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 너와 나 사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나를 지키는 괜찮은 생각 1
레이첼 브라이언 지음, 노지양 옮김 / 아울북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10203 레이첼 브라이언.

부모 중에 자녀와 자신을 제대로 분리하지 못해 서로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루지 못한 꿈의 대리만족을 기대하고, 정작 자녀의 욕구와 바람은 무시한 채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강요한다. 한 친구도 아빠 때문에 그런 순간을 너무 자주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평소보다 낮게 나온 수능 점수 때문에 재수를 하고 싶었는데 절대 안 된다고 지금 점수로 가능한 대학에 가라고 하고, 교대 편입하고 싶다니까 그냥 사범대 남아서 임용보라고 하고(결국 졸업 후 5년 만에 힘들게 붙긴 했지만...), 친구의 동생이 외고 가고 싶다니까 아는 택시기사가 그 학교 별로라더라 그냥 동네에 가까운데 다녀라, 최근에는 동생이 아파트 사고 싶다 하니까 그거 살 돈으로 아빠 가진 삼사십년 된 이층 구형 상가 건물 위로 증축해서 너네 가족 들어와서 같이 살자 해서 동생이 빡쳤다는 이야기까지 전했다. 듣는 나도 빡쳐서 남의 아빠 욕을 했다(주특기). 자신이 선택한 일로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래도 감당할 만 할 텐데, 단 한 번도 지지와 인정을 보탠 적 없이 무조건 아무 것도 못 하게 하는 가족 앞에서 무너진 꿈과 희망은 시간이 지나도 마냥 아픈 일처럼 보였다.
연인이나 배우자 간에도 마찬가지이다. 같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지금 무얼하는지 누굴 만나는지 수시로 묻고, 옷차림과 꾸밈새를 타박하고, 책 읽는 모습이 꼴보기 싫으니 같이 텔레비전이나 보자며 상대의 일상과 온 시간을 지배하려 드는 사람이 있다. (우리 아빠가 엄마한테 그랬어...)

나와 함께 하는 누군가가 내 바람대로 말하고 행동한다면 기쁠 수 있겠지만 늘 그럴 수는 없다. 나와 상대방은 다른 사람이다. 분리된 존재이다. 그걸 인식하고 상대가 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너무 실망하지 않는 일은 각오와 연습이 필요하다. 반대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되묻고, 상대를 실망시키거나 미움 받고 싶지 않아서, 호감을 얻고 싶어서, 거절하는 상황 자체가 더 불편해서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거절하는 연습 또한 많이 많이 해야 한다. 우리도 할 수 이써!

귀여운 그림과 만화로 이루어진 작은 이 책은 동의와 거절의 방법, 동의와 거절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쉽고 간결하게 알려준다. 아이에게 주기 전에 먼저 순식간에 읽었다. 아이에게도, 다 큰 어른에게도 성별 나이 지위 불문하고 누구나 읽어보면 좋을 책이었다. 다른 사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나 자신을 지키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붕붕툐툐 2021-02-03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이 너무 귀엽게 동의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있네요~
분리된 존재라는 의식 늘 장착하기!!
다시 한 번 새기고 갑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2-04 06:50   좋아요 1 | URL
귀엽고 좋은 책이 참 많아요 ㅎㅎㅎ늘 공동체의식 같은 거만 엄청 강조하는 거 배우고 자랐는데 이젠 개인의 자유랑 결정권 같은 것도 같이 알려주면 좋겠어요 ㅋㅋㅋ

2021-02-04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0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0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나 2021-02-04 0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나 자신을 지키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이라도, 언제라도 배워야 할 것들을 공부하시는 열반인님 덕분에 저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어 좋아요. 우리도 할 수 이써!! <- 오늘도 귀여운 열반인님 😆

반유행열반인 2021-02-04 06:53   좋아요 2 | URL
안 귀여운 열반이를 귀여워해주는 하나님 ㅋㅋㅋㅋ 이제 알게된 것들이라 저도 많이 배워야겠어요. 이 책은 스스로도 남의 동의에 제대로 귀기울여 왔는지 강요한 적 없는지 물으며 돌아보게 하는데 나나 잘하자ㅠㅠ 싶기도 했어요 ㅋㅋㅋㅋㅋㅋ

2021-02-04 15: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Yeagene 2021-02-04 1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절하는 연습 또한 많이 많이 해야 한다.˝
맞아요..이거 정말 중요한 건데 거절하는 게 참 어려워요.가끔은 거절하지 못해서 이 일을 하는걸까 싶은 때도 있어요ㅠㅠㅠ

반유행열반인 2021-02-04 19:48   좋아요 1 | URL
작년에 직장 옮기면서 그지같은 자리 맡았는데 그덕에 일년 간 욕만 하고 ㅋㅋㅋ이 자리 없애는 거 목표로 하다 실패하고 아무도 그 자리 지원 안 해서 다른 새로 온 사람이 같은 업무 맡게 되는 거 보면서 아 그냥 작년에 무슨 일 있어도 거절할 걸...싶더라구요 ㅠㅠ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1-02-04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도 할 수 있써!!!!!

반유행열반인 2021-02-05 07:13   좋아요 1 | URL
해야만 해 거절-할 거야!!(장기하 노래 b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