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마음이 아플까 - 그림 그리는 정신과 의사의 상담 일기
전지현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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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왜마음이아플까_전지현 #시원북스 #그림그리는정신과의사의상담일기

현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만나는 환자들의 이야기와 속마음을 담담하게 풀어낸 그림 에세이다.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의 차이는 무엇이고, 약물치료의 원리나 정신과 첫 방문시 진행되는 상담과 치료과정을 따뜻한 그림과 명확한 비유로 설명했다.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저자의 귀여운 만화를 보고 있으면 환자들과 누구보다 소통을 하는 의사임을 볼 수 있다. 현재는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근무중이다. 나도 등떠밀려서 정신의학과에서 상담을 몇번 받은 적이 있다. 몇번의 상담이어서 그러겠지만 무언가 상담을 받고 후련해졌다는 느낌은 못받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시대가 시대인지라 우울증, 공황장애나 불안장애, ADHD등의 정신질환에 관해서 사람인지라 정신건강, 심리에 관해서 알고싶은 1인이다. 간혹 우울감이 생길때가 있는데 빨리 털어내버리려고 한다. 그 감정에 사로잡혀 버리면 한꺼번에 가라앉아있는 감정들이 수면위로 올라오기도 한다. 나는 얕은 우울증이라고 생각했는데 우울감이었다. 우울증과 우울감은 차이가 있는데
우울증은 3일이상 우울증, 불안, 공허함이 지속된다. 즐거웠던 일이나 취미생활의 의욕 및 흥미를 상실한다.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의사결정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식욕 및 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한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다.
우울한 기분은 며칠이 지나니 우울, 불안, 공허함이 점차 사그라든다. 특정장소에서만 우울, 불안, 공허함을 느끼고 좋아하는 취미나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다시 활력이 생긴다. 먹고싶은 음식 또는 가고싶은 여행지가 있다. 주변의 환경을 바꾸거나 개인의 의지로 회복시킬 수 있는 일시적인 감정이다.
우울증은 개인의지로 어렵지만 우울감은 개인의지로도 가능하다는 것. 귀여운 그림으로 어떻게 다른지와 상담과 치료의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읽으며 나에게도 많은 위로가 되었다.

여적지 살아오면서 나와 다르거나 틀리다고 여겨지는 사람과는 아예 만나지 않았다. 너무 다르다 보니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고, 그래서 가까이 하질 않았다. 나도 분명 부족한 점이 있고, 사람마다 저마다의 색과 모양을 지니고 살아간다. 살아가는 방식이 제각각인데도, 나는 내 마음의 벽을 쉽게 허물지 못했다. 누군가가 나를 불편해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을 느끼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기기보다 ‘왜?’라는 물음표를 달았고, 스스로를 해명하고 증명하려 애썼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던 것이다. 전혀 이해되지 않는 말과 행동 앞에서 몸서리치듯 거부감이 들던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마음을 닫았고, 멀어졌다. 그러나 결국은, 시간이 걸렸지만 조금씩 깨달아갔다. 내가 받아들이지 못했던 건 타인이 아니라, 내 안의 좁은 틀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틀을 깼다. 깼더니 나의 사고의 틀도 넓어졌다. 나는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조금씩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했고, 내 안의 단점을 줄이고 장점은 살려보려 애썼다. 그렇게 마음의 자세가 달라지니 관계도 달라졌다. 이유 모를 감정에 휘둘릴 때, 그것이 내 것이 아님을 구분하고 감정의 경계를 세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타인의 감정을 지나치게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 몫은 돌려주는 것이 나를 지키는 길이다.

#정신과 #힐링에세이책 #우울증책 #자존감회복책 #마음치유에세이 #그림에세이
#만화가있어서재미있게읽었네요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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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으로 살아가기 - 오늘도 이름 없이 빛나는 당신에게 크리스천 여성작가 시리즈 5
김선영 지음 / 세움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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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으로살아가기_김선영 #세움북스 #크리스천여성작가시리즈

