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용이 울 때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2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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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의용이울때 #이어령지음 #파람북

심도있게 써내려간 이어령선생의 60년을 이어 온 한국문화의 뿌리를 찾는 여정이라고 하겠다. 곁길로 알던 것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지고 듣고 싶었다.

생명력이 강하다고 하는 지렁이는 땅속에 두더지나 식물에게 이로운 생물이다. 가장 약하다고 생각했던 지렁이가 동물ㆍ식물에게 큰 자양분이 되고 지구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흙을 만들기도 한다. 미물이라고 느낀 작은 생명체에게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 생태계의 유지를 도우며 지구의 다른 생명유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준다. 한밤중에 땅에서 울리는 소리 그 소리에 대해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제각각인 반응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땅이 울리는 지렁이의 울음소리는 무엇인지 알고싶었다. 지렁이가 입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읭읭~이라고 들리는 소리는 지렁이가 몸을 비비는 소리도 아닐텐데 그 미물인 작은 지렁이의 소리는 마치 용이 우는 소리라고 칭하는 이유는 그만큼 지렁이가 살고 있는 이 땅은 살아있는 땅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흙을 생성해내고 땅을 재생해내는 지구의 소리 아닐까.

아리랑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도 전에는 아리랑의 노랫말을 떠올리며 상상을 하곤 했었다. 아리, 쓰리가 결혼해서 아라리를 낳았다. 그렇게 가사의 내용을 고대로 내맘대로 해석했었다. 이 아리랑도 흙의 노래였다고 한다. 우리 민족에게 뗄레야 뗄수없는 민족의 노래이다. 옛 민족이 부르던 노동요인 아리랑의 설화를 읽으며 재미있기도 했다. 아리랑 가사에 고개를 넘어간다라는 가사를 읊조릴때에면 나도 삶의 힘든고비를 다시금 생각하며 함께 어려운 고개를 넘어가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국인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하나님이 주신 자연의 먹거리중에 산속에서 그 많은 푸릇푸릇한 녹색식물 중에서 나물종류는 잘 모르지만 산에서 씨를 뿌리거나 가꾸지 않은 나물을 캐어 먹는 한국인의 이야기도 한국인만의 다름을 얘기해주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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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17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꾼 아어령 선생의 책 내용을 잘 소개해 주고 있네요.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엔도 슈사쿠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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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도슈샤쿠의동물기 #엔도슈샤쿠지음 #정은문고

슈샤쿠는 동물을 참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했다. 나는 식물과 마찬가지로 동물도 가까이 키우는 것보다 어쩌다가 동네에서 마주치거나 스윽 보고지나가는 것 정도로 만족한다. 동물과의 소통과 교감, 어떤 동물을 만나봤을까 알고 싶었다. 어릴 때 나도 강아지를 예뻐해서 집에서 키우기도 했었지만 썩 좋은 기억이 없었다. 현재도 키우고 있지만 정을 주진 않는다 대소변 치워주고, 사료챙겨주는 정도이다. 그래서 동물을 사랑하는 작가이야기가 끌렸다.

P.19 자신의 인생 추억 가운데 유년 시절이나 소년 소녀 시절 집에서 기르는 개와 놀던 그리운 기억을 소유한 사람이 많으리라. 그리고 그 기억은 행복한 심상과 이어지거나 슬픈 추억과 포개져 있으리라.

나 어릴적에 강아지가 있어도 강아지랑 대화하거나 터놓질 않았는데 우리 둘째만 해도 시댁에서 기르는 강아지와 똑같은 강아지인형을 안고 다니며 강아지에게 시댁강아지이름을 붙여주며 대화를 한다. 뭐라고 꽁냥꽁냥 대화하는데 참 귀엽다. 슈샤쿠는 어린아이일때에 부모에게 말할 수 없는 상처를 검둥이에게 터놨다고 한다. 나는 어릴적에 속상한 것을 어느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꽁했는데 동물과의 교감을 우리 아이도 하고 있구나. 시댁에도 지금 사는 집에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우리 똘복이(시댁 강아지), 우리 구름이(우리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에게 사랑(?)또는 귀찮게 하며 교감한다.

슈샤쿠는 부모형제말고 사랑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바보같은 공상을 하기도 하고, 사랑을 알려주는 동물과의 교감도 중요하다고 말이다. 나는 어릴때에 집에서도 동생때문에 키운 강아지를 부모님이 키우는 걸 허락은 했지만 강아지에게 사랑을 주시진 않으셨다. 그저 애완용 강아지 같은 느낌이었을 뿐. 시골에 내려가면 개를 식용으로 잡아먹기전에의 과정을 부릅뜨고 지켜봤기에 징그러운 무서운 기억뿐이다. 집에서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는데 시골에서는 잡아먹는다니 그래서 큰 충격이었는지 내가 시집가면 아이를 키우게 되면 무엇이 되었든 기르지 않겠다고 했으나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강아지와의 동거가 시작됐다. 아주 조금씩 쪼꼼 이뻐한다.

