허접하고 걔들이 말하는 대로 이뤄질지 회의가 들고…

뭐 이런저런 책을 읽고난 뒤 현실을 보는 소생의 소회는 이러합니다… 그냥 책이나 읽을 것을 괜히 금융 공부 단기간에 너무 열심히 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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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7-27 12: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열반님 글 보고 재태크에 솔깃 했다가 이 글 보니 아닌것 같기도 하고 ㅎㅎ 저는 그냥 책이나 읽고 사는 걸로 🤔

반유행열반인 2021-07-27 12:35   좋아요 6 | URL
어느 날 소설도 재미없고 삶이 무료해지는데 사건도 없을 때 슬슬 책을 먼저 보시고 ㅋㅋㅋ네이버증권 메뉴도 구경하시면서 저축을 하면서 괜찮은 회사를 마음 속에 찜해 놨다가… 금융위기 왔다 경기 침체다 곡소리 날 때 조금씩 사 모으시면 알라딘을 통째로 사 버리실 수도 있습니다 ㅋㅋㅋㅋ(저는 공부도 안 하고 주식 코만큼이나마 너무 일찍 사버림…그래서 떨어지는 거만 구경이요 ㅋㅋㅋ)

scott 2021-07-27 17:16   좋아요 2 | URL
큰손들이 검은 손으로 시장을 쥐락 펴락 해서
개미들만 마이너스의 길을 가는 것 같습니다.

얄라알라 2021-07-27 13: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열반인님 경제 분야 독서는 계속됩니다! 멋지세요.

Boom and Bust / 제목에 정말 버블이 안 들어가는군요?!^^

반유행열반인 2021-07-27 13:44   좋아요 4 | URL
이거도 분야 중독이 있는가 지긋지긋한데 자꾸 보게 되네요 ㅎㅎㅎ붐붐버스트한 독서네요 ㅋㅋㅋ

Yeagene 2021-07-27 14: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리나라 가계부채비율이 상당히 높네요..갑자기 걱정되는데요..;;;

반유행열반인 2021-07-27 14:05   좋아요 3 | URL
네 가계부채가 저 모양이라 정부가 저금리하면서도 정책으로다가 대출 막고 있는데 (제가 몇 년 째 여러번 곤란 겪어봄 ㅋㅋㅋ) 그래도 어찌저찌 빚내는 건 꾸준한가 봐요.

scott 2021-07-27 17:14   좋아요 3 | URL
저도 부채비율에 놀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