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1 문목하. 읽다 말았어요. SF장르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입에 오르고 별다섯 주는 이웃도 있어 읽었다. OSMU를 고려하고 쓴 건지 영화나 드라마 느낌이 많이 났다. 세세한 장면 묘사는 나름 작가의 특색인 것 같지만...진부한 표현, 흥행하는 한국 영화 특유의 느글거리는 대화체가 떠오르는 인물의 발화들이 힘들었다. 앞에서 비원이 드러나기 전에 윤서리가 경찰로서 범죄조직으로 비원을 관리하다 저지른 실수 두 가지를 자세히 안 다루고 추상적으로 얼버무리는데 거기서부터 집중력이 온통 떨어졌다.그래도 참고 읽어보자, 익숙해지면 재미가 있겠지, 이 소설의 장점이 있겠지...꾸역꾸역꾸역 ㅋㅋㅋ싱크홀과 초능력자들의 생존 투쟁, 권력 투쟁, 세력 간 다툼, 더구나 수백명의 생존자 겸 초능력자들이 소수의 우월한 지도자의 지배에 휘둘리고 그 안에 통제되고 제거되고...으악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세계관. 이런 것에 흥미로워 할 사람도 있겠지만 즐기지 못할 독서는 그만두기로 했다. 소재와 설정-인간을 뛰어넘는 능력, 그들끼리의 다툼, 초인이 죽으면 그 능력이 주변 누군가에게 전이되는 등-은 장강명이 쓴 호모도미난스와 아주 유사했다. 문장이나 구성력은 장강명 소설 쪽이 나 읽기에는 훨씬 나았다. 아작 출판사의 SF 소설을 네 권 시도 했고 그 중 두 권은 좋아하던 작가인데도 힘들게 읽었고, 두 권은 읽다 포기했다. 책 만듬새(편집이나 교정교열)가 미흡한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이 장르에 애착이 없어서일수도. 미련하게 참고 읽지 말기로 해요. 좋아하는 책만 읽기로 해요. 좋은 것만 생각하기로. 그러기에도 부족한 시간. 짧은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