나는 빈틈없이 늘 살아왔다. 쉼이 있는 하루를 보내도 되는데 꼭 무엇에 쫓기듯이 나를 한구석 코너로 몰아내듯이 살았다. 여백을 허락하지 않는 일정을 살아왔던 것 같다. 마음의 여유보다는 마음을 지키느라 급급했었던 시간이었다. '여백'은 나와는 아예 거리가 먼 단어였다. 그러다가 김선영 작가의 [여백으로 살아가기]를 읽으면서 그 여백이야말로 내면을 단단히 채우는 공간일 수 있겠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저자는 "읽고 기록하는 삶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고백했다. 아마도 그녀가 살아가면서 그 말에 대한 간절함과 진실함을 느꼈기 때문이고 나도 읽고 기록하는 삶을 따라서 살고싶은 마음이 있으니 기도하듯이 고백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졌다. 단지 그저 취미나 습관이 아니라 세상과의 연결고리로써 존재를 증명하는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삶을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보는 태도와 사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방식은, 그녀에게 있어 여백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언제나 급급하게, 체할 듯이 살아온 나에게, 그녀의 삶은 마치 "이제 천천히 살아도 괜찮아"라는 따스한 위로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그간 80km로 달려온 속도에서, 이제는 30km로 느리게 가는 삶을 선택하게 된 것 같다.

책 속 ‘주부 권태기 탈출기’는 유난히 깊이 다가왔다. 매일을 나름 잘 살아내다가도, 문득 무기력이 덮쳐올 때면 모든 걸 내려놓고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어진다. ‘주부의 삶’이라고 하면, 어쩌면 속편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워킹맘은 워킹맘대로, 전업주부는 전업주부대로 각자의 무게와 고충이 분명히 존재한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일지 몰라도 그 안에서는 누구나 묵묵히 분투하고 있는 게 아닐까. 반복된 일상과 정체된 매일을 어떻게 꾸려나갈까도.. 저자는 이 반복안에서 음식을 만들어가며 자신을 정리하고 정갈한 한 끼를 통해서 내면의 균형을 회복한다. 음식의 고수들을 여럿봤다. 집에서만 만들어 먹는 음식이 아니라 마음을 내어주는 사람에게 대접하는 그 너른 마음도 좋았다. 언젠가 그녀의 음식을 맛볼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환대의 음식이라 칭하고 싶었다.
정갈한 한끼를 통해서 내면의 균형을 회복하고 그것이 일상의 영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식탁을 차리며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떠올리고, 그 분의 시간을 생각한다는 고백은 내게도 조용한 울림을 주었다.

음식과 정원을 꿈꾸는 그녀의 후반전 계획이 묘하게 오래 남는다. 여백은 포기나 느슨함이 아니라, 결국 채우기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일상 속 그녀의 태도와 감정의 밀도는, 조용히 읽는 나의 내면을 흔들었다. 인간으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고, 무언가를 채우기에만 급급했던 내 삶에 ‘비움’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이제는 나도 정갈히 차린 밥상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로 차곡차곡 쌓아가야겠다.

P.45 존경은 때깔 나는 성취보다는 허물투성이의 인생이라도 귀하게 여기며 살아 낸 인생에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 짓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 나에게 집중하지 않고 예수님께 집중하는 마음의 태도, 이것이 살아갈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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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꾸물거림에 대하여 : 부모를 위한 양육가이드북 1 리얼라이프 시리즈
최은정 외 지음 / 리얼러닝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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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초등학생의꾸물거림에대하여_정은진_서유지외2인 #리얼러닝 #부모를위한양육가이드북 #책이처음나왔을때에실무자책을읽은것이아니라이책을읽었어요