슈샤쿠가 언급한 동물중에는 키우지 않고 지나가다 보는 고양이에 관한 일화가 재미있었다. 고양이는 그들만의 집회를 한다. 삼삼오오 모여서 바깥에서 그저 누워있는 것을 나도 우리집 베란다 뒷쪽에 보면 늘 본다. 이것을 '고양이 집회'라고 한다. 친목회의 일환인. 고양이는 다른 동물들과는 또다른 개체 같다. 고양이에 관한 무수한 책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흥미롭다.

슈샤쿠는 동물을 선천적으로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나는 그런 선천적으로 식물이나 동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이런 동물기나 식물에 관한 책이 무쟈게 흥미롭다. 내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나로 조금씩 바뀌어감을 느낀다. 아주 조금. 동물의 생태계가 신기하지 좋아하거나 사랑할 줄 모르는 나는 이렇게 또 애묘, 애견하는 사람의 글을 읽으며 동물에게 다가간다. 진지한 슈샤쿠의 글을 보다가 부드러운 문체로 표현한 글이 좋았다.

#동물탐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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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이 싸대기를 날려도 나는 씨익 웃는다 - 불행은 제 맘대로 와도 행복은 내 맘대로 결정하려는 당신에게
김세영 지음 / 카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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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이싸대기를날려도나는씨익웃는다 #김세영지음 #카리스

여러번의 어렵고 힘든일이 쓰나미처럼 몰려올때에 나는 어땠었나 그 때의 기억들이 떠오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어느 세상에도 속하기 싫어서 바닥을 치고 올라 올 생각을 안했던 때. 그때를 생각해보면 열심히 산듯 빈등빈등 방을 궁글러다니면서 하루종일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보고싶었던 영화, 제 3세계 음악 등 지루할정도로 하루를 뒹굴면서 나를 지탱해갔다. 이 때가 나는 암흑기이자 휴식기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아련하기도 하다. 저자의 역경의 나날을 보며 '와..난 아무것도 아니었어' 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각자의 어려움과 고통은 누구도 모르고 힘듦을 당한자만이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자의 글을 읽으며 과거 생각도 나고 큰 위로가 되었다.

저자는 현재 질병학교에서 전공과목으로는 PNH(야간혈색소뇨)와 교양과목으로 조현병, 치매/파킨슨, 욕창, 연하장애 등의 수강 이력이 있다. 희귀난치질환을 앓고 있는 저자와 20년째 앓고있는 동생의 조현병 그리고 아버지는 치매/파킨슨으로 고생하시다 합병증으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질병학교에서 배운 삶의 철학이라고 해야할까. 고된 상황에 적응한다. 그리고 살아낸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파지며 작아지게 된다. 통장잔고도 작아진다. 주어진 상황에 더 나빠지지 않길 바라며 버티고 또 버틴다. 그리고 당연한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날이 당연하다고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듯 여겼던 일상이 엄청났던 하루라고 새기며 살아낸다. 질병학교에 들어서면 주의할 점은 다른 환우들과 서로 비교하지 않기. 이전과 다른 관점으로 살아가야 한다.

전에는 나도 나의 흑역사는 생각도 하기 싫고 쓸데없는 경험이라고 치부했었는데 그 상황들을 곱씹어보면 그러한 경험이 있기에 현재의 내가 있구나 라는 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안 좋은 경험은 되도록2이면 안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 아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그럼에도 보잘것없는 경험은 없다. 더불어 버려지고 내팽개쳐질 인생도 없다."라고 말했다.

저자의 중간중간글에 라임이 들어간 글을 보고있노라면 삶의 위트가 있는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P.204 상대방이 어떤 심정으로 살아왔는지, 또 살아가는지를 모르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건 잠들어 있는 괴물을 선의의 꼬챙이로 막 찌르며 깨우는 행위다. 제발 내버려두시라.

그래서 나는 상대방과 친분이 있음에도 말을 해주지 않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상대가 힘든 상황이 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다. 그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안되는 것을 안다. 내가 당사자가 아니기에...기다려주고 기도해주는 것 뿐. 해줄것은 그것밖에 없다. 안타깝다. 안쓰럽다는 마음보다는 힘든 상황을 잘 이겨내고 견디어 그 상황이 지나가길 기도할뿐이다.

P.207 렛 잇 비 let it be , 세단어다. 단어는 짧다. 그 의미는 짧지 않다. 평범하지만 비범하다. 문제가 태산같이 보이는가? 일단 그냥 내버려 둬라. 순리에 맡겨라.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그냥 떠나보내라. 시간이 흐르면 흐르는대로. 간섭하지 말고 그냥 둬라. 그러면 차차 제자리를 찾게 된다고.

