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룬디 뭉카제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11월의 커피를 12월에 구매했다. 머신은 편하긴 하지만 신선도랑 향미가 확실히 떨어진다. 가끔은 뚝뚝 떨어지는 눈물 같은 커피를 마시고 싶으니까 원두도 갖춰 놔야지.
알라딘 커피는 평소 못 먹어 본 동네도 소개하니까 커피를 사면 그 동네 조사해 보는 것도 재미나다. 커피 로스팅 스토리를 읽으니 저는, 하는 말이 등장해서 로스터 분이 직접 쓰셨구나, 내가 먹는 커피의 과일 견과류 붙이는 것도 그 분들이 하셨겠네, 그러니 청포도라니 무슨! 하고 너무 까지 말아야지 했다. ㅋㅋㅋ
이번 커피는 정말 구운 밤 감귤은 확실하니까ㅋㅋㅋ 호두는 다시 먹어도 잘 모르겠다. 구운 향과 신맛과 신선함이 좋은 커피였다.
부룬디는 잘 모르는 나라니까, 상품 소개 글 참고 삼아 구글지도로 방구석 여행을 했다. 아프리카 적도 부근 초록초록한 열대에 가로로도 세로로도 센터 쯤 되는 곳의, 르완다 바로 아래 있는 작은 나라였다. 카이얀자라는 북쪽 국경 근처 지역 확대해서 키비라숲도 찾아보고, 뭉카제 농장의 커피 워싱 스테이션도 찾아봤다. 저기서 왔어 내가 먹는 커피!!!
아주 멀리서 생겨나 가공된 것들이 여기까지 온다. 숲이 있고 호수가 있고 커피밭이 있고 교회가 있고 모스크가 있고 나름 도시 주변에는 호텔과 병원과 약국 등등 있을 것 다 있는 저 동네 사람들의 삶이 궁금하다. 커피 덕에 모르는 곳을 많이 알게 된다. 저 사람들이 나한테 준 건 내가 마시고 있는데 내가 저곳에 줄 건 많지 않다. 거의 없다. 지구온난화 주범인 씨오투나 적게 주려고 노력해야지... 이런 나라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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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2-05 1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드디어 찾다찾다 직접 쓰기로 하셨어. 반유행열반인님과 떠나는 커피를 찾아서 ㅋㅋㅋㅋㅋ 커피 후기 재밌어서 나 어제 다 찾아봤잖아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5 11:52   좋아요 2 | URL
ㅋㅋㅋ 뭐 쓰고 싶은데 책 본 거 없으면 슬쩍 커피 리뷰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5 11:57   좋아요 2 | URL
아 그리고 찾았어요 이미 사버렸어 커피견문록이라고 이거도 재치 넘쳐요 ㅋㅋㅋ

하나 2020-12-05 11:59   좋아요 2 | URL
ㅋㅋㅋ 그 리뷰도 기다릴게여! 근데 진짜 이렇게 이야기 담아서 쓰셔가지고 다 찾아봤는데 나 약간 아이돌 덕질하는 줄 ㅋㅋㅋㅋㅋ 오빠가 말한 건 다 봐야대 👀

반유행열반인 2020-12-05 12:07   좋아요 2 | URL
읽을 게 많아서 큰일 ㅋㅋ아직 아주 첫 머리만 봤는데 에티오피아였나 케냐였나 하여간 커피 마신다고 국경수비대한테 욕처먹으면서 국경 넘어가서 커피 마시고 돌아오고 막 그래요 ㅋㅋㅋ

하나 2020-12-05 12:09   좋아요 1 | URL
목숨 걸고 마시는구나. 그분도 돌아이 느낌 낭낭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5 12:12   좋아요 2 | URL
아 그분도 돌아이 하니까 또 누구...싶네요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친구가 나보고 또라이라 그래서 아...네 눈에 난 그런 사람이구나 했거든요 ㅋㅋㅋㅋ

하나 2020-12-05 12:1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가끔 누군가가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느껴져서 현타가 올 때가 있죠. 그치만 저는.. 좋은 의미예요. ㅋㅋㅋㅋㅋㅋ 어떤 부분이 돌아있지 않으면 좋아할 수가 없어...

scott 2020-12-05 12: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커피 리뷰는 맛이 느껴져요 원산지 향토성이 짙은 마치 소설 김동인 글과 비슷한 느낌이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5 12:54   좋아요 2 | URL
김동인이라니 감동인데요 ㅋㅋㅋ과찬이십니다. 그래도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ㅎㅎㅎㅎ

