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문자를 받았다. 시절과 기분을 환불해준다고 절차를 알려왔다. 마지막으로 본 누군가에게 이 책을 넘겨서 내게는 이제 없다. 받는 사람은 본의 아니게 똥을 받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건네던 때만 해도 나는 이 책이 참 좋았거든. 지금도 좋아하는 마음의 일부는 유효하다.
오늘도 연달아 두 개 문자를 받았다. 여름, 스피드와 2020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전자책 환불 건이었다. 적립금 얼마를 돌려 받는 대신 책은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환불 신청 안 하면 그대로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냥 두기로 했다.
전량 회수, 환불된 소설책. 들어본 적 없는데 또 있었나? 안희정과 박원순이 지은이인 책들 아직 알라딘에 판매중인 거 알고 있어?
김봉곤이 다른 이의 글을 무단도용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의 개인적인 부분을 드러내고 한 점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회수와 절판은 잘 모르겠다.
지워내고 도려내면 나아지고 해결될 거라 생각한 문제들이 있었다. 나같은 경우는 결국 그렇지 못했다.
며칠 전에 겁나 두들겨 패놓고 연달아 날아온 환불해줄게 책을 내놓아라, 하는 문자 앞에서 질척거리는 나라는 새끼의 마음. 봉곤아 사랑했다. 아직 사랑한다...다친 사람들한테 최선을 다해 사죄하고 복붙 안 해도 충분히 잘 쓰니까 지워지면 안 될 지워지는 사람들 이야기 다시 잘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