나와 공통된 생각을 갖고 있을때에는 내가 하는 행동들이 맞는구나 생각이 든다. 글이 뒤쪽에 가면 갈수록 형광펜으로 줄을 긋고 싶은 곳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가 친한 지인에게 했던 말도 여기에 속해 있으니 생각의 일치에 또 한번 기분이 좋기도 했다. 내가 쓰니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이말만은 꼭 해야겠다. 잘 살아내주어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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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살인해도 될까요? - 경계에 선 소년법 십대톡톡 1
김성호 지음, 고고핑크 그림, 허승 감수 / 천개의바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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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살인해도될까요? #글김성호 #그림고고핑크 #천개의바람

소년법과 촉법소년에 대해 알아보고자 책을 펼치게 되었다. 우리나라 소년법은 촉법소년 만 10세이상 14세미만의 미성년자로 형사처분대신 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벌을 받는다. 촉법소년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건 소년법이 아닌 형법 9조 때문이다.

(형사 미성년자)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 _형법 9조_

주변 무인문구점이나 무인아이스크림가게에 절도사진이 붙어있는 것을 보면은 문구점은 어린 초등학생이 아이스크림가게는 중고등학생의 절도가 빈번하다. CCTV로 신용카드인식과 얼굴을 대조하여 찾아서 20배로 물어주는 경우를 보았다. 주인들은 경찰을 불러 사건처리를 하는 경우보다는 부모와 아이를 불러 사실확인 차 CCTV확인 후 금액을 받고 훈방조치를 한다. 최근 무인으로 하는 상점이 골머리를 앓고있다고 들었다. 부모들은 더더욱 아이들에게 인지시켜야 할 것이다.

형법 9조가 없어지면 법의 잣대로 사건을 해결할 경우 형사법정에서 유죄판결을받고 교도소행으로 가게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법의 역사중에 은연중에 알고 있었던 것. 옛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은 역사의 한켠에나 범죄를 저질러도 공권력이 발을 들이지 못하는 보호구역이나 성역을 들어가게 되면 경찰이 그 안으로 들어가서 범죄자나 탈주자, 시위하던 시위자를 어찌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아서거나 그 앞에 진을 치고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명동성당이 유럽에서는 아질이라는 것이 있었다.

몰랐던 소년 보호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청소년의 인권보호와 권리를 위해 이렇게 법은 진행되고 있구나를 알게되었고 보호처분에 대해 알아보았다. _1호_처분부터 10호처분이 있는데 낮은단계일수록 처분이 가볍고 높은단계일수록 처분이 무겁다. 1호는 아이를 보호자에게 보내어 지도요청을 하는 것이다. _2호_는 수강명령으로 총 100시간의 강의로 적절한 교육과 상담으로 지침명령을 내린다. _3호_는 사회봉사로 총 200시간 범위내에서 주로 양로원이나 복지시설에서 봉사하는 것이다. _4호_와 _5호_는 보호관찰로 단기 1년 장기 2년정도의 보살핌과 지도, 감독을 받는 것이다. _6_호는 아동 복지 시설 위탁으로 종교시설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부모나 가족이 없는 아이들이 가는 곳이다. _7호_는 의료위탁시설로 의료적치료나 요양이 필요한 아이들이 가는 곳인데일반병원이 아닌 법원과 연계되어 있는 곳을 말한다. _8호_는 소년원 생활로 1개월이내이고 _9_호는 소년원 생활 6개월이내 _10호_는 2년이내이다. 보통 보호처분을 내릴때에 한개의 처분이 아닌 두개이상을 섞어서 처분한다.

쟁점이 되고 있는 촉법소년 연령하향 논쟁은 화두이다. 연령을 더욱 낮춰야 하느냐 유지해야 하느냐가 관건인데 인권 단체나 교육기관, 청소년 단체는 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쪽이고 법무부는 낮추자는 쪽인데 정말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나는 엄벌주의 사형은 꼭 집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의 하나이기도 한데 사형을 집행하는데 드는 비용이 범죄자를 수감시키는 비용보다 더 든다는 것에 조금 놀라웠다. 살인의 죄목을 가지고 있는 죄수가 정말 살인을 저질렀는지 사건의 복잡한 재판을 실행하는 것은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서 행해진다는 것이다. 엄벌을 하면 (대략 정말 잔인한 형벌들 다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형벌들) 범죄가 줄어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것도 아니라는 것.

