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위로해주려는데 왜 자꾸 웃음이 나올까 - 남의 불행에 느끼는 은밀한 기쁨 샤덴프로이데
티파니 와트 스미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초당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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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4 티파니 와트 스미스.

책 광고에서 ‘샤덴 프로이데’라는 말을 처음 접하고 관심을 가졌다. 독일어처럼 보이고 실제로 독일어인 이 말이 지시하는 감정을 다룬 책이다. 그런데 의외로 저자는 영국 사람이었다. 영어에는 이 감정의 미묘함을 가리킬 말이 아직 없는 모양이다.
거칠고 쉽게 샤덴 프로이데를 이해하자면, 검색창에 ‘개비스콘 짤’이나 ‘풉 짤’을 쳐 보면 아- 할 것이다.(맨 아래 첨부합니다.) 며칠 전 코로나19는 혼전 성관계탓이다, 라고 설교한 미국 목사가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몇 달 되었지만 코로나19는 하나님 심판이라 했던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누군가의 죽음이나 질환을 기뻐하는 건 좋은 태도가 아닌 걸 알면서도 곧잘 남의 불행에 미소짓거나 거봐라, 하는 때가 있다. 아닌가, 나만 그래?
이 책은 그런 다소 곤란한 감정에 관해 다양한 사례와 보도, 연구 결과, 구전 설화 같은 걸 들어가며 설명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꼭 나쁜 사람이라는 증거는 아니라고, 나도 그래, 다들 그럴 걸, 한다. 그런 감정이 줄 수 있는 나름의 유익한 점도 나열한다.
거기까지였다. 별다른 통찰이나 새로운 사실은 없었다. 누군가는 재미있어 할 법한 남들의 불행을 잔뜩 늘어 놓긴 했는데 직접 관련된 사람의 일이 아니라 그런지(인성 봐라)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냥 저자가 에필로그에 요약한 몇 줄로 할 말을 용케도 한 권으로 (사실 분량도 얼마 안 된다) 늘려놓았구나 싶을 정도였다.
이 책 살까 말까 되게 오래 고민했는데 버텼더니 도서관에 올라왔다. 빌려보고 나서야 안 사길 잘 했네...읽은 건 좀 시간도 아깝고 그렇지만 덕분에 까는 리뷰를 올리는구나 하고 샤덴 프로이데 해 본다. 풉. 미안.(역시 못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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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12-04 2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 글자로 “쌤통”인가요?

반유행열반인 2020-12-04 21:28   좋아요 1 | URL
사실 그 두 음절로 딱 끝날 거 같은데 저자가 막 그 이상 더 있을 것 같이 폼 잡아놔서 끝까지 읽었는데..낚인 것 같아요. 쌤통의 심리학이라는 책도 진작 나왔던데. 심지어 같은 역자. (누가 풉 하는 소리가 막 들려...누구야)

반유행열반인 2020-12-04 21:30   좋아요 1 | URL
으아니 생각난 김에 찾아보니 쌤통의 심리학도 원제에 샤덴프로이데 들어가네요. 왠지 그 책이 더 잘 썼을 거 같다...

하나 2020-12-04 21:33   좋아요 2 | URL
이쯤되면 역자가 쌤통 매니아...라고 하려고 했는데 쌤통이 일종의 장르인가 보네요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4 21:33   좋아요 1 | URL
전 맴이 약해서 쌤통 같은 거 못 해요(거짓말이 늘어간다)

하나 2020-12-04 21:35   좋아요 2 | URL
저는 쌤통하고 나면 입맛이 써서 인성이 없을 거면 아예 없을 것이지.... 어설퍼 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20-12-04 21:38   좋아요 1 | URL
우리 함께 착함병을 치유해 봅시다. 쌤통 잘하고 싶다...

scott 2020-12-04 2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읽다가 캐릭커쳐가 더 맘에 들어 ㅋㅋㅋ
‘샤덴 프로이덴‘ 정확한 뜻도 모르고 소리내어 읽으면 무슨 궁전이름 같아요.

