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야일기 - 북극 마을에서 보낸 65일간의 밤
김민향 지음 / 캣패밀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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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야일기_김민향 #캣패밀리 #북극마을에서보낸65일간의밤

김민향작가는 번역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림과 동판화, 사진과 작은 동영상으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한다. 김민향 작가의 [극야일기]를 처음 마주했을때에 나는 사진속의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눈 앞에 펼쳐진 곳은 분명 사진인데, 어쩐지 사진이라기보다는 그림 같았다. 경계가 모호하고 현실과 끔이 뒤섞여 있는 듯한 장면들. 내가 마치 낯설고 낯선 곳을 헤매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표지의 사진처럼 땅과 하늘의 경계가 모호한 선명하지도 흐릿하지도 않은 그 어딘가의 감각. 작가의 렌즈는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결을 기록한 것이었다.

작가는 짧은 시간 간격으로 부모님을 떠나보냈다. 그 상실감은 얼마나 깊고 넓었을까. 감히 나는 절대 헤어릴 수 없다. 그래도 가늠해본다면 그건 세상 어디에도 '내 편'이 남아있지 않다는 절망이 아니었을까. 누군가 나를 위해 존재해주는 온기가 없을때에 사람은 얼마나 깊은 어둠속으로 심연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는 것일까. 아마 바닥과 혼연일체가 되어서 일어나지도 못할 것이다. 그저 침묵속에 앉아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다. 꿈과 현실이 사라진 세계 그것이 내가 이 책을 마주한 인상이었다.

어떤 슬픔은 말을 할때보다 조용한 풍경 하나로 잘 전달된다. 작가의 시선은 애도의 방식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어떤 절망은 밝은 위로의 어떤 것보다 깊은 어둠속의 고요한 침묵이 더 어울린다. 어둠속에서의 나를 마주하는 방식으로 어쩌면 그 태도가 오히려 나를 일으켜세우는 침잠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p.91
흐리고 검은 밤. 눈 쌓인 벌판 동쪽에 붉은 구름이 한 줄기 드리워져있다. 지평선 아래있는 태양의 강력함.
한낮의 폭력성은 한낮의 힘이기도 하다. 망각하고 반복되는 일상. 열매를 익게 하고 자라게 하는 일상.

빛과 어둠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었나 싶다. 『극야일기』를 통해 삶의 어둠과 빛, 그리고 그 안에 녹아 있는 시간의 흐름을 느꼈다. 문장 하나하나가 단단한 힘을 가지고 있어, 마지막 문장은 유난히 오래 마음에 남았다.
망각하고 반복되는 매일이지만, 그 반복이 결국 열매를 익게 하고 삶을 자라나게 한다는 사실.
이 책은 감상적인 슬픔에 머물지 않는다. 상실 이후에도 일상을 살아내는 작가의 자세는, 애써 회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지금 그 자리에 있어도 된다’고. 조용한 풍경 하나로, 작가는 애도의 마음을 묵직하게 전한다.

P.186 초록색 혜성은 누가 발견하지 않아도 50,000년 동안 여행했고 다시 50,000년을 여행해간다. 오로라는 벌판에 아무도 없어도 깡총거리며 논다.

그저 그 자리에 있는 초록색 혜성. 그리고 나를 반겨주는 오로라 그 존재만으로도 기쁨이다. 찌부의 사진을 보며 작가의 사랑스러운 마음을 써주는 귀한 존재의 의미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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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6
클레르 갈루아 지음, 오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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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자_클레르갈루아소설 #열림원 #프랑스여성작가시리즈

클레르 갈루아(Claire Gallois)는 1937년 10월 8일 파리에서 태어나 8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프랑스의 저명한 소설가이자 수필가이다. 약 20권여의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프랑스 문학계에서 독특한 목소리를 냈다. 페미니즘에 긴하는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고 일부러 읽으려하지는 않았다. 제목만 보고 단순하게 "육체적인 노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보고선 책을 선택했지만 은유적인 표현인 것을 알게 되었다.

p.27 사람이 죽는 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아. 유일한 문제가 있다면 이따금씩 사람들이 서로를 지겨워 한다는 거지.