"모든 범죄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범죄를 처벌하지 않았던 결과이지, 형벌을 경감한 결과가 아니다." _ 법학자 몽테스키외_

인간이라면 계속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죄질이 무겁다고 사형이 답이 아닌 것이라니. 형벌의 목적은 다른 사람이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행하는 것이다. 피의자가 처벌을 받고 나오는 순간에 복수로 피해자에게 더 큰 2차피해를 주는 기사를 자주 보았다. 피해자의 인권이 더욱 강화되어 범죄율이 낮아지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인권은 피해자의 삶을 보장해주고 지켜줘야 하는데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 성범죄나 살인죄에 대한 형법이 더욱 강화되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서도 법 토론 교육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건강한 교육이 건강한 사회 더욱이 나아가 건강한 나라로 만들기에.

#짧은듯하지만알찬법교육 #어렵기도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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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기 전에
권용석.노지향 지음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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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기전에 #권용석노지향지음 #선한사람권용석의유고집 #파람북

얼마전에도 유고집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맑은 영혼의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의 진심과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글로 묻어나는구나. 가시는 마지막까지 사단법인 행복공장을 설립하며 자신의 꿈을 마무리해 나갔다. 인상적이었던 건 그의 글에 배우자가 그를 기리며 함께 나누었던 생각들, 느낌을 읽으며 안타까운 마음도 들면서 부부가 서로의생각이 같고 이해하면 이런 마음이겠구나하고 읽어나갔다.

들어가는 글이 너무 먹먹해서 내 가슴을 후벼팠다. 남겨질 이에게 떠나가는 이가 보내는 걱정과 후회가 담긴 기도라고 해야겠다. 말이 너무나 간절해서 편지보다는 기도같았다. 많은 생각을 담아낸 시라고 느껴지지 않고 순간 남겨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까먹지 않고 해야겠다는 느낌의 시가 많았다.

그는 검사시절 꿈꾸었던 '성찰과 나눔으로 여는 행복한 세상'을 모토로 하는 행복공장 설립에 매진했다. 그리고 후원을 요청하는 어려운 부분도 알게되었고 후원으로 운영되는 곳의 어려움도 알게 되었다.

P.44 사실은 각자 입장에 따라 나의 부탁에 대해 거절한 것 뿐인데,

내가 뭐든 염두해두는 부분. 내가 잘했든 잘못했든 상대의 상황을 한번 더 돌아보는거다. 사람은 다 내 맘같지 않다는 것. 그리고 내가 그 사람의 삶을 책임져주지 못하면서(물질적, 정신적으로) 참견에 참견을 절대 안하자가 철칙이다. 얘기하기전에는 어떤 상황이든 궁금해도 꾸욱 참는다.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은 안물안궁이다. 그래서 차갑다라는 느낌이있다리는 소리도 듣는데 내가 도움되지 못하면 걍 가만히있는게 제일 도와주는 거다. 뭐 어쩌려고 하지 않는다. 암튼 각자의 입장이 있기에 중간에 서있을때는 더더욱.

행복공장은 비행을 저지른 청소년들이 수용되어있는 특수학교이다. 한학기동안 그 특수 중고등학교의 학생들에 이야기로 연극을 만들어 연극을 하고 무대로 나가 공연을 한다. 공연을 준비하며 무대에 올라가서 공연을 하면 한껏 성장을 하게된다. 그 성장이 이 학생들에게 값진 경험으로 남게 될 것이다. 내 자신을 중히 여기고 업신여기지 말라. 자기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남도 사랑하지 못한다. 남탓을 하고 반성없는 삶, 남에게 보여지는 삶을 살게된다.

P.72 자신에게 함부로 하면서 남이 나를 존중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지 못하여 자신에게 함부로 하는 것으로 모든 죄가 시작된다.

자신을 사랑하고 거짓이 없고 진실된 사람이 좋다. 자신을 존중하면 남에게도 자연스레 존중의 제스쳐가 나온다. 우리 가정, 아이들 그리고 주변에 존중이 몸에 밴 어른이 되고프다. 오늘 하루도 불평, 불만이 있는 하루로 사는 내가 아니라 고마움과 감사를 떠올리며 사는 내가 되길 바란다. 큰 기쁨을 바라지 않고 작은 기쁨도 감사해하며 소소한 것으로 행복을 느끼는 내가 되고자 한다.

기억에 남는 일화는 간병인이 정성을 다해 아픈 쓰니의 몸 구석구석을 물수건으로 닦으며 자기가 있는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사명이라고 해야할까. 보람있는 일을 하는 현재가 고맙고 감사하다고. 아픈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간병인의 씩씩함과 생명력에 저자가 좋은 에너지를 받으며 회복을 꿈꾸는 모습이다. 지치고 지친 사람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그녀가 아름답다. 자기일에 책임을 갖고 하는 사람이 드문 요즘 든든하고 의지되는 그녀가 좋았다.

남겨진 이의 글을 끝으로 상실을 어떻게 담담히 받아들이고 살아내는가를 보았고 행복공장은 계속 운영되고 있다. 홈페이지속 그의 미소가 그의 성품이 얼마나 온화하고 성찰하는 삶을 살았는가를 보여주었다.

#유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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