아이가 꾸물거리고 머뭇거리면 왜 이리 말을 안들을까, 빠릿빠릿하게 하지 않는 이유만 찾았던 것 같다.
아이가 밥을 먹다 말고 딴짓을 하거나, 아침마다 일어나는 걸 힘들어하고, 숙제를 하면서 질질 끄는 모습을 보며 부모는 답답함과 한숨이 나온다. <초등학생의 꾸물거림에 대하여>는 아이 고유의 기질과 성장 단계에서의 자연스러운 반응으로의 이해를 돕는 실용적인 부모 가이드북이다.
한 뱃속에서 나온 아이들이지만 어쩜 이리도 다를수가 있는지 아이의 기질을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정확한 기질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아이를 키우면 이제 좀 나아지려나 했지만 정말 엄청난 착각이었다. 다른집 아이들은 순한 것 같은데 나의 양육은 마라맛이었다. 부모에 관한책을 꽤 많이 읽었다.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양육해야 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했다. 아주 좋았던 것은 주의력, 지속성, 활동성, 분출성, 민감성 등 다섯가지 기질에 따라 꾸물거림의 패턴이 달라진다. 기질에 따른 지도방법으로 아이에게 적용해보았다. 다행히도 내가 현재 아이들에 따라서 하는 패턴과 맞춰서 좋았다. 내가 하는 방식에서 조금더 추가하거나 보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어려운 건, 화내지 않고 다그치지 않는 일이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현실에선 잘 안 된다. 《초등학생의 꾸물거림에 대하여》를 읽으며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지만, 실제로는 한 아이 안에서도 다양한 기질적 행동이 섞여 나와 헷갈릴 때도 많았다. 그래서 하나의 기준으로 단정짓기보다, 상황마다 참고하며 유연하게 접근하는 태도가 더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결국 중요한 건 ‘유대감’이다. 마음이 연결돼야 아이도 움직이고, 부모도 덜 지친다. 유대감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건 몸을 함께 움직이는 놀이였다. 어린이집 시절부터 아이들이 좋아했던 놀이 중 하나는 이불 썰매. 큰 이불 위에 아이를 태우고 방바닥을 밀며 썰매처럼 놀아주는 건데,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아이는 늘 깔깔 웃는다. 요즘 자주 하는 놀이는 ‘김밥 놀이’. 이불 속에 들어가 둘둘 말리고, 그 속을 아지트 삼아 뒹구는 걸 제일 좋아한다. 그 안에서 아이는 부모와의 스킨십, 웃음, 놀이가 한 번에 채워진다. 결국 아이를 변화시키는 건 지시나 훈육보다, 함께하는 시간과 신뢰다. 어렵지만, 그 방향이 맞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종종 나를 부수는 일과 같다. 이 책이 ‘부모의 상처’와 ‘자기돌봄’에 대해 다뤄줘서 정말 반가웠다. 양육 과정에서 오는 무력감, 무능력감은 때때로 파도처럼 몰려오고, 그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졌다. 아이만 바라보다가 어느 순간 나 자신을 잃은 느낌. 가장 힘들었던 건 남편과의 양육 방식 차이였다. 나는 A를 이야기하는데, 남편은 늘 B를 말하고 있었다. 방향은 같지만 관점이 달랐고, 그 차이는 곧 갈등이 되었다.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려 애쓰면서 정작 부부 사이가 멀어지는 건 아닌가, 그런 불안이 자주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마음 깊이 품고만 있던 불안을 솔직하게 꺼내놓고 이야기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말로 꺼내니 덜 무서워졌고,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방식’에만 집중하지 않고,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 보려는 노력이 갈등을 줄이고 안정을 만들었다. 양육은 혼자서는 버겁고, 둘이서도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맞춰가는 과정에서, 비로소 길이 열리는 것 같다. 아이를 기르는 일은 결국, 나를 다시 자라는 일이라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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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모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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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행복_버지니아울프 #열림원 #버지니아울프와함께정원을걷다

누구보다 버지니아 울프는 영국 최초의 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 1929) 때문이다. 이 책에서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수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말에 완전히 공감한다. 울프는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기법을 통해 여성의 내면세계와 감정을 세심하게 탐구했다. 울프의 의식의 흐름기법과 작가 인터뷰집이나 편지, 일기의 유사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내면안에서 나오는 생각이나 감각, 기억, 감정이 필터를 거치지 않고 이어지는 기록이라서 더욱 값지다고 생각했다. 생각과 느낌을 바로 엮었기에 일상적인 관찰 그리고 순간적인 사유가 자유롭게 흘러가는 느낌이라 더욱 좋았다.