바다그리기 2020-12-06 1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커피 한잔에 그 콩을 재배한 나라의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보고, 그 동네 사람들의 삶을 궁금해 하고, 커피를 주는 그들에게 줄 게 없어 미안해 하는 따뜻한 열반인님.
저는 또 님의 그런 마음들을 읽으며 늘 친환경, 지구보호, 공정무역을 외치고 실천을 다짐 하면서도 매일 마시고 먹는 음식들에서 확장된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져본 순간이 있었나 하는 자각으로 깊은 반성을 했습니다.
지난번 등장인물 연계지도(?^^)를 그리셨을 때도 느꼈지만, 뭔가 집중해서 학습하고 깊이 생각하시는 성향이 참 존경스러워요.
글은 분명 문자들의 조합일 뿐인데 그 속에 그 글을 쓴 사람의 성향과 가치관, 삶의 지향점과 심지어 습관과 마음의 모양까지 드러난다는 게 참 경이롭고(그래서 그만큼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하지만요^^)
신기한 거 같아요.
그래선지 한번도 뵌 적 없고 아는것도 별로 없는 랜선 친구(이웃에서 제 맘대로 친구로 승격 시켰으니 부디 양해를.. ㅎㅎ)인 님을 잘 알고 있는듯한 착각을 혼자 하기도 한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좋은 글
항상 잘 읽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짧은데 야하다는, 필립 로스 책도 저의 취저이니 꼭 읽어야겠어요. ㅋㅋ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1:12   좋아요 2 | URL
바다그리기님 오랜만에 댓글 남겨주셔서 마냥 반가워요! 친환경, 지구보호, 공정무역 마음에 두시고 지키려 애쓰시는 모습도 정말 존경스러운 걸요? 저는 아주 잠시 공정무역 커피 먹다 다시 슬그머니 다양성?과 저렴함의 세계로 기어나온 걸요ㅋㅋㅋ
글은 과장도 축소도 미화도 위악도 위선도 많으니 너무 믿지는 마셔요ㅋㅋㅋ그 유명하고 훌륭한 작품 쓴 작가 대부분도 직접 겪어보면 에라이 인간 말종 퉤퉤 할 거라는 의심이 짙은 저라서 ㅋㅋ저야 작가도 뭐도 아니지만 제 글에서 어떤 것들을 다른 이웃님들이 읽으시는지는 모르지만 늘 저라는 부족한 인간 탓하며 사는 지라 제가 더 조심스러운 마음입니다... 랜선 친구로 삼아주셔서 제가 영광이구요! 취향 저격이라 기쁜 마음으로 저도 할배 나머지 책들도 찬찬 아껴 읽어 보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바다그리기 2020-12-06 14: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의 댓글에 이렇게 반가워해주시니 저야말로 정말 감동이예요^^
글로 과장 축소 미화 위선 가능하다는 것도 익히 알고 속아본 전력도^^ 있지만,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완벽하게 감추거나 속일순 없다고 (감히) 믿는지라 이 정도로 많은 글을 읽고 느낀 님에 대한 제 생각은 확실할 거라고 믿습니다!! ㅎㅎ
뭔가 칭찬이나 좋은 얘길 하면 뿌듯해 하기보다 스스로를 디스하는 쪽으로 쑥스러움을 피하시는 것도 은근 저랑 비슷해서 엄청 친근감 느끼고 있다는 거 아실랑가요?^^
(나 사실 좋은 사람 아니거든. 그러니 너무 혹하지마 하는 식의 태도가 귀엽기도 해요 솔직히.. ㅋㅋ)
전 필립 로스 책은 에브리맨 한권밖에 안읽었는데 그 책도 정말 좋아서 주변에 많이 권했었어요.
그 책도 얇았지만 한권 읽고 바로 애정하는 작가에 등록했었던 기억이 나서 책장을 뒤져보니 아직 사두고 읽지않은 ‘네메시스‘가 있네요.
(아마 에브리맨이 좋아서 바로 샀다가 아직 읽지않고 둔 것 같아요)
오늘은 저 책을 읽어야겠어요.
좋은 친구와 같은 작가의 책을 읽고 공감하는 즐거움을 주셔서 또한번 감사해요~

반유행열반인 2020-12-06 12:58   좋아요 1 | URL
저 에브리맨 산 줄 알았는데 안?못? 샀고 나는 공산주의자~ 휴먼스테인 죽어가는 짐승 이렇게 나란히 있네요. 김영하책들이랑 한 칸에 나란히 낑겨서 ㅋㅋㅋ취향 비슷한 이웃님들 만나서 기쁩니다. 저랑 하는 짓도 비슷하시군요 ㅋㅋㅋ 즐겁게 읽으시고 권하는 글도 가끔 남겨주시면 따라 읽겠습니다 ㅋㅋㅋㅋ

Yeagene 2020-12-07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열반인님 커피리뷰는 이야기가 풍성해서 좋아요 ㅎㅎ
커피리뷰가 막 재밌네요:)

반유행열반인 2020-12-07 18:26   좋아요 0 | URL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달에도 새 커피 나오면 열심히 사 먹고 써야겠어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