한구말로 ‘쌤통‘ 딱 맞는 의미네요 ^ㅎ^

반유행열반인 2020-12-04 21:54   좋아요 2 | URL
용어가 왠지 있어보여서 낚여서 읽었는데 조금 품위 없는 듯하면서도 아 나만 그런 거 아냐? 헤헤 하게 만드는 말이었어요. 그런데 책은 별로 재미나게 못 쓴 기분...

막시무스 2020-12-04 21: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샤덴 프로이데라는 개념이 인간의 드러나는 본성이나 보편적으로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 중 하나로 규정되는건가요?

반유행열반인 2020-12-04 21:53   좋아요 3 | URL
그걸 저에게 물으시면 ㅋㅋㅋ저는 책을 어디로 읽은 건가 막 자괴감이 들고 ㅋㅋ거 봐라 읽은 척 하고 큰소리는, 하면서 책 관계자들이 고소해하는 장면이 그려지네요. 책 주장 따르면 이렇게나 샤덴 프로이데 하는 사례가 많아! 하고 그 보편성을 증명하려 애쓰는 거 같긴해요. 원시부족에도 이런 반응 있다 막 이러고 ㅋㅋ

막시무스 2020-12-04 21:57   좋아요 3 | URL
ㅎㅎ 오해는 마세요! 이 개념을 보니 갑자기 김애란 단편소설이 생각나서요! 어린학생이 노인이 폭행 당하는데 틀딱이라며 웃는 장면이 갑자기 생각 났거든 요!ㅎ 작가가 샤덴 프로이데를 염두에 두고 썼나? 하고 잠시 생각했어요! 근데 제목이 생각 안나네요!ㅠ

scott 2020-12-04 22:00   좋아요 3 | URL
막시 무스님 ㅋㅋㅋ
열반인님 자괴감 느끼시고 ㅋㅋ
샤덴, 쌤통

세상에, 김애란 단편을 떠올리시는 막시무스님

열반이님 리뷰(인용문 캡쳐)를 꼼꼼하게 읽고 단편 하나 뚝딱!

막시무스 2020-12-04 22:02   좋아요 3 | URL
감상의 모티브를 제공해 주신데 대해 감사할 따름이죠!ㅎ

반유행열반인 2020-12-04 22:07   좋아요 3 | URL
엄마가 폭력 사건 저지른 자녀 때문에 우울해 하는 뭐 그런 소설이었나요? 바깥은 여름에 실린...가리는 손?(외운 거 아니고 찾아본 거요 ㅋㅋ) 그런데 그거랑은 또 좀 다른 거 같은데 집단 심리로 샤덴 프로이데에 빠지기 쉽다는 얘기는 책에도 나오고 그 부분은 집단따돌림이나 집단폭력에 닿는 맥락이기도 한 거 같아요.

막시무스 2020-12-04 22: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반님! 찾았습니다!ㅎ 김애란 작가님의 <바깥은 여름>에 있는 ˝가리는 손˝이라는 작품이네요!ㅎ

반유행열반인 2020-12-04 22:08   좋아요 3 | URL
같이 찾으셨네요 ㅎㅎㅎㅎ

막시무스 2020-12-04 22:09   좋아요 2 | URL
ㅎㅎ 네! 좀 다른 개념이군요!ㅎ

scott 2020-12-04 22:31   좋아요 2 | URL
대단,대단,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를 끝으로 빠이,빠이 했는데

‘가리는 손‘ 읽으러 ‘바깥은 여름‘ 구입 할까봐 ㅋㅋㅋ

막시무스 2020-12-04 22:37   좋아요 2 | URL
저에게 이 책은 카버의 대성당에 버금가는 감동이었어요!ㅎ

Yeagene 2020-12-07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에 댓글들 보다 충격먹었어요ㅠㅠ
저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는데 가리는 손이란 작품 생각도 안나요 ㅠㅠㅠ
저 뭘 본건지...ㅠㅠ

반유행열반인 2020-12-07 18:27   좋아요 0 | URL
전 두 번 읽었는데 겨울에 한 번 여름에 한 번 보니 각자 나름대로 좋더라구요. 한 번 더 보시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