나는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자기만의 방》이나 《댈러웨이 부인》처럼 유명한 책들도 처음엔 쉽게 읽히지 않았다. 한동안은 내 독서력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이유를 깨달았다. 울프의 글은 문장이 단단히 짜여 있다기보다는 생각과 감정이 흘러가듯 이어진다. 그래서 줄거리가 뚜렷하게 전개되지 않고, 구성도 느슨한 편이다. 나는 글을 읽을 때 일정한 리듬과 논리가 잘 정리되어 있는 걸 좋아하는데, 울프의 방식은 그런 내 취향과 잘 맞지 않았다. 읽는 내내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고 조금 피로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울프의 대표작들이 내게 어렵고 불편하게 다가왔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조금씩 읽힌다. 그 이유는 정원을 사랑하게 되었고 자연과 함께 숨쉼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소 어떤 형식에 규정짓거나 단정짓는 사고에 거부를 느꼈는데 아마도 어떤 입장이나 관점을 ]구분'하거나 '차별화'되는 방식에 나도모르게 거리감을 두는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어떤 페미니즘 소설이나 무엇을 규정하는 글은 의식적으로 멀리 거리를 두었던 것 같다. 이제는 거리를 두기보다는 어떤 글이든 직접읽고 생각해보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프레임 자체에 먼저 반응을 하기 보다는 그 안에 담긴 개별적인 목소리나 사고의 결을 먼저 들여다 봐야겠다.

p.170 초록빛과 위풍당당한 나무들이 그녀를 둘러쌌는데, 흡사 그녀가 오기 때문에 나무들이 앞으로 나선 것 같다.

며칠전에 보았던 릴스가 생각이 났다. 여에스더 박사는 산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는데 산책은 단순히 운동을 넘어서 건강한 삶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건강문제를 겪은 사람들은 자연과 함께 산책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것인지를 새삼 더 느낄것이다. 산책은 내면을 단단히 하고 건강을 지키는데 꼭 필요한 활동이라는 것을. 산책은 단순한 신체 활동도 맞지만 더욱이 심리적인 안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

울프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사유의 문장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산책을 자주하는 편인데 울프는 감각과 리듬에 맞춰 물흐르듯 쓰는 글이 내 마음에 훅 들어오게 되었다.
정원을 거닐고 산책하는 것은 그저 사유를 하려함만은 아니고 건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내면을 단단히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정신적으로 의지를 했던 것은 울프는 정원의 식물들이었다. 그래서 더욱이 푸르른 정원이 있는 곳을 일부러라도 찾아다닌다. 꽃도 좋지만 유독 나무를 좋아한다. 없었던 감성이 되살아난다. 유연한 의식의 흐름과 영감을 갖고 있는 버지니아 울프의 묘사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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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함의 용기 - 나는 수용자 자녀입니다
성민 외 지음 / 비비투(VIVI2)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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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함의용기_성민외9인지음 #VIVI2

지긋이 책을 바라보며 제목을 응시했다. 마주하기 어려운 기억을 꺼내어보는 용기.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의 이야기일까. 어찌보면 고통스럽고 숨기고 싶은 삶의 한켠에 크게 자리잡고있는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으리라. 기억을 외면치 않고 직면하여 나를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난하고 고단한 시간속에서 수감된 부모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을까. 매일을 버텨야하는 전쟁같은 삶이었을 것이다. 어린나이에 가정의 중심이 되어 자신을 비롯해서 가족을 지켜야하는 아이들. 장성하여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단순히 고통을 기록한 책이 아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단단히 세워지는 삶을 용기있게 헤쳐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이다. 글은 그들에게 치유의 장이자 소통의 공간이었다.

자기자신을 찾아가는 발걸음에 세상의 시선을 맞서서 나를 사랑하는 법을 알아간다. 오히려 갇혀있던 울타리를 벗어버리고 삶의 주인공은 자신이라는 것을 선언한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고 누구보다도 소중한 존재임을. 어느 누구하나 강인함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P.54 남들이 세워 놓은 기준에 내 인생을 비교하지 않고 내 인생의 치열함, 책임감을 만들고 쌓아 나갔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꼬리표를 달고 있든,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든 내가 믿고 나아가는 길을 치열하고 책임감 있게 사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꼭 전달하고 싶다.

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건 버티는 힘이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삶을, 고통과 상처를 품은 채 스스로 걸어가는 사람들. 삶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어떤 이는 시작부터 깊은 어둠 속에서 헤매고, 어떤 이는 애써 말하지 못할 무게를 짊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주저앉지 않았다. 버티는 것, 그것은 견딤을 넘는 존재의 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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