주인공 크리스틴이 동성애자 빅토르의 장례식날 하루에 겪는 감정과 회상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런 빅토르를 10년간이나 사랑했고 원했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였으며 그 사이에 27명의 애인을 만났지만 그녀가 진심으로 마음을 준 건 결국 빅토르 뿐이었다. 무려 짝사랑하는 남자가 동성애자여서 그저 바라만본다니 너무 슬펐다. 나를 바라봐주지도 않는 사람에게 끊임없이 마음속에 사랑을 품고있는 모습이라니.
빅토르가 죽고난 후에 함께할 수 있는 이 깊은 상실감과 슬픔이라니. 영원한 이별로 빅토르와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의 주검과 함께 하루를 꼬박지내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놀라웠던 장면은 빅토르의 주검에 크리스틴은 격렬한 포옹을 했다는 것. 항상 소설을 읽으며 그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나였다면 어떻게 했었을까 하며 그 장면속으로 들어갔다.

p.240 문은 항상 열려 있거나 항상 닫혀 있는게 아니다. 대부분은 두가지 경우가 공존하지. 그게 진실이다.

p.246 빅토르는 여전히 견디고 싶은 무게, 살갗을 벗겨 내야만 지울 수 있는 아름다운 문신처럼 그녀안에 남아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삶의 방향과 중심도 함께 잃은 날이기도 하다. 하물며 자주 보아왔던 주변의 사람에게 죽음이 찾아왔을때의 상실감도 이루 말할 수 없는데 빅토르는 크리스틴에게 큰 존재였기도 했다. 말이 씨가 되었던 빅토르의 말은 빅토르가 죽은 후에 바로 실행되었다. 그를 떠나보내며 고요하고 처절한 마음이었겠다. 그를 가슴에 품으며 새로운 고독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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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수호지
시내암 지음, 이상인 엮음, 최정주 그림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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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위한수호지_시내암원저 #이상인편역 #최정주그림 #평단 #고전소설 #양산박영웅호걸108명의파란만장한이야기 #천태만상인간군상에게배우는인생전략



부끄럽지만 아직 삼국지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은지는 그래도 6년이 지나가지만 방대한 책의 세계에서 중국고전소설은 아직 젬병이다. 이 어마어마하고 방대한 수호지가 청소년을 위한 수호지로 압축하여 500쪽정도의 분량으로 나왔다기에 읽어보고 싶었다. 《수호지》(水滸傳)는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로 꼽히는 고전 소설이다. 송나라때를 배경으로 하며,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부패한 관료제에 반발한 108명의 영웅들이 양산박(梁山泊)에 모여 의형제를 맺고 의적으로 활동하는 이야기이다.



p.47 "숲을 만나면 일어나고, 산을 만나면 부유해지며, 물을 만나면 흥하고, 강을 만나면 머무르리라."



지진장로가 네 구절로 부처님의 공덕을 빌어주는 네 구절이다. 숲은 생명의 근원을, 산은 풍요로운 자원울, 물은 번영하는 삶을, 강은 삶의 여정을 의미한다. 자연의 순리에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강조하고 동양의 전통적인 자연관과 철학에 등장한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요시 한다. 숲이 있는 산과 물이 있는 강이 가고 싶어지는 글귀이다.

흥미로웠던 것은 사자성어가 나와서도 좋았지만 중간중간 중국의 고대무기를 그림으로 설명해준다. 영웅들의 모습은 머릿속으로 그려지는데 무기는 잘 그려지지 않았는데 이렇게 중국의 고대무기가 그려져있으니 더욱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니 재미있었다.



<청소년을 위한 수호지>는 짧고 명확한 챕터 구성으로 가독성이 좋다. 집중력이 짧은 우리 아이에게도 읽히고 있다. 한자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한자와 고사성어를 익히고 접하는 기회를 더욱 마련해 줄 생각이다. 청소년에게 도덕적인 성장과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여러 인간군상을 접하여 청소년에게 스스로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세워준다.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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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 씽킹 Core Thinking - 일의 본질을 꿰뚫는 생각의 기술
김범섭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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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씽킹_김범섭 #북플레저 #일의본질을꿰뚫는생각의기술


앞서가는 사람들은 뭔가 다르다. 이 작가는 무려 18년 차 연쇄 창업가. ‘연쇄 창업가’라는 말부터가 새롭다. 동료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추진력이 대단하다. 지금까지 만들어낸 서비스가 20개가 넘는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중엔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서비스들도 있다. 삼쩜삼, 자비스, 리멤버—나도 그중 두 개는 접해봤다. 익숙한 서비스들이 이 사람 손에서 나왔다니, 더 궁금해진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시대를 앞서가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걸까? 그의 생각의 흐름과 일하는 방식이 궁금했다.

사업을 감이나 자신감만으로 밀어붙이다가 무너진 사람들을 많이 봤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면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 근거 없는 호기심과 자기 확신만으로 시작된 일들은 대부분 오래가지 못했다. 실패를 해도 직접 부딪혀본 사람과, 그저 머릿속에서만 ‘한번 해볼까’ 생각해본 사람은 다르다. 둘 다 실패했을 수 있지만, 차이는 크다. 실행이란, 그 자체로 이미 큰 격차를 만든다. 하지만 실행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추진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지속'이다.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시장에 자리를 잡고, 꾸준히 존재감을 유지하는 힘. 결국 그게 진짜 실력이다. 유지는 곧 성장이다. 같은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지기 위한 개발을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지속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야 한다는 절실함. 그 마음이 없으면, 결국 그 자리에 머물다 잊힌다. 사업은 감성으로 출발할 수 있지만, 냉정한 현실 앞에선 논리와 전략이 필요하다. 살아남으려면 매 순간 판단해야 하고, 틀렸다면 빠르게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러면서도 처음 그 마음—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그건 잃지 말아야 한다.

-세상은 복잡하기 때문에 그 무엇도 확정 지을 수 없다. 무엇이든 알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사람을 아는 것이 가장 어렵다. 알고 싶은 본능,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감. 그렇기에 확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일이 잘될지 안될지를 묻는다. 일은 잘될 수 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말장난이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일이 잘될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이다. 이 작은 질문의 차이가 큰 행동의 차이를 불러온다. / 이해관계에 따른 미움-

명확한 가치가 필요하다. 왜 나는 이일을 하는가. 내 안의 동기를 자꾸 들여다보며 초심을 다져야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는 믿음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리더가 되야한다. 생각만해서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경쟁업체에 의식하지 않고 부정적인 것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한번 페이스를 잃으면 찾기가 여간 어렵다.

앞서가는 사람은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묻는 방식이다르고, 실행 타이밍이 다르고, 실패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고, 기준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관계는 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라고 봐야한다. 나도 어떤 것을 생각할때에 나의 생각으로 감정이 따라가기에 섣부를 때도 있다. 저자의 애튀튜드가 상당하다. 글에서의 자신의 중심과 가치가 확실히 서있음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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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성숙한 삶을 위한 성품사전
안정진 지음 / 지우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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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성숙한삶을위한성품사전_안정진 #지우 #24가지덕목으로완성하는그리스도인의삶

"왜 그리스도인인데 세상과 다르지 않고, 오히려 더 악할까?" 나의 질문은 매우 본질적인 질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신앙의 실천사이의 심각한 불일치>를 드러내는 그리스도인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왜 그리스도인들이 오히려 그리스도인의 가게에서 더 진상을 부릴까?" 아니면 "왜 그리스도인은 같은 그리스도인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할까"와도 상관있는 물음이기도 하다.
가장 흔한 이유는 "내부자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교회내에서 상대방에게 기대를 하며 "자기 중심적인 요구"를 하게 되지 않는지 한번 돌아봐야 한다. 가족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신앙이 예배 참석, 기도, 말씀이 그저 '형식'에 머물러 있고 삶의 태도나 성품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행동도 무척 중요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성품은 일상의 말과 행동, 거래와 관계 안에서 드러난다. 교회내에서도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자신의 신앙의 열심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성숙한 신앙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성경이 말하는 성품은 한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과정중에 있다.
나는 나의 행동과 태도에서 혹시 나도? 라는 마음을 갖고 "나는 정말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가고 있나?" 나를 통해 객관화를 시켜서 돌아보기도 한다.

성품과 관련된 덕목 24가지를 어떻게 실천해 나가야 하나. 내가 가지고 있는 덕목보다는 내가 가져야하는 갖고싶은 덕목을 찾는 게 더 빠르다고 느꼈다. 내가 절실히 필요한 덕목은? 경청, 정돈, 담대함, 순종, 설득력이다. 나의 신앙의 자세를 점검하게 되었다. 기도가 주문이 되지 않게. 나의 행동이 습관이 되지 않게 나를 성찰하고 나아가도록 해야겠다. 경청은 이웃의 말을 듣는 신앙의 자세로, 설득력은 온유와 인내로 상대의 마음을 여는 삶의 태도를 가져야겠다. 인내와 참음이 제일 어렵다. 설득력안에 있는 인내와 참음, 절제는 과정을 중요시 하지만 빠른 결과를 원하기에 두가지의 성품은 나에게 꼭 필요하다.

P. 145 유연성은 ‘부드럽고 연한 성질’을 뜻합니다... 이것은 단지 육체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과 살의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몸만이 아니라, 마음과 태도 역시 유연하기를 원하십니다. 유연성은 단순한 처세술이나 삶의 기술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본질적인 성품입니다. 왜냐하면 유연성은 내 생각과 계획을 하나님의 뜻에 기꺼이 맞추는 성품이기 때문입니다.

P. 266 설득력 있는 사람은 단순히 말로 사람을 이끄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온유와 인내로 상대의 마음을 여는 사람이며, 자신의 삶으로 진리를 증거하는 사람입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먼저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에 설득된 사람만이 설득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24가지 성품을 닮아가려면 내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려는 마음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유연함을 가져야한다. 나부터 성품으로 복